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편 포스팅 에러로 인해 1편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ㅜㅜ 애써서 쓴건데 댓글도 날아가고 ㅜㅜ 글도 날아가고 ㅜㅜ 이건 복구가 불가능하여 언제 기회가 되는 대로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테라스와 미니 발코니, 일출 관련)

 

비오는 날 스파, 빗소리 듣고 먼저 시작 해 보자

에세이더레지던스의 짱 박혀 있기 기준 후기 및 초근접 주변 먹거리 추천으로 올리는 시리즈 포스팅 2번째 

(참고로 내 모든 여행 포스팅이 그렇듯 여기도 스폰 당연히 아니고 정말 좋아서 쓰는 갠 적 후기 임)

1. 숙소에서 할 거리 - 테라스/미니 발코니/ 스파/바비큐/불멍/내부 소개 (Pt.1~3)
2. 초 근접 먹 거리 - 6km 이내 차로 3~10분 거리의 맛집 소개 (Pt.3~4)

3. 스파 (저녁 & 오후)

가운데가 스파 공간. 저 날은 비가 와서 파라솔을 쳤다 (근데 비 안 온 날도 파라솔을 쳤던 것 같다)

하루 전 신청으로 가이드되어 있다. 우리는 두 번 했다. 한 번은 첫날 여독 풀기 위해 어두운 저녁에 한 번, 그리고 일정 중간에 비 온다는 소식에 "이게 웬 떡이냐" 하며 해가 떠 있는 오후의 비 내리는 날 한 번. 사장님의 온수 튼다는 큐를 받으며 한 30분 정도 대기하라고 하는데 우리 같은 경우는 한 40분~1시간 정도 있어야 좀 따뜻하게 즐길 수 있었다. 아무래도 11월 말 밤의 날씨는 추워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첫날은 당연히 밤이라 바다는 안 보이고 감성 조명 빨로 여독 풀기 (조명도 조정이 가능하다, 안내판에 다 나와 있음). 이곳 스파의 매력 포인트는 강아지랑 같이 들어갈 수 있다는 거. (청소하시는 거 지인~짜 힘드실 것 같다) 암튼 근데 우리 노견들은 관심이 없었다. 다만 신기한 듯 막내는 드. 디. 어. 등장! 우리 모두 손뼉 쳤음!

그러나 주위에서 계속 간 봄. 애기 시절만 해도 물에 들어가는 거 참 좋아했는데 주기적으로 물에 들어갈 일이 없으니 좀 낯설긴 한가 보다

근엄, 근데 계속 따듯한 물을 등에 촥촥 해줘야 함

결국 들어오긴 했는데 낯선지 계속 동상 마냥 얼어 있다. 

참고로 객실엔 마셜 블투 스피커가 비치되어 있는데 바비큐, 스파, 불멍 할 때 쓰기 좋다. 음량도 역시 빵빵함. 단 큰 볼륨으로 즐기는 것은 이웃에 피해가 되기 때문에 10시 30분까지로 가이드하고 있다

중간 일정에 비 소식이 있어서 앗싸~ 하며 스파 한 번 더 신청 들어갔다. 역시 햇빛 아래 뜨스한 물에 자리 잡고 여유 있게 풍경 보기도 좋고, 빗소리 들으면서 빗물 튕기는 거 보면서 하는 맛이 좋다

고프로는 딴 데서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어서 핸드폰으로 쭈욱 한 번 돌려 주었다

비 오는 날 스파 하며 바라보는 풍경

다시 한번 등장하여 난간을 배회하며 간을 재기 시작하는 막내 강아지. 정작 관심 있는 곳은 흠칫 흠칫 보며 관심 없는 척 관심을 보이는 강아지 모습이 기엽다 (간식 줄 때는 관심의 눈이 완전 그것으로 포커스 되지만..)

이번엔 왼 쪽에서 오른쪽으로 돌려 봄

추적추적 비가 내리니 운치가 있어 좋다.

