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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의 금요일 시리즈의 제이슨 부어히

 

슬래셔 영화의 그 뻔한 전통적 공식 5개

최근 를 보고 이 나온다는 얘기에 흥분하며 다시 슬래셔 무비의 매력에 빠져 을 쓰려다가 언제나 그렇듯깊이 빠져버려 또 서문만 엄청 긴 포스팅이 될 까봐 인트로 식으로 (뻔하지만) 슬래셔 영

electronica.tistory.com

장르적 공식을 다룬 1탄에 이은 슬래셔 영화 시리즈 2탄은 슬래셔 장르가 어떻게 각 시대상을 반영해 왔나를 10년 주기로 바라보았다. 3탄은 2000년대부터 현재까지를 다룰 예정이다. 참고로 각 시대상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장르의 탄생지이자 진화지인 미국이 기준일 수밖에 없었다

70~90년대 대표 슬래셔 악당들   출처 https://www.thequiz.com/

슬래셔 영화는 일반적으로 고찰적이거나 심각하다기보다는, 자극적 재미를 추구하는 오락 영화 장르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장르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기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았는데, 바로 그 시대의 상황과 문화를 반영하며, 동시대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70년대 맨하탄 출처 www.theguardian.com

슬래셔 영화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사회/현실적 공포와 불안을 통해 '자아'를 실현시킨다. 특히 미국은 역사 속에서 항상 다양한 요인의 사회적 폭력과 범죄에 시달려온 대표적인 나라다. (현재의 경찰총기사고나 학교 총기 테러 등) 이러한 현실적인 배경 속에서 슬래셔 영화는 어떻게 장르적 공식에 충실하거나 뒤틀며 그 시대의 상황을 반영시겼을까?

제이슨과 프레디, 출처 https://brokehorrorfan.com/

장르가 태어난 70년대부터 슬래셔 영화들이 그려온 시대상을 살펴보면, 사회의 불안감과 공포의 공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시대를 되돌아보며, 대표적인 슬래셔 영화들이 어떻게 그 시대의 불안과 공포를 반영하며 작품을 펼쳤는지 살펴보고 장르의 공식에만 묻혀 잊혀진 슬래셔 영화들과 기억에 남는 대표작들 간의 차이도 함께 알아보았다


| 1970년대

미국의 시대별 강력범죄 통계를 보면 60년대를 시작으로 90년대 초반까지 범죄율이 크게 치솟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는 이미지 안에.

70년대의 미국은 Suburb(근교)를 포함한 어번 Urban(도시 지역)에서 범죄율이 상승하고 집행 기관의 대처 실패에 대한 우려가 컸던 시기였다. 이는 주거 지역에서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낳았다. (슬래셔 뿐만 아니라 유독 이 시절 갱, 형사 영화, TV 시리즈가 특히 넘쳐났었다)

영화같지만 실제 70년대 미국 범인 검거 중 사진이다. 출처는 이미지 안에.

동시에 이 시기는 사회적인 통념과 전통적인 권력구조와 규범에 도전하는 시민, 여성, 성소수자 권리를 위한 운동이 본격화되었고, 1975년의 베트남 전쟁 종전 또한 미국인들에게 큰 사회적 불안과 트라우마를 안겨주었던 격동의 시기이기도 했다 (공산주의를 상대로 한 전쟁의 패배 및 이후 사회로 돌아온 베트남 전쟁 베테랑들과 기존 사회의 불협화음 등)

미국 특유의 서버브 배경에 서 있는 살인마, 마이크 마이어스. 살인마로 다시 돌아오기 전 그의 첫 살인은 1962년으로 미국 범죄율 상승시기와 얼추 잘 맞아들어간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등장한 1978년의 "할로윈"은 슬래셔 영화의 원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으로, 1980년대 초중반 슬래셔 영화 부흥의 불쏘시개였다. 이 영화는 미국의 Suburb(근교)를 배경으로,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서 나는 안전한가?라는 불안감을 대중에게 안겼다. 벽도 없고 울타리도 없고 대문도 없는 자유롭고 행복한 그림 같은 환경의 서버브 환경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인마가 나타나 청소년들을 살해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것도 미국의 상징적 축제 문화인 '핼러윈 데이'에...

