정신적 자양분을 가장 맑고 충분히 섭취할 때가 고딩때가 아닌가 싶다.. 영화건 음악이건 책이건 그 시절에 만난 것들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 보물들이었다. 한창 인디영화에 빠져 있던 무렵 3 명의 감독에게 흠뻑 빠져 있었다. Whit Stillman, Noah Baumbach 그리고 Hal Hartley 지금 와서 떠오르는 단어들은 데카당, 룸펜, 분절, 소외, 지성, 유머, 미완성, 성장 등등...
특히 할 하틀리의 영화는 항상 롱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며 캐릭터 하나 하나가 (단역들 다 포함) 무표정에 내 뱉는 철학적이면서도 정말 뒤집어 질 정도로 웃긴...대사들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그 영화 자체가 그려내는 생활 속의 단면 또한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 눈을 때지 못하게 만든다--느릿느릿 진행되는 영화 특징 상 이러한 묘한 힘은 정말 신비로울 정도다. 거기가다 그 당시 즐겨 듣던 SOnic Youth, Yo La Tengo, PJ Harvey 등의 주옥같은 사운드 트랙...그리고 거기에 맞추어 꼭 한번 씩은 등장하는 잊을 수 없는 뮤지컬 씬....
또한 그의 영화는 비슷한 캐스팅에 의해 항상 낯익다... 마틴 도노반, 애드리안 쉘리, 파커 포지, 로버트 버크 등 --특히 파커 포지는 그 당시 성장기 영화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배경)의 퀸이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솔직히 주류 대상으로 개봉했었던 아마츄어 (1994)는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사운드트랙은 굉장하다 대신) 하지만 그 전 후의 몇 몇 영화들... Trust, Unbelievable Truth, Simple Men (깐느 팜므 드오 수상작이다) 은 비디오를 사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돌려았던 기억이 난다.... 97년 작 Henry Fool에서 또한 할 하틀리 특유의 막판 '감동의 물결' (아르페지오와 함께 힘차게 동시에 은은하게 펼쳐지는..) 또한 잊을 수 없다...
언제부턴가 열혈 영화광의 모습을 잃어버리며 할 하틀리와도 멀어졌다. 문득 어느날 그를 다시 열어본 순간...
또 다시 옛날의 향수에 젖어든다...
파커 포지 주연의 최근 영화라 한다.. 보구싶다.. 제프 골드블럼도 반갑고/.. 헨리 풀의 연장선에 서있는 영화같다...
Sound and Fury (De bruit et de fureur) by Jean-Claude Brisseau, 1987
이것 또한 기억이 가물가물한 영화.. 중고딩 시절 홍콩 아트 센터에서 본 여러 작품 중에 지금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중 하나... 이상하게 그때 봤던 영화들은 구하기도 힘들고 제목도...배우도..스토리도 기억이 잘 안난다... 아무렴...
암튼 이 영화의 감독 쟝 끌로드 브리소는 깐느에서 이 영화가 상영되면서 비로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Mathieu Kassovitz 마티유 카소비츠의 <The Hate, 증오> 이전에 벌써 프랑스 서버브의 청소년 갱들의 문제를 담았다. (필름 코멘트에 따르면 이 영화가 이런 문제를 다룬 가장 최초의 프랑스 영화라고 한다-또한 시대적인 맥락 또한 이들 서버브의 갱문화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막 시작할 즈음이기도 했다.)
뭐 이야기는 대략 프랑스 서버브(suburb)의 한 소외된 가정의 순진한 아이가 학교에서 골칫덩어리인 비행 청소년과 어울리며 일어나는 일이다. 아이가 혼자 있을 때는 심리적 측면을 초현실적으로 표현하고 고칫덩어리와 있을 땐 지극히 Realism에 충실하다.
예민한 현실적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만큼 카메라는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서리얼한 장면들을 이끌어내는 신기한 영화로 기억된다. 그만큼 충격적이기도 하다.
역사 상 최고의 영화 감독을 뽑으라면 난 주저 없이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를 뽑을 것이다. 신카이 마코토, 배용균, 미켈란젤로 안토니오 감독 등과 함께 영상 안에서의 사운드의 활용의 교과서 같은 존재 비단 사운드 뿐만 아니라...이 감독이 만든 영화 하나하나가 다 걸작 아닌가!
내러티브, 스토리텔링이라는 드라마적인 관점에서 떨어져 나와 '영상'이라는 관점에서 영화를 만들어 내는 ... 영화가 끝날 때까지 혹은 끝난 후에도 무슨 이야기인지 몰라도 시종일관 눈을 때지 못한다... 그리고 그 후의 깊게 남는 여운....
The Birth of New Wave: 누벨바그의 시작은 고다르의 내 멋대로 해라가 아니라 이 영화였다 The Birth of New star: 쟌느 모로 The Birth of the Cool: 마일즈 데이비스의 즉흥 사운드 트랙 (허비 핸콕의 블로우업 사운드트랙과 견주게 되는)
The ELEVATOR TO THE GALLOWS 쟌느 모로가 멍하니 파리의 거리를 걸어 가는 씬은 정말 잊혀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