특히 빗방울 파라솔, 바닥, 스파 덮개 등등 주위 이곳저곳 떨어지는 사운드가 특히 매력적이다. 눈 내릴 때도 참 좋을 것 같다 이 때는 비주얼이 압도적일 듯한데, 또 강아지들 눈 밟는 소리 "사각사각 사가가 가가가 가각"까지 나면 와~ 좋을 듯

대충 짐작으로 의도한 건데 꽤나 시작한 시간이 잘 맞아서 대충 밝을 때부터 어두워질 때까지 잘 즐겼다

비오는 날이라 덮개 하나는 그냥 뒀다 빗방울 떨어지는게 은근 감성 돋았다

 

막내는 결국 오늘도 입수. 첫날 한번 경험을 해보니 이 날은 좀 익숙해 보였다. 어둠은 역시 훅! 하고 빨리 찾아온다

 

스파에서 바라본 비에 젖은 테라스 바닥. 운치 있다. 바닥에 부딪히는 빗물 소리가 좋다 (사장님 피셜, 지을 때 방수도 엄청 신경 쓰셨다고 한다)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

 

이번 여행에서 에세이더레지던스 공간은 막내가 제일 잘 즐긴 듯한 막내. 천사 강아지. 동물 병원에서도 인기 폭발 (얌전하니까...)

 

술 마신다면, 한 여름 낯에는 샴페인이 어울릴 것 같고, 비 오는 낯과 저녁은 뜨겁게 데운 사케가 어울릴 것 같다


 

파티오 식의 2층의 바비큐 공간, 하늘로 오픈되어 있어 비에는 취약하다

4. 바비큐 (1층, 2층)

 

가구들의 리조트 감성 좋다

연박의 여행을 하면 그래도 바베큐는 한 번 정도는 하는 편인데 이번엔 4박이고 보통 때 보다 어디 나돌아 다니질 않아서 바베큐 두 번 했다. 테이블도 널찍하고, 덮개 형 그릴에 야외 개수대까지 다 갖추고 있다. 미리 신청해 놓으면 이미 다 세팅이 되어 있어서 원하는 시간에 하면 된다. 안내판을 보면 요청하면 야외 빔프로젝터 설치도 가능하다고 되어 있다 

첫날은 피곤하니 바비큐 할 생각으로 통영 이마트 (대형 마트는 북통영 아니면 사천으로 가야 함)에 들렀다 왔는데 한 30킬로미터 정도 된다. 사천 보단 가깝다. 밥도 먹을 겸 들린 통영이었는데 하필이면 이 날이 그 SSG 렌더스 우승 행사로 이마트 인천 연수점은 문 닫았다던 그날이었다. 이 날 통영 이마트는 문 닫을 정돈 아니었지만 정말... 이곳도 초토화에 가까웠다. 카트들마다 산처럼 쌓여 있는 과자들. 대혼란에 멘탈 붕괴되기 전 대충 후다닥 집어 온 한우 등심과 등갈비

이그이고 먼 냄새고?

스파는 관심도 없던 노견들도 역시 고기 굽는 냄새가 나니 관심을 보인다

그렇게 개 때들은 주위를 피 냄새 맡은 죠스 마냥 쉬도 없이 다다다닥 배회한다. 이런 경우는 보통, 그냥 막 미친 듯이 주위를 돌고 돌 거나, 바로 앞에 딱 앉아서 민망할 정도로 아이 컨택트 하기 거 둘 중 하나다

반려견 키우는 집들은 다 이해할 텐데 한우건 뭐건 그냥 다 나눠 먹는다...

이렇게 첫날 밤의 바비큐

 

1층에서 즐기는 두 번째 바비큐

두 번째 1층에서 하는 바베큐

위에서 말했듯 2층 바베큐 공간은 비가 오면 비를 막을 수가 없어 사용하기 힘들어서 1층의 휴식 공간을 바비큐 겸용으로 쓸 수 있다. 하여, 비 왔던 이 날은 1층에서 바비큐를 했다

역시나 막내는 내려왔다. 약간 지디병 이후 시점의 이찬혁 비슷하게 나왔는데, 우리 막내는 ♀️

5살의 강아지는 아직도 궁금하고 탐구하고 싶고 같이 즐기고 싶은 것들이 많다! 인간으로 치면 40대에 진입하며 많은 걸 놓으면서도 또 놓지 않는 그런 모습일까나... 

