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속의 Happily Ever After는 돈으로 완성된다.

이 영화를 보고 얘기를 나누던 중 현대 일본 젊은 여성들이 저축을 하지 않는 현상이 오고갔다. 그녀들의 머릿 속에 저축 개념이 들어있지 않다기 보다는 오히려 '투자'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거이다. 돈이 제일인 세상에서 그녀들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젊음 동안 유지되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빛을 내서라도 헤르메스, 샤넬 등의 고가 브랜드로 치장을 하고 성형, 미용등을 통해 자신을 가꾸어 남자를 '채'는 것. 분명 이것은 된장짓이라던지 머리가 비었다던지라는 식으로 막무가내로 욕만할 현상이 아니다. 이것은 그녀들이 양육강식 그리고 돈 제일 주의의 사회에서 살아남는 일종의 방식이며 싸움이다. 소비주의 사회 안에서 뚜렷이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봐야 한다. 분명 이것은 일본 뿐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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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관점에서 볼 때 한 마디로 요즘 세상에서 Happily Ever After로 살고 싶다면 돈밖에 없다는 아주 씁슬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다.

근 몇 년동안 재패니메이션을 제외하고 세계 만화시장 지존의 위치에서 군림한 월트 디즈니를 향한 공략이 거세게 몰아 붙었었다.
대표적인 예가 [슈렉]시리즈로 월트 디즈니의 간판인 '영원한 행복의 나라' 타이틀을 전면으로 부정하며 아름답고 멋지기만 동화 속 캐릭터들을 괴물로 바꾸어 놓고 조롱과 풍자의 요소를 통해 멋지게 관점을 흔들어 놓았다.

드디어 디즈니도 참기만 할 수는 없다였나...
그들 또한 전면으로 Happily Ever After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들고 맞대응에 나섰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나오는 괴물은 분명 슈렉을 상징하고 있고... 그림체 또한 정말 '대충' 그려놓았다.

디즈니는 풍자 등을 통한 현실 세계의 적나라한 반영이라는  요즘 나오는 만화영화들의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간다. 아니 혹은 그것을 더 뛰어 넘어 진정한 '세뇌'의 달인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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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소비주의 사회를 향한 찬양 (풍자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절대 조롱은 아니다)은 이미 확고한 엔터테인트먼트적 요소로 무장하고 관객에게 다시 한번 디즈니식 꿈과 사랑의 메시지를 선사한다.

그렇다고 해서 지난 달 디즈니의 영화를 전면 부정한 것도 아니다.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백설공주, 신데렐라 등 주옥 같은 주인공들의 메타포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다. 또한 이 영화의 백미인 센트럴 파크 뮤지컬 씬은 직접적으로 [사운드 오브 뮤직]을 연상케 하며 미국인 (혹은 미국화된 전 세계인)의 감성을 건드린다.
그리고 헐리우드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가족주의...
홀로 사는 아버지와 딸의 이빨 빠진 가족 구성을 지젤 공주가 멋지게 아주 환상적으로 끼워 맞추며 동화와 현실의 괴리감을 없에고 새로운 소비주의 사회 안에서의 내러티브를 마감한다.