영화가 나은 파이널걸이라는 또 하나의 상징적 캐릭터인 로리 스트로드 (제이미 리 커티스)

이 작품은 슬래셔 영화의 전형적인 요소들을 담아내면서도 70년대의 미국의 사회적 불안과 공포를 효과적으로 반영하였다. 할로윈의 살인마가 주변의 평화롭기 그지없는 환경에서 조용히 범행을 저지르는 모습은, 편안하게 '느껴/보여지는' 현실 세계에서의 잠재적 위협에 대한 불안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 (the Texas Chainsaw Massacre)의 살인마, 레더 페이스

또 다른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1974년의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이 있다. 이 작품은 미국 사회의 폭력성과 소비 문화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담았다. (미국 소비문화는 언제나 많은 각종 영화 장르들의 탐구 대상이긴 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가족의 비정상적인 행동과 폭력은 시대적인 불안과 공포를 강조하며 관객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전달했다 (심지어 실화 바탕이라는 것 또한 크나큰 충격이었던...)

좌측부터 투어리스트 트랩, 커뮤니언, 웬 어 스트레인저 콜스, 블랙크리스마스

이 두 영화가 슬래셔 역사에 있어 장르적 정의를 세운 가장 상징적인 작품들로 꼽히며, "블랙크리스마스 (1974)", "투어리스트 트랩 (1979)", "커뮤니언 (1976)", "웬 어 스트레인저 콜스 (1979)" 등등 70년대의 슬래셔 영화들은 시대/사회적 문제와 불안감을 반영하면서 동시에 관객들에게 재미와 긴장감을 제공했다

 

| 1980년대

유원지나 대형마트 같은 대규모 다중이용 공간에서 신속히 미아를 찾는 제도인 코드아담을 촉발시킨 1981년 애덤 월시 미아 납치 사건의 부모의 인터뷰 모습, 그리고 1986년 마약 퇴치 캠페인을 선언하는 레이건 대통령과 낸시 여사

1980년대 또한 70년대와 마찬가지로 혼돈의 시기였으며 다양한 사회적 불안과 범죄 요인들이 증폭되었다. 이 시대의 특징으로는 코카인이나 헤로인을 넘어 엑스터시 등과 같은 새로운 마약의 등장과 갱단들의 폭력 범죄, 애덤 월시 미아 납치 살인사건 등의 각종 범죄들에서 비롯된 사회적 불안이 두드러졌다. 레이건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 선언 및 사회적 범죄에 대한 제재를 위해 더욱 강력한 처벌과 교도소 시스템의 대규모 확장을 시도했으나, 오히려 이러한 움직임들이 국민들에게 더 큰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기도 했다. (일례로 마약과의 전쟁 선언 후 미국 내 마약 사용은 더 늘어났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어찌하였건 90년대에 이르러서는 범죄율의 낮아지는 양상을 보이긴 했다. 물론 이전 대비...)

1편 포스터, 오른 쪽에서 두 번 째에서 조연으로 나오는 케빈 베이컨을 확인할 수 있다


<13일의 금요일 (1980)>은 이러한 사회가 야기하는 대중의 불안을 잘 꿰뚫은 작품으로 80년대 슬래셔 영화의 엄청난 부흥을 이끈 작품이었다. 이 시리즈는 제이슨 보헤스라는 슬래셔 하면 연상되는 대표적 아이콘을 탄생시켰을 뿐 아니라, 이후 이를 모방하거나 영감을 받은 많은 영화 및 시리즈물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으며 캠프, 산, 숲과 같은 고립된 장소에서의 살인을 다루는 스토리가 흔해지게 되었다. 아무튼 <할로윈>의 모방이자 아류작으로 치부되기도 하지만 <할로윈>이 불쏘시개고 <13일의 금요일>은 거의 화염방사기급 레벨로, 이 영화의 매력이 실로 대단했던 나머지, 슬래셔 장르의 상징적인 요소들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였고 오랜 시간 동안 시리즈물로 이어지게 되며 슬래셔 영화 역사에 큰 정점을 찍었다. (시리즈물로 이어져가며 캐릭터로서 제이슨의 실질적 활약은 2탄부터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1982년 13일의 금요일 3탄