푸슈슉~

이 날은 수산시장에서 사 온 조개구이. 그리고 감자와 고구마. 중앙의 코끼리 조개의 위엄. (넘 맛있음)  그리고 맛있다는 고성의 가리비. 전국 가리비 생산량의 70%를 이 경남 고성이 담당한다고 한다. 나중 포스팅에서도 얘기하겠지만 옆 동네도 미더덕 (오만둥이 x) 생산량이 전국구 급이던데.. 대체 이 고성의 유명 관광지로부터도 떨어져 있는 이 고즈넉 한 곳은 대체 어떤 곳인가... 조금 넓게 잡으면 가리비와 미더덕의 천국

1층 바베큐장에서 보는 야경

1층 바비큐 공간과 정원은 바로 이어져 있다. 위 사진은 정원에서 바로 해안가로 나갈 수 있는 철제 계단이다 

막내의 모습이 월드컵 우루과이 전을 앞둔 고민 속 벤투 감독의 모습을 닮았다

사우디가 아르헨티나를 잡고 있다는 말도 안 되는 뉴스를 접하고 태블릿을 켰다. 경악했다. 근데 이때까지만 해도 이 경기가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들 대 반격의 서막이었다는 것은 알지 못한 상태였다

막내 최애 간식. 벨버드. 평상 시에는 수재 간식만 주느라, 저거는 진짜 한 달에 손을 꼽을 듯 상처럼 주는 건데 한 번 주면 2~3일을 물고 다니며 아껴 먹는다

 

그렇게 흘러가는 낙원의 밤 같은 하루. 월드컵 빼고 현실의 모든 걸 잊고 싶은 편안~한 하루다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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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루프탑 라운지에서 보는 저녁 시티뷰

계속 이어지는 올 가을 마지막 산책의 마지막 편이다. 기분 좋은 날이라 좀 더 돌아다니고 싶어 안국빌딩 앞에서 황진단을 한 번 씹어 먹고 빤짝 기운으로 서울 구경을 더 해보기로 했다.

마침 오후 4시에 오픈하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1987이라는 루프탑 레스토랑 라운지가 있길래 거기로 향하기로 했다. 종로를 뒤로 하고 을지로 방향의 멋진 시티뷰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인사동/종로에서 청계천로/을지로 방향으로 걸어걸어 가본다. 저 동네의 시그니처나 다름없는 한화빌딩이 살짝 보인다

동출 빌딩이라는 곳인데 고개를 쭉 뒤로 젖혀 옥상을 바라보니 저~ 끝에 1987 간판이 보인다. 저기 10,11층을 쓰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니 역시 아무도 없다. 우리는 항상 일찍 왔다 사람들 몰릴 때 즘 사라지는 류... 암튼 말이 10,11층이지 천정고가 어느 정도 있으니 도시 뷰가 꽤 괜찮을 것 같아 보인다

암튼 10층은 저런 카페 분위기의 좌석과 Bar 분위기의 좌석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뒤돌아서 본 Bar 좌석인데 밤이 되면 예쁠 것 같다

11층 루프탑으로 가는 계단인데, 이 쪽 창가에 배치된 3개 정도의 테이블이 10층의 상석인 듯 싶다. 아까 말한 이 동네 랜드마크인 한화빌딩은 물론 미래에셋 빌딩과 그 앞 청계천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인 듯싶다

계단을 통해 올라오면 마주하는 뷰. 날씨 때문에 메인 공간은 비닐막을 쳐놔서 뻥 뚫린 뷰를 유일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인데 흡연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것이 살짝 아쉽다

벽에는 이런 꽃 장식이...

뭔가 인스타 느낌이 나는 장식의 라운지 로고 간판 장식이다 밤에 빛나면 예쁠 것 같다

스모킹 라운지에서 바로 바라본 시티뷰다. 밑에 다른 루프탑 라운지들이 보이는데 정말 루프탑이 최근 몇 년 간 정말 많이 늘어난 것 같다. 그리고 이 구역의 터줏대감처럼 서 있는 한화와 미래에셋 빌딩을 통해 한층 더 진화된 건축 디자인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커튼월의 매력은 물론이고 계속 대두되고 있는 환경과 에너지 효율의 중요성을 돋보이게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옛 한화빌딩의 모습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루프탑 라운지의 1987이라는 이름과 같이, 한화 빌딩도 1987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그때는 1988년 올림픽을 위해 한창 서울의 대대적 개발이 이루어지며 이런저런 현대적 랜드마크가 세워지던 시간이었고 한화 빌딩 또한 그중에서도 돋보이는 마천루 중 하나였다. 이후 2019년 지금과 같이 디자인, 환경, 에너지 효율... 특히 현재 태양광사업을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도록 유리 외벽의 태양광 건축물로 다시 태어났다.