또 얘기가 길어진다. 기억에 남는 몇 장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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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역으로 나오는 패트릭 댐시는 역시 잘나가는 변호사다. 어머니의 부재 즉 불안정한 가족이라는 미국 가정의 고질적인 병을 앓고 있는 것 뺴면 뉴욕의 비싼 아파트에 살며 돈 잘벌고 젠틀하고 착하기 까지 한 완벽한 여피 아저씨의 모습이다. 거기다가 지젤이 가장 처음 뉴욕에서 만나는 젠틀맨이기도 하다. 첫 장면에서 누추하고 가난한 거렁뱅이 할아버지에게 머리띠를 빼앗기며 당신은 나쁜 사람이야 외쳐대는 장면과 비교된다. 만약 설정이 서민층이거나 돈 없는 가정의 아버지를 지젤이 만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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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시의 딸... 어머니가 없는 관계로 학교 생활도 부적응으로 힘든 설정이다. 지젤을 만나며 새로운 가족애에 대해 눈뜬다. 하지만 이 어린이야 말로 돈의 절대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무도회 의상에 걱정하는 지젤은 말한다..."날 도와줄 요정도 없어..." 여기서 딸은 명언 한마디 남긴다...
"요정보다 더 좋은게 있어요.." 하며 서랍 속의 비상용 신용카드를 꺼낸다. 그것도 골드 카드다.
영화는 여기서 더 나아간다.
미용실에서 미용을 받으며 지젤에게 한마디 던진다..
"이게 엄마랑 쇼핑하는 기분인가요?"
그렇다...
엄마와 딸이 쇼핑하는 즐거움에 대해서 잘못되었다기 까지 말할 수는 없지만....
넉넉한 돈이 있음으로서 모녀 관계에 대한 애정이 더 풍족해질 수 있다는 부분은 좀 씁슬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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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 동화 속의 순수한 공주...
그녀는 "열받어"라는 단어도 모를 만큼 행복의 상징이다.
댐시와 사랑에 빠져 왕자와 함께 안달루시아로 돌아가는 것을 주저한다.
이유는 사랑 뿐만이 아니다.
소비주의 사회에서 돈 맛을 조금씩 알아간 그녀는 이 욕망과 탐욕의 생활에 눈을 뜬 것이다.
돈 맛을 알아버린 이상 풍족한 생활도 보장 되었는데... 동화의 나라까지 돌아갈 필요 없다.
돈 만 있으면 이 곳은 천국이다.
그녀의 특기인 옷만들기...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그녀가 롤리타 풍의 옷가게를 열고 한 가족으로서 행복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동물들은 그녀를 도와 열심히 옷을 만들고 있다.
영화에서는 보여주지 않더라도 그녀의 옷가게 성공 덕분에 댐시는 바쁜 변호사 일 때려치고 '좋은' 가정적인 아버지의 생활을 할 것이며 그녀의 눈에는 하트 대신 달러가 켜질 것이다.
앞으로 생겨날 노동자들인 동물들의 '착취' 또한 눈에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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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왕자...
역시 전통적으로 디즈니 영화에서도 마지막에 공주를 구출한다는 것 뺴고는 왕자라는 캐릭터는 그다지 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소비사회에서 잘 나가는 현실의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난 이상 그의 캐릭터는  더더욱 힘을 잃고 필요 없어진다.
그는 돈이고 나발이고 그냥 동화나라로 돌아가고픈 철 들지 않은 순둥이일 뿐이다. 그는 행목하게만 자란 마마보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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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여기서도 현대 소비사회의 특징이 나타난다. 바로 여성들의 사회 참여도이다.
영화에서 나오는 여성들은 모두 커리어 우먼들이다.
킹콩을 패러디한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도 빌딩탑으로 끌려올라가는건 여자가 아닌 남자다. 그리고 여성인 지젤이 칼을 뽑아들고 그를 구출한다.
왕자의 어머니 또한 여성 캐릭터로서 영화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지녔다.
낸시 또한 댐시에게 버림 받지만 왕자를 차지하고 먼저 선 키스를 날린다.
마지막으로 지젤은 옷가게의 디자이너로서 어엿한 커리어 우먼으로서의 성공가도를 달린다.
역시 돈지랄판이다.

그다지 이런 소비주의 성향의 세뇌적인 측면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영화는 굉장히 즐길만한 요소를 많이 제공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어린이들을 볼 때 어른들보다도 돈에 더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볼 때 그들이 이 영화를 보고 어떻게 성장할지를 생각한다면...
어느 한 측면에서는 얘가 어릴 때부터 돈이 최고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자라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겠구나 안심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 때문에 잃어버릴 순수함은 누가 책임 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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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얘기는 이정도로 하고,
어쨋든 이 영화의 최고 백미는 단연 칩몽크다. (줄다람쥐)
CG도 깜쪽같고 영화에서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 영화의 최고의 명장면을 꼽으라면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힌듯 옷걸이에 십자가 형태로 매달려 칩몽크 특유의 소리를 내며 낑낑대는 장면이다...
보고 뒤집어 지는 줄 알았따....^^ㅋ