참고로 제이슨의 상징이나 다름 없는 하키 마스크는 1982년의 3탄에나 가서 등장한다. 중간에 쉘리라는 캐릭터가 사람들 놀라게 하기 위해 항상 가지고 다니는 마스크였는데 그를 죽인 후 그것을 쓰게 되는 것이 이후 우리가 흔히 연상하는 제이슨의 모습이다 

 

나이트메어 1 포스터 1984

<나이트메어> (1984)도 슬래셔 장르에 있어 기가막힌 발상의 전환이 눈에 띄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일반적인 슬래셔 영화들이 피지컬과 물리적인 측면의 공포를 선사했다면 이 시리즈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꿈속에서 주인공들을 쫓는다는 새로운 개념의 긴장감과 공포감을 선사했다. 특히 이 부분은 80년대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마약과의 관련성을 시사하는 동시에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경계 불분명을 통해 경제와 사회적 불안정성이 공존하던 그 시절의 불안과 공포를 더욱 극대화했다

일례로, 프레디는 자는 동안의 인간을 목표로 삼는다. 수면은 개인들이 물리적 휴식을 취하기도 위함이지만 외부 세계의 현실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후퇴'하는 심리적 잠재영역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안전한 피난처로 추정되는 꿈이라는 영역에 침투하고 테러한다. 이는 지속적으로 꿈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통상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영역들의 취약성과 무력함을 가감 없이 보여둔다

프레디가 출현하는 주인공들의 꿈들의 연속을 따라가다 보면 침실, 복도, 병원, 집 안 공간과 같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익숙한 환경들을 접하게 된다. 어디서나 프레디라는 공포의 존재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은 현실 어디에서도 '안전한' 공간은 없다는 두려움과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웨스 크레이븐 감독은 훗날 스크림을 만들며 슬래셔 영화 역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이정표를 남긴다

프레디 크루거는 인간이었던 시절 자신 또한 아버지에 의한 아동학대와 학교에서의 '왕따'를 당했었고, 자해는 물론 동물학대 등의 극도의 정신불안적인 어린 시절을 보내며 이후 성인이 된 후 수많은 아이들의 연쇄 유괴/살인범이 되고, 결국 이 사건에 분노한 마을 주민들에 의해 불태워 죽음을 맞이한다. 이후 악령과 같은 존재로 태어나며 주로 10대를 자신의 타깃으로 삶는데 이는 자신을 죽인 그 부모들에 대한 복수(그들의 아이들을 해치는)로서 해석되는 동시에 해결되지 않은 과거의 트라우마와 그것이 현재에 미치는 영향 및 복수와 폭력의 끝없는 순환을 영구화시킴으로써 영화 속 피해자들은 물론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들의 잠재의식적 영역까지 침범하며 공포와 서스펜스를 펼쳐낸다

이 외에도 이 프레디 캐릭터는 장난기 섞인 유머를 가진 코믹적 성격으로 유머와 장난을 가미한 공포라는 점도 독특한 감성으로 다가오며 슬래셔 캐릭터의 새로운 해석과 표현 방식을 통해 빼 놓을 수 없는 대표 슬래셔 캐릭터로서의 인상을 남겼다

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나이트메어 시리즈를 통해 슬래셔 장르가 대중의 정신적 영역의 불안감을 시각화하여 건드렸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그리고 웨스 크레이븐 감독은 이후 90년대를 뒤집어엎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크림> 시리즈를 감독하게 된다. 아무튼 국가적, 사회적 불안감은 고스란히 개인의 몫이 되어 개개인의 정신적 불안감의 영역까지 깊게 파고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정신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고,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한 법. 음... 아무렴...