언제부턴가 현대 기업 건축물의 문제로서 일반인, 대중에게는 닫힌 공간이라는 논의의 열기가 뜨거웠던 시절이 있었다. 저런 멋진 건물들은 돈이 많이 들어가니 당연히 기업 소유의 비즈니스/오피스 건물임이 일반적이다. 그러니 저기서 일하는 임직원이 아니고서야 낯에는 들어갈 수도 없고, 퇴근 시간 이후에는 텅 비어버리는 활동 없는 겉만 번지르르한 유령 건물로 전락해 버린다.

저녁이 되어가니 곳곳에 불이 켜지며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도시는 숨 쉬는 세포와 같은데 인간과 공생할 수 없다는 건 큰 문제였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중에게도 어느 정도의 공간을 할애하는 디자인이 많아졌는데 이 한화와 미래에셋 빌딩도 건물 앞 광장이라던가, 건물 내 아트리움 공간, 팝업스토어 등등 오피스 공간은 지상 1층에서 위로 올리고 그 밑의 몇 층을 대중을 위한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실제로 들어가 본 적은 없어 얼마나 활용이 되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딱딱하고 다가갈 수 없었던 옛날의 '기업' 이미지를 탈피해 도시인들과 소통하려는 제스처와 같이 느껴져 어찌하였건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2020년에 리모델링 된 삼일빌딩

흡연장소에서 좌측을 돌아보면 대각선으로 시그니쳐타워와 바로 옆에 삼일빌딩이 보인다. 한화, 미래에셋, 시그니쳐타워의 최신식 디자인에 밀려 눈에 잘 안 들어 올 수도 있는 삼일빌딩은 사실 이 터의 터줏대감 중 하나다. 1970년에 완공될 당시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서 그 위용을 자랑했고 (31층이라서 삼일빌딩이다), 이를 지은 김중업 건축가는 김수근과 함께 대한민국 근현대 건축사를 대표한다. 어떻게 보면 동시대 최고의 건축가들로서 라이벌 구도가 그려질 수도 있는데 둘의 운명은 그 이상으로 희비가 갈린다

삼일빌딩의 옛 모습

김수근은 당시 친정부 성향으로 걱정 없이 승승장구했었다. 옛 말로 치면 빽도 좋고 기회도 많았던 반면, 김중업 건축가는 반정부 성향으로 우리나라에서 쫓겨난 적이 있을 정도로 기구했다. 다만 르 코르뷔지에 밑에서 일했던 실력 있는 건축가였던 만큼 프랑스 공인 건축가로 활동하였고, 디자인의 명문인 미국의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 (리즈디)과 하버드대에서 교수를 하기도 했다. 이런 뒷 배경은 차치하더라도 한국에도 많은 건축물을 남겼는데, 성북동/한남동 고급 주택 들은 물론 홍대, 부산대, 서강대 본관, 그리고 주한 프랑스 대사관 등이 대표적인 예다

미스 반 데로에가 설계한 미국의 시그램 빌딩

삼일빌딩은 특히 전 세계 모더니즘 건축가 탑 3 중 하나였던 미스 반 데 로에의 시그램 빌딩을 많이 연상시키는데, 사실상 시그램의 커튼월 공법을 최초로 한국에 접목시키기도 하였고, 건축가 본인도 시그램 빌딩을 많이 참조하였다고 말 한 바 있다

다행히 삼일빌딩은 김수근의 공간 사옥과 마찬가지로 서울의 미래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철거될 가능성은 많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시그램 빌딩의 디자인 철학이 빛나는, 미스 반 데 로에의 제자로서 그 DNA를 직접적으로 가진 김종성 건축가가 설계한 남산 밀레니엄 호텔은 어쩌면 커튼월 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근현대 건축물로서의 상징성과 완벽함을 자랑하지만 내년에 철거된다니... 참...

각 건물마다의 스킨들이 보고 싶어 클로즈업 하여 찍어보았다. 어쩔 땐 징그럽기도 하고.. 또 말이 길어졌다. 암튼 서울의 4대 문 안의 공간은 정말 모르는 것도 많지만 기억할 만한 것, 배울만한 것도 너무 많은 공간이라 계속 삼천포로 빠진다. 