That's How You K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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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Luc Godard  [Masculine, Femi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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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뉴웨이브의 선구자인 고다르 감독의 알파빌 이후 만든 1966년 작.
하도 옛날에 봐서 스토리는 다 까먹었지만 그 감정과 느낌만은 아직도 강렬히 남아 있는 영화

"오늘 날 프랑스의 젊은이들과 섹스"라는 캐치 타이틀을 걸고 고다르는 이 영화를 소개함에 있어 전 세계 중산층 문화를 정의 내린 코카콜라와 사회주의 이념의 칼 마르크스의 아이들에 관한 영화라고 한다 . (1968년 학생 운동이 일어나기 몇 년전을 배경으로 60년대 중반 프랑스의 시대정신을 묘사하고 있다.)

미국의 팝 문화에 대한 임팩트를 다룸으로서 영화 속 장면 들 또한 신선하고 패셔너블하다. 그런만큼 로맨스와 섹스 그리고 팝에 빠진 젊은이들의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적 성격을 그린다.

이러저러한 역사적 배경을 따지지 않더라도 패션이나 디자인 등 감각적인 면만을 찾는 이에게도 권하고픈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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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포의 페르소나였던 장 삐에르 뤼드와 샹탈 고야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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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r,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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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 I - 비를 테마로 한 엠비언트 음악들...
비가 올 때 들을 만하다기 보다는...
빗 소리가 듣고 싶을 때 들으면 좋을 음악들...





[Ambient] Hundred Acre by Mounta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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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6초의 길이 만큼이나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트랙...
용량 제한 상으로 96kbps 밖에 안되지만.. 어쨋든...

 빗속에 대지가 젖어들어가는 듯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며 그야말로 장관을 연출한다.

맘먹고 편안히 앉아 쭈욱 들어주면 좋다..
개인적으로 회사에서 점심 시간에 이어폰 꼽고 다리 쫙 피고 즐겨 듣는 휴식용 음악 중 하나 ^^ㅋ







[Ambient] Rain by Andrey Dergatch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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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turn에 삽입 된 Rain이라는 트랙..
정말 빗소리다...ㅜㅜㅋ
자연의 소리를 담아 낸다는 것...
그리고 그 안의 편안함을 느낀다는 것...

빗속으로... 빗속으로...  빗속으로....







[Avant Pop] I'm in the Rain by Kahimi Kar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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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퍼스 기타의 오야마다의 애인이였던 (아직도 애인인가?) 시부야 케이의 원조 세력 중 하나였던 카히미 카리에의 Nunki 앨범...

2000년 즈음 시부야케이가 힘을 읽고 나서 코넬리어스와 카히미 카리에 등은 이런 식의 아방가르드가하고 미니멀적인 실험 음악의 방향으로 돌아섰다.

흐느끼는 목소리.. 아방팝의 필수 요소인가? ㅎㅎ





[New Age] Night Rain by Deu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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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요소 조합으로 인간의 영혼을 밝히기 위한 음악을 만든다는 독일의 뉴에이지 아티스트 두터의 작품 중 하나.

원래 그래픽 아티스트였으나 차 사고를 당하고 음악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음악은 어느덧 비가 서서히 개여가는 그런 느낌...
혹은 야간 도로를 달리며 촉촉히 창가에 떨어지는 빗물의 느낌...


 


[Avant Pop] Portable Rain by Gutevo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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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치 (Glitch)를 기반으로 한 아방가르드 팝 아티스트 중 일본에 꽤 많은 이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구트보크도 그 중 하나로, 본명은 히로노 니시야마다.

이제 비가 개이고 무지개가 반짝이는 듯한 아주 밝은 분위기의 글리치 음악..







[Ambient] Rainy Delay by Deep Listening 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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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역시 빗소리다...^^ㅋ

자주 멤버가 바뀐다는데 암튼 이들의 소리 녹음 여행이 꽤 유명하다고 한다.
동굴이나 성당 등 공간적인 요소까지 감안해 녹음을 한다고 하니... 이런 음악은 정말 좋은 스피커에 함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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