 

쳐키, 헬레이져

암튼 앞서 말했듯이 뻔한 공식, 일방적인 모방과 자극적 요소만 추구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며 작품들의 질도 떨어졌음은 물론 이러한 반복되는 유사성에 의해 장르에 대한 관객들의 피로도 또한 극도로 높아졌다. 이로 인해 90년대에 가까워지며 슬래셔 영화는 암울한 쇠퇴의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몇몇 대중의 사랑을 받은 영화들도 꾸준히 등장하기는 했는데 대표적으로 <헬레이져> (1987)와 <쳐키> (1988) 등이 있다

 

|1990년대

1992 LA 폭동 당시 기록 사진 출처&nbsp;www.businessinsider.com

60년대부터 시작한 꾸준한 범죄율의 흐름에 이어 1992년의 'LA 폭동' 등 폭력과 범죄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해서 미국의 사회적 문제와 관심사였지만, 90년대가 흘러가며 미국은 범죄율이 대폭 감소하는 징조를 보이며 안전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아래 표 참조) 

 

이러한 안정적인 상황 속에서 그 알다가도 모를 포스트모더니즘은 물론, 인터넷과 같은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과 함께 경제적 번영과 기술적 발전이 돋보였던 시기였던 만큼 대중의 사회적 관심사도 더욱더 다각화되었다.

 

1992년 Arsenio 홀에서 색소폰 연주를 하는 빌 클린턴 대통령 후보 (캠페인 중). 정치적 입장을 떠나 글에서 언급한 이 시대의 그나마의 '평화'를 느껴지게 한 상징적 모습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출처  electionwalldotorg 유튜브

이러한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이미 80년대부터 대중의 외면을 받은 슬래셔 영화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 보였지만 이는 어떤 면에서는 미국이 현대 역사에 있어 그나마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적어도 2000년 9/11이 터지기 전 까지는...)

90년대를 대표하는 대중문화&nbsp; 출처&nbsp;https://www.vanityfair.com/

80년대에서는 말도 안 되는 과장된 표현이 지배적이었으나 9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런 경향은 점차 사그라들고, 자기반성과 자기 인식이 중요시되는 시기로 변화하고 있었고 특히  X-세대가 부각되면서 새로운 문화와 인식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도 서태지를 통한 하이틴 문화와 자기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던 시기이기도 했다.) 2000년대를 향한 밀레니엄의 공포도 사회적 불안의 요소로 작용했겠지만, 이러한 요소들은 오히려 90년대 X-세대들에게는 더 큰 실험, 새로움, 즐거움을 선사했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90년대 세대들은 밀레니엄을 향한 사회적 불안의 상황을 더욱 즐기며 소비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1992 캔디맨, 최근 인어공주 리메이크 사태를 바라보며, 영화라는 매개체가 어떻게 인종 이슈에 대한 트위스트를 통한 대중의 감성과 지지를 얻는 것에 대한 교훈와 대안의 좋은예 중 하나로 본다

그 와중에도 몇몇 슬래셔 작품들은 이러한 분위기를 극복하며 90년대에 흥행 역사를 기록했다. 위에서 말했듯 이 작품들은 기존의 공식의 한계를 어느 정도 뛰어넘으며 작게는 또 크게 새로운 장르적 '대안'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대안=얼터너티브=그런지=너바나=90년대라는 공식이 갑자기 생각나는 건 왜일까...)

(좌)부터 나는 지난 여름에..., 캠퍼스 레전드, 캔디맨, 스크림

대표적으로 도시전설과 흑인 빌런을 통한 트위스트로 인종문제 이슈를 역으로 잘 소화해 낸 1992년의 <캔디맨>, 슬래셔 장르의 문법 자체를 완전히 전복시켰다고 볼 수 있는 걸작인 1996년의 <스크림>, 로맨스 요소의 강조 등을 통해 관계와 갈등의 요소를 좀 더 깊게 활용하며 지난 실수에 대한 책임감에 대한 처벌이라는 테마를 더욱 강조하며 캐릭터 및 스토리 개발에 힘쓴 '어린' 성인들의 이야기인 1997년의 <나는 지난여름에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도시 전설을 살인의 동기와 연결시키는 동시에 대학생들의 일상과 공포를 결합시키며 클리셰를 재해석하고 활용한 1998년의 <캠퍼스 레전드>를 들 수 있겠다. 이런 작품들은 90년대의 슬래셔 영화 시장에서 굉장한 서프라이즈로 평가받을만한 작품들이었다