 

암튼 가을로 접어선 날씨 때문인지 루프탑은 비닐막으로 씌어져 있다. 시티뷰의 분위기를 즐기려면 막이 없는 여름이 좋을 것 같다

비닐막 사이로 들어온 공간. 사진엔 안 보이지만 안 쪽에 Bar 공간이 하나 더 자리 잡고 있다. 밤이 되면 그래도 분위기가 좋아진다

안 쪽 공간

마땅히 먹고 싶은 게 없어서 페퍼로니 피자를 시켰는데 이렇게 생겼다. 맛은... 음... 내 입맛과는 안 맞았다...

어느덧 해가 지니 도시의 여기저기에서 불이 켜지며 아름다운 시티뷰를 만들어 낸다

삼일빌딩 한화빌딩 미래에셋 빌딩 순으로 돌려 봄

시티팝 듣고 싶어지는 저녁의 아름다운 도시의 야경이다

역시 불이 켜지니 인테리어 공간도 훨씬 예뻐진다

10층으로 내려오는 계단

10층 실내의 아늑한 분위기와 함께 동시에 야외 뷰를 즐기려면 계단 앞의 테이블과 사진에 보이는 저 두 테이블이 안성맞춤인 듯

10층의 Bar 공간, 여기도 역시 저녁이 되니 훨씬 예뻐진다. 날씨 때문에 비닐막이 쓰인 루프탑의 매력은 약간 떨어지는데 오히려 아래층 공간이 훨씬 분위기가 좋아 보이기도 한다

1987을 나와 한 번 더 올려다보았다. 진짜 높다...

나는 인위적이고 인공적인 불 빛들이 만들어내는 이런 도시의 밤이 너무 좋다 (사실은 7시도 안 된 저녁 시간...)

돌아가는 길. 어느덧 퇴근 시간이 되니 엄청난 인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특히 엄청난 수의 손님들로 촘촘히 꽉 들어찬 저 포장마차 촌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종로 3가 포장마차 골목) 나도 사회 초년 생활 퇴근 하고 집에 들어가기 전 혼자 집 앞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과 닭똥집과 함께 그 이루말 할 수 없는 'ㅈ' 같음을 달래고 곱씹곤 했었는데... 암튼 이 날의 마지막 가을 산책은 이렇게 끝이 났다. 많이 돌아다닌 것 같은데 10000보는 조금 되지 않았다...-_-

이건 그냥 팁으로... 저 종로3가 포장마차골목은 사람도 많아서 화장실 쓰기가 힘든데 도로에 개방 화장실이 하나 있는데 여성 칸 하나 남성 칸 하나 이렇게 있어서 들어가기 힘들었다. 그래서 옛 허리우드 극작 터인 낙원상가 4층으로 가면 훨씬 깨끗한 개방화장실이 있다. 다만 사진처럼 텅~ 비어 있어서 왠지 혼자가기는 무서운 분위기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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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 모락모락 찬양집 반반 만두

병원에서 검진 결과가 잘 나와서 이 날은 좀 거리를 거닐기로 결정하고 종로 3가 골목의 찬양집 칼국수 집으로 향했다.

인사동 대일빌딩

주차는 인사동 대일빌딩에 했다. 여기가 주차장이 좀 낙후되고 좁은 대신에 주변 주차장들 대비 제일 저렴했다. 주변 왔다 갔다 하기 동선도 나쁘지 않다. 1시간 3000원에 일주차 2만 원. (일 주차는 따로 신청할 필요 없고 그냥 시간 초과되면 2만 원에서 멈춘다)

인사동의 가을 분위기는 푸름과 은행의 노랑이 인상적이었다

종로3가역 쪽으로 걸어가는데 낙원상가의 모습이 보인다. 레노베이션 된 모습이라 약간 낯설다

출처: Yes24 Blog  http://m.blog.yes24.com/yhjmania/post/7450821

이 쪽 사이드가 맞나 싶긴 한데 (아마 반대쪽이었던 것 같긴 한데...) 내 추억/기억 속의 낙원상가는 딱 3가지다. 낙원떡집, 악기상가 그리고 허리우드 극장. 킹콩 2를 여기서 봤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당시 건물은 굉장히 낡았었기 때문에 저 레노베이션된 모습이 낯설었었다. 내츄럴, 용형호제 둘 다 재밌는 영환데 저것들은 비디오로 봤었다.. 그리고 피카디리, 대한극장... 아.. 추억... (낙원떡집은 상가들을 다 돌아본 후에 마지막에 들러서 떡을 사 가는 일종의 피날레? 같은 느낌)

악기상가의 성지였던 곳. 여기 2층 악기점에서의 기억은 두 가지. 내 첫 첼로를 여기서 샀었고, 두 번째는 양은 냄비에 김치 넣어서 끓여 먹는 라면을 여기서 처음 먹어 봤었다. 완전 신세계에 눈 떴었던 기억이라 어릴 적이지만 아직도 기억이 난다. 악기점 사장님이랑 지인들이 한창 끓여 먹다가 상점 방문한 나한테도 먹어보라고 줬는데... 그 이후로 라면엔 김치를 넣어 끓여 먹는 것이 진리로구나...라는 것에 눈을 떳 던...  정말 순수하게 라면에 김치만 넣어져 있었던...

이곳이 밤엔 옛날 포장마차 거리로 싹 변하던데 진짜 사람이 들어갈 틈이 없을 정도로 포장마차 마차마다 꽉 차 있는 것에 나름 신선한 문화 충격을 받았다.

환상의 나이트 라이프를 기다리고 있는 포장마차들

역시 서울살이가 멀어지니 ㅎㅎㅎ 그리고 저 개방 화장실은 첫눈에는 깔끔하다 생각했는데 저녁 사람들의 인파가 몰리는 생각을 해보니 남자 한 칸 , 여자 한 칸으로 구성된 저 화장실은 인파를 당연히 소화할 수 없을 것 같다. (살짝 무섭긴 하지만 낙원 상가 4층의 개방 화장실을 쓰면 훨씬 깨끗하고 그나마 여유가 있다)

요즘은 성인용품가게도 떳떳하게 사람들이 넘치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는데 하나 발견했다. 샤이맨... 요즘엔 저런 곳에 들어가는 것도 사람들 눈 개의 치 않고 데이트 중간에도 간다고 (인터넷에서 들었는데 말입니다) 하는데 아주 좋은 현상인 것 같다. 언제까지 유교걸, 유교뽀이 하고 있을 것인가. 어서들 많이들 결혼하고 애 낳고 출산율을 높입시지 말입니다

이제야 낯익은 골목길에 들어선다. 찬양집과 할머니손칼국수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갈매기살 고깃집들로 이어지는 그 종로 3가의 골목

찬양집으로 들어간다. 언제부턴가 미슐랭 가이드 타이틀을 달고 있다. 

 맛집의 대명사. 유명인 싸인들. 못알아 보겠는 이름들도 많다. 

찬양집은 해물칼국수. 저 손칼 면빨은 아버지 따라 주말마다 다니던 청계천 포장마차에서 처음 배웠었는데, 그때는 저 손 칼도 훨씬 (손으로 찢은 듯) 더 거칠고 투박하니 후루룩 하는 맛, 씹는 맛, 넘기는 맛이 더 걸걸하니 서부영화처럼 맛있었다. 그 시절 또 새로운 신세계에 눈을 뜨고 포장해 가서 집에서 먹고 싶다고 생떼를 썼었던 어릴 적의 기억이 있다. 포장에 대한 개념이 없던 그 시절 결국 사장님은 이 사태에 대해 (어린아이의 꼬장) 아버지와 논의 후, 하야 '비니류 (비닐봉지)'에 칼국수와 육수를 따로 듬뿍 넣어서 주셨었다. 그 시절 종로, 청계천 칼국수 값이 아마 500원? 아니면 1500원 둘 중에 하나로 기억한다. 이 골목을 성인이 되어서도 줄기차게 찾아오는 이유는 바로 어린 시절 이 기억 때문이다 (물론 그때 그 맛과 비주얼은 아니지만...)

조개껍질은 저 옛스러운 분홍 '빠께스'에 버려주시고...