스크림의 한 장면. 정말 드류 베리모어의 존재감도 큰 몫을 했다

이 중에서 가장 독특하고 상징적인 작품은 80년대 <나이트메어>의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스크림>이다. 슬래셔 영화의 오래된 공식을 철저히 깨뜨리고 전복시키며 많은 평론가와 관객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전통적인 관습과 클리셰에 대한 유머러스한 조롱과 자기반성적인 요소를 담고 있었기 때문에 장르적 의미로서 새로운 장을 열어주었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슬래셔의 기본은 유지하면서도 그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 + 팝 컬처 속에 젖어있던 대중의 감성의 정곡을 제대로 찌르며 공감대를 이루어 냈다는 것에도 굉장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1990년대의 슬래셔 영화는 그 시대의 사회적 변화와 관심사를 반영하며,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OOO처럼) 대중이 사랑했던 슬래셔 장르에 기본은 갖추되, 예측 가능한 공식을 더 깊고 넓게 개발하거나 지나치게 관습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는 독창적이라고 인식될 만한 작품들이 주목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80년대의 과장된 표현에서 벗어나 자기반성과 자기 인식이 중요시되는 시기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동시에 그 안에 스며들어 있는 동시대적 불안감과 공포를 끄집어내며 호응을 이끌어 낸  특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미니멀리즘 음악의 거장 중의 거장, 필립 글라스의 <캔디맨> OST 중 'Helen's Theme'을 들어보자...

캔디맨,

캔디맨,

캔디맨,

캔디맨,

캔..ㄷㅣ...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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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재생 ㄱㄱ~ 어두운 곳에서 보는게 좋음

Playlist:
1. 시험해 - 미란이 2023.05.09
2. He's Gone - YongYong  2021.03.03
3. Prada U ft. Digital Dav - Yuzion 2023.04.26
4. Wherewegoing ft. Babylon, JIIN) - MUSM 2023.0403
5. 64 - BÉBE YANA  2023.03.20
6. Wifey ft. 사이먼 도미닉 - CAMO  2021.01.27
7. Moonwalker ft. SUZI - AVND  2023.04.12
8. Cyber Lover 사이버망령 - 99honest 2023.04.14
9. SWEAT prod. JINBO - AP Alchemy  2023.04.12
10. Live Life ft. Dok2, Man1ac - Uranus 오양가  2023.03.23
11. Foot on the Gas - SOULBYSEL, Jiselle  2023.05.15
12. COCO CHERRY CAKE - QUEEN WA$ABII  2023.05.16
13. Yellow Funky (대한민국 KOREA) - COCONA  2022.12.01
14. DADDY - Kerrigan May 2023.03.11
15. Cheetos ft. ZENE THE ZILLA - YongYong  2023.04.27
16. Can we Go Back - Andnew  2023.05.11

 

플리 영상 중 코코나의 Yellow Funky 부분

저번 소울/훵크/힙합 테마로 한 City 감성 플레이리스트의 2탄 식인데 그동안 즐겨 들었던 힙합/소울/일렉트로니카 댄스 위주의 랩 아티스트들로 꾸려져 있다. 2023년 4~5 최신 기준이긴 하나 옛 노래들도 속속 넣었다. 참 여러모로 올릴 때까지 힘들었던 플리다. 잘리는 곡이 하도 많아서 올리고 잘리고 올리고 잘리고...ㅎㅎ 저번처럼 밤 드라이브 영상과 뮤비들을 합쳐 보았는데 영상도 보려면 어두운 곳에서 보는 게 효과가 더 좋은 것 같다 (밝은 곳에서 보면 잘 안 보임..)

용용

그리고 원래 1~2분 사이에서 하이라이트 지나고 끊고 다른 음악으로 잇는 방식을 고수 했었는데 너무 공수가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거의 완곡으로 넣고 끊기지 않게 이어지는 식으로 만들었다. 훨씬 시간이 절약되긴 하는데 좀 더 고민해 보려 한다. 개인적인 취향 자체가 끝까지 듣질 않고 하이라이트와 중간 즘 다른 노래로 넘어가는 걸 선호해서...

AVND, Sujo

뭐 정확하진 않지만 크게 음악군을 아래와 같이 나눌 수 있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정통 힙합보다는 트랩, 이모, 일렉트로니카, 락의 하이브리드 형태나 그루브 있는 funk와 소울풍 음악들이 내 개인 취향과 내가 느끼는 도시적 감성과 더 어울리는 것 같다. 