찬양집 처음 방문했을 때 신선했던 기억은 바로 저 김치다. 저런 손 칼국수 면발이야 종로부터 청계천까지 흔하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이었는데 여기는 김치가 두 가지, 신 것과 익은 것.. 이렇게 나눠서 주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거의 이 집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이 날은 만두도 시켜 봤다. 맛있다

역시 칼국수의 매력은 저 장이다. 

맑은 국물 먹다가 이제 슬슬 배가 찰 때 즈음 장을 넣어서 좀 먹어주고 대망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올만에 찬양집에서 맛있게 칼국수를 먹고 난 후 쭉쭉 골목길을 향해간다

찬양집에서 걷다보면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할머니손칼국수 집이 나온다. 찬양집 보다 더 좋아하는 곳이다. 위에서 말했던 옛 청계천 포장마차 칼국수의 기억을 그나마 많이 살려주었던 곳이기도 하고, 살면서 종로 3가에서 제일 자주 간 곳이기도 하고 수제비반 칼국수 반의 칼제비 메뉴 때문에 그 손으로 찢은 듯한 거친 면빨의 향수를 전해주는 곳이다. 종로 3가의 개인적인 원픽을 하라면 여기다. 

 

골목을 좀 더 걸어가다 보면 갈매기살 집들이 나온다. 그 중에 대중한테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인 광주집. 밤 되면 여기도 끝장난다.

광주 집 행주 말리고 있는 모습

 은행나무들

 

종묘가 보고 싶어 탑골 공원 쪽으로 향한다. 

종묘 가는 길. 저 우측 사이드 중간중간 어르신들을 위한 술집들이 있는데 낯부터 막걸리 '한 잔'을 몇 백 원 수준에 마실 수 있다. (지금은 물가 땜에 가격이 더 올랐는지는 모르겠다)

 

아쉽게도 종묘는 시간에 맞춰 관람 제한이 되어 있어 아쉽게도 보지 못하고 발을 돌렸다. 많은 숫자는 아지지만 이런 문화유산을 보기 위해 줄 서 있는 어린 친구들이 모습을 보니 뭔가 뿌듯? 안심? 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가끔 여행 얘기를 하다가 너무 옛날에 가서, 차라리 어른되서 갔으면 이해도 하고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얘기를 들을 때가 있는데 난 좀 반대 입장이다. 여행과 문화를 경험하는 것은 나이가 들어서도 좋지만 어린 시절부터 기회가 있다면 하는 것이 좋다고 믿는다. 세월이 지나 기억은 어렴풋하더라도 그 시절의 기억의 DNA는 영원히 몸과 맘 속에 살아 숨 쉬며 그들의 자양분이 될 것이다

인사동 쪽으로 길을 돌리며 나무들이 같이 하고 있는 듯한 건물이 보인다. 인상적이다

종로의 보석상 거리는 정말 유명했고, 실로 휘황 찬란할 만큼 그 시각적 위용이 대단하기도 했다. 지금도 몇몇 남아 있긴 하지만 정말 많이 없어졌다

종로 3가에서 인사동 방향으로 가다 보니 이제야 익숙한 낙원상가의 허름한 모습이 보인다. 세월의 풍파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 시절 영화 개봉은 도시의 큰 이벤트 중 하나였다. 그리고 영화관의 간판을 붓으로 그리던 낭만의 시절. 그 시절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는 듯, 낙원상가 허리우드 극장의 흔적이라면 흔적과 같은 그런 것이 보였다

꽃잎과 서편제는 알아 볼 수 있을 것 같다

뺑끼칠 후 세월의 풍파를 맞아 군데군데 찢겨진 듯한 건물의 스킨들이 지저분하다기보다는 애틋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정도다. 'Reminiscence' 레미니선스라는 영단어가 어울리는데, 간단하게는 회상, 추억이라는 뜻으로 해석되는데,  사전적 의미로 가면 "기억한 사항이 그 직후보다도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한 뒤에 명확하게 생각나는 일. 잠재적 기억."으로 해석된다. 예를 들어 아주 오래 어딘가로 떠난 후 비로소 집에 돌아왔 을 때 느끼는 '그' 느낌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하늘과 함께 바라보니 참... 묘~한 기분이 든다 

 

낙원상가를 지나 비로소 인사동 길 방향으로 접어드는데, 골동품 상점이 보인다. 인사동이든 황학동이든 참 많이 보이던 풍경이었다. 더군다나 그 시절은 인디아나 '죤'스, 피라미드의 공포, 로맨싱 스톤 같은 어드벤처 영화들도 인기 있던 시절이라 정말 눈이 돌아갈 정도였다. (한창 뻔한 오리엔탈리즘에 눈 돌아가던 시절이기도 했고..)

역시 이런 것들이 추억을 자극한다

평일 금요일 오후인데 사람들이 꽤 많았다. 외국인 관광객도 많았고

 

 

언제부터인가 인사동에서 통인가게는 존재감을 가지고 가기 시작했다. 다만 언제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2000년대 아니었을 까, 아니면 2000년대야 되고서 내가 깨달았을까... 80,90년대에는 보지 못했던 그런 아이덴티티를 구사하며 세인의 주목을 이끌었던 것 같다

나는 액티브한 열혈 에코 환경 운동가는 아니지만, 저런 건축과 자연의 상생을 꾀함은 좋아한다. 다만 종을 잘 선택하고 관리도 잘해줘야 벌레 모기 같은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이런 실수를 통해 에코 아파트를 만들었다가 폭망 한 케이스가 중국에 있다

그 에코 건물 옆에 눈을 끄는 또 하나의 건물. 저 라인형 스킨 때문에 그런지 옛 김수근 후기 건축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그것과는 별개로 저 건물은 인사동 건물들 특유의 한국 문화와 어울리는 인사동 아이덴티티에 더 충실한 것 같다. 비슷하긴 하지만 비교하기엔 김수근 후기의 저 라인 형태는 너무 모던하긴 하다. 참 맘에 드는 건물 두 개다. 요즘 말로 하면 예쁜 애 옆에 예쁜 애? 그런 느낌

 도장집. 이젠 도장이 필요 없는 시간이 되었지만 뭔가 개인적 '꾸미기'를 위한 아기자기함을 위한 흔적으로 남으며 그 생을 더 해 나가고 있는 듯해 보여 보기 좋다. '본인을 증명한다'라는 도장의 그 의미는 잊지 않고 있다

 

와 중에 모던한 느낌의 옷가게가 있어 찍어 보았다. 모던한 느낌의 간판과 90년대 느낌의 시멘트 바닥의 조화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추억의 쌈지길. 밀레니엄이 갓 지난 2000년 초반에 등장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공간이었다. 한 번 들어가면 그냥 쭉쭉쭉 출구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일방통행의 길, 하지만 입구부터 출구까지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해 준 곳. 좀 레벨을 낮추어 비교해 보자면 일방통행 공간은 이케아 매장 같은 느낌으로 보면 될 듯하다. 그리고 인사동 하면 언제나 어느 곳에나 숨을 돌리면 보이는 듯한 버드 나무 (버드나무 맞나? ㅜㅜ 진짜 나무 이름은 잘 몰라서...) 암튼 쌈지길은 그 시절 정말 재미있는 신개념 골목길이었다

 

그 쌈지길 바로 옆에, 뭔가 2000년대 초반에 쌈지길을 봤던 느낌의 신선한 공간이 있었다. (난 이 날 처음 본 거라...) 위에 쌈지길의 타이틀이 붙은 것 보니 아마 쌈지길의 확장판이 아닌가 싶다. 1층에선 플리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낯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화려해 보여서 들어가 보았다. 스티치? 바느질? 메움? 스테이플러? ㅎㅎ 느낌의 저 조명의 요소들이 꽤나 인상적이면서도 화려한 연출을 하고 있었다. 밤에 되면 훨씬 화려할 것 같다

조명과 거울의 조합은 언제나 환상 적이다. 내부까지는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딱 이 앞마당만 구경하고 나왔다

 

이 공간에 있던 예뻐 보이던 샵

 

다시 인사동의 가을...

인상적인 갤러리 건물, 가이아. 이름이 참 어마어마하다 가이아... 것은 좁고 길고 약해 보이지만 안에는 무언가 대단한 것을 품고 있을 듯한 느낌이다

 

다시 길의 끝까지 와서 뒤 돌아 사진을 찍어 보았다

이 끝까지 와서 안국 빌딩 기점으로 동영상 모드로 360도 돌려 봄

이 즈음에서 내 저질 체력은 이미 오래전 바닥났고... 황진단 한 알 삼키고 반짝하는 체력을 더 해 좀 만 더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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