BEBE YANA

😁 트랩, 오토튠, Emo, 일렉트로니카, 락 성향의 랩 (베이비 야나, 용용의 'He's Gone', 유시온, 카모, 99honest) 

😃 그루비한 소울과 Funk 성향의 랩 (미란이, MUSM, AVND, SOULBYSEL x Jiselle, ANDNEW) 

😀기존 힙합 랩: (오양가, AP Alchemy (이것도 거의 소울풍...))

😄 하우스, 클럽 댄스 성향이 섞인 랩 (용용의 '치토스', 퀸와사비, 코코나, 케리건 메이) 

 

플리 영상 중 용용의 치토스 부분

(그리고 워낙 특히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있게 마련인데 그중 하나가 YongYong 용용이다 보니 썸네일 이미지도 용용이고 용용 노래도 두 개나 들어가 있다 ㅎㅎ - 최신 하나 옛날 거 하나)


 

| 안타깝게 못 올린 아티스트들:

원래 플리에 소개되는 아티스트를 이야기하던 식이였는데 이번은 어떡하다가 안타깝게 플리에 못 올린 아티스트들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거의 Evol 스페셜이 되어버린...) 저작권 이슈로 블로그에서도 잘릴 수도 있는데 직접 해당 유튜브 채널에서 보는 걸 권장한다

 

CHANMINA - Don't Go ft. Ash Island

J-Pop 쪽도 이런 락과 크로스한 랩, 트랩, 오토튠 섞인 이모틱한 성향의 힙합이 꽤 많은데, 챤미나도 그중 하나로 원래 J-Pop들은 퍼오기 조차 못하게 저작권 적용이 힘들어서 블로그에 올려도 금방 잘려서 그냥 개인적인 플리에 추가하고 잘 듣는 싱어송라이터 아티스트다. 일본판 고등래퍼인 '고교생 RAP 선수권 高校生RAP選手権 ' 출연하여 인지도를 쌓았다고 한다. (빅뱅의 광팬으로 빅뱅의 영향으로 힙합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챤미나

한국-일본 혼혈이다 보니 일어, 한국어 그리고 한국어+일어로 음악을 하는 게 특징이다. (언제부턴가 한국어가 들리기 시작했다) 용용처럼 힙합과 락을 크로스하는데 락 성향은 댄스락에 가까운 음악들이 많다

Ash Island가 피쳐링한 한국어곡, Don't go

이번엔 한국 아티스트인 Ash Island 애쉬아일랜드와 콜라보를 했길래 K-Pop인 줄 착각하고 편집했다 역시 잘렸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K-pop 데뷔가 맡긴 하다. 암튼 신나는 곡이다. 애쉬아일랜드랑 궁합이 아주그냥 딱 맞는다.  추천한다. 4/5점.


다음은 K-Pop 얘기로(? 아, 나도 햇갈려), 워너 뮤직 소속 음악들도 사용할 수 없다. (알고 보니 위 챤미나의 Don't Go는 WMG Japan 워너 뮤직 일본이다) 그래서 몇 개 소개 하긴 하는데 여기서도 잘릴래나 모르겠다. 소울에서 클럽하우스 성향인 코코나의 "Yellow Funky"의 댄스 풍으로 넘어가는 브리지 노래가 필요해서 어느 정도 댄스와 일렉트로니카와 힙합이 적당한 속도의 곡을 고르다가 잘렸던 곡들인데 하필이면 그게 전부 WMG 소속 노래였던거 ㅎㅎ 미리 확인할 걸 ㅜㅜ... 렌더링 기다리는 것도 한 세월인데... (풀으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오해 없길)

 

BÉBE YANA - Space Mulan

베이비 야나의 스페이스 뮬란

특유의 알엔비 소울, 미드나잇 그루브 감성에다가 정글/드럼엔 베이스 비트 베이스의 (요즘은 뉴진스 덕에 2-Step 가라지 비트라는 게 더 어울리거나 가까울 수 있겠다. 난 이제 너무 올드해서 이런 비트 들으면 정글이나 드럼엔베이스를 먼저 떠올린다) 덥스텝 + 일렉트로니카 사운드가 끌리는 음악으로 제일 좋은 브릿지 음악이다 싶었던 곡이다.  (난 Dubstep 덥스텝 장르를 스키릴렉스가 아닌 베리얼에게 배웠기 때문에 덥스텝을 정글과 트립합의 줄기로 여긴다.) 

 

말이 나온 김에 소개해 보는 Burial 베리얼의 곡 중 물론 개인적인 픽, 'Archangel' 2007, 전설의 명반, <Untrue>.

 

 

2012년 우린 좀 달라로 데뷔한 걸그룹, Evol 이블

다시 베이비 야나 이야기로 돌아가서, 그녀는 싱어송라이터 힙합 아티스트로 10년 전 즘 ('12년) 아이돌 걸그룹 Evol로 데뷔했다. 이 걸그룹 역시 힙합 풍의 사운드와 비주얼을 선보였었다. 아마 기억하는 사람들은 '우린 좀 달라'와 'Get Up'으로 기억할 텐데 나름 괜찮은 사운드였고, 여기 그룹 출신들도 베이비 야나뿐 아니라 힙합과 소울 베이스로 한 솔로 활동을 이어 갔거나 이어가고 있다

 

쥬시의 i know why

메인 래퍼였던 쥬시 jucy의 경우 이제는 활동을 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당시 훌륭한 수준의 랩핑으로 꽤 인정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쇼미더머니2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쥬시 @ 인스티즈 본인글 펌 피자에핫소스를촴촴

위 곡은 2017년 곡으로 소울풍 힙합에 2010년대 초부터 시작하여 당시 서브 문화 트렌드 중 하나였던 Vaporwave 베이퍼웨이브의 요소가 곁들여져 있다

 

우원재가 피쳐링한 SAAY의 겨울 탓, 2020.2.5

팀의 리더 및 메인 보컬과 댄스를 담당했던 세이는 SAAY라는 이름으로 싱어송라이터로서 랩과 특유의 소울풍 때로는 Funky 한 감성 가득한 사운드로 지금도 활동을 하고 있다. 최신 곡은 6개월 전 발표 한 'Talk 2 Me Nice'라는 곡이다. 말 그대로 주로 진득한 힙합, 랩, 소울을 선보이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이 깊었고 Evol 이후의 세이를 첨 접하고 매력에 빠졌던 곡은 단연 '겨울 탓'이라는 너무나도 낭만적인 알엔비 소울 곡이다. 주 무기 중 하나가 댄스인 만큼 퍼포먼스적 성격의 매력도 돋보이는 뮤비다

 

Evol의 두 번 째 싱글  Get up 2013.03.18 나름 중독성이 있는 곡이다

걍 나머지 멤버들까지 언급하자면, 율은 DJ Yuri라는 이름으로 활동한다고 하고, 제이다는 '16년 오블리스라는 걸그룹의 멤버로 재 데뷔했었다

 

BRYN - Fill Me Up

2023.2.6 발표된 곡으로 약간 흥청망청 클럽 라이프에 빠져있는 이 힙한 시궁창(?!?) 감성이 좋았다. 브린도 좋아하는 아티스트이긴 한데 이런 업비트의 곡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SINCE - Smash! ft. skinny brown

 

스매시!라는 제목처럼 음악 시작부터 끝까지 지속적으로 팡! 팡! 때려주는 느낌이 시원한 업비트의 텐션 높은 시원한 곡이다. 신나는 파티용이나 업비트의 맘으로 함 밟아주는 드라이브 용으로 딱이다. 엄청 영~한 느낌이라 10~20대 초반이나 되나 싶었는데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거 보고 꽤 동안이다 싶었다.

 

신스의 나침반

'19년 오픈 마이크 스웨거 시즌 5 우승자로 상당히 좋은 디스코그래피로 보이는데, '홀로', '빈잔', 'My Life' 등 도시감성에 어울리는 곡들도 추천한다. 나중 플리에 넣을 수 있으면 넣어보려고... ㅎㅎ 암튼 소개 한 김에 '나침반'이라는 '22년 9월에 발표된 뮤비 하나 더 소개해 본다. 자전적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 스웨그나 허세에만 찌들어 있는 뻔한 힙합 뮤비 스토리가 아닌, 알바를 하며 꿈을 향해 가는 모습의 이야기가 눈을 은근히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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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쓰는 케테고리다. 최근에 6개월에 한 번하는 암 재발 검사 결과를 듣고 왔다. 그 전만 하더라도 '완치'에 가깝다는 단어를 들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완치'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장기생존자'라는 단어를 쓰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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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변화는 없어보이고요, 이대로면 장기 생존자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장기 생존자?, 완치가 아니고?'

근데 우연인지 몰라도 요즘 인터넷에서도 '장기 생존자'라는 단어를 많이 듣던 참이라 '완치'보다는 무언가 책임감과 무게감을 더해주는 이 단어에 대해 먼저 찾아보았다. 

 장기생존자라는 용어는 암 진단 후 여러 해 동안 생존한 환자를 가리킵니다. 이 용어는 예전에는 생존 기간이 짧은 암 환자들을 위해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암 치료의 발전으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보다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장기생존자라는 용어는 암 환자들의 힘과 용기를 인정하며, 생존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을 강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라고 한다. 비인두암 방사선, 항암(시스플라틴) 이후 6년이 지났고, 폐전이로 인한 항암치료 (씨스플라틴+5FU (5-Fluorouracil)) 이후 4년이 지났다. 뭔가 무게감을 주는 단어인 장기 생존자로 가고 있는 길목에 서서 지금의 몸 상태 (후유증)를 다시 한번 기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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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경통

일상에 가장 영향을 주는 부분 중 하나다. 24시간 손발에 느껴지는 오만가지의 신경통증. 때로는 저리고, 뜨거우며, 차가우며, 따끔하며... 금방 사라지는 사람들도 있고 영원히 가는 케이스도 있다고 한다. 이 후유증에 대한 원인을 밝히거나 치료한 사례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 하나도 없다. 그래서 약으로 완화시켜야 한다.
아직도 하루에 뉴론틴 (신경통 진통제)을 3~5번 정도를 먹는다. (300mg 기준) 약을 먹는다고 통증이 가시는 것은 아니고 많이 완화되는 정도다. 비 오는 날 같이 날씨가 흐리거나 안 좋은 날은 약도 잘 안 듣는다. (덕분에 엄청 큰 600mg도 있는 걸 첨 알게됨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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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스플라틴 때 이 부작용이 있었으나 두 번째 치료의 5FU가 더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그리고 운전을 1시간 이상 정도 하면 기가 막히게도 딱 고 정도 시점에 발에 쥐가 나는데 이게 웃긴 게 신경통 때문에 그 쥐를 또 참을 만할 때도 있다.

웃프다...

그래도 감사해야 하는 게 치료 때문에 참을 수 없는 통증 때문에 매일매일 밥처럼 하루 세 번 먹던 펜타닐+ 몇 개월 붙이고 있던 듀로제식 패치와 하루에 3~5번은 주사로 맞았던 스테로이드, 가끔의 옥시코돈을 먹던 역경의 날을 생각하면 이제 뉴론틴 하나 남은 것에 대해 감사할 뿐이다. 너무 참을 수 없도록 아파서 펜타닐 씹어 먹으면서 듀로제식 패치 더 높은 용량으로 붙였다가 골로 갈 뻔한 적도 생각해 보면 ㅎㅎㅎ 지금은 웃으며 말할 수 있던 경험들... (펜타닐은 꼭 녹여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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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인두의 농

방사선 치료의 후유증으로 이것도 참 일상에 영향을 주는데 치료 완료 초중기 정도는 아니지만 꾸준히 괴롭힌다. 가래를 많이 뱉어내야 하는데, 그래서 휴지를 끊임없이 쓴다.
특히 환절기에는 더 큰 영향을 주는데 비염과 비슷하지만 훨씬 더 양도 많고 크기도 크고 암튼 그렇다. 이비인후과 가서 드레싱 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1시간에 한두 번은 불편함을 느끼는 거라 코세척이 답이긴 한데, 코세척 후 가래 뱉는 '카악' '카악' 하면서 뱉게 되는데 하도 찐득하게 붙어 있어서 점막이 아작이 난다. 당연히 점막이 같이 뜯어지니 피떡이 된다. 목소리도 금방 쉬어 버리고. (추가로 말을 하거나 밥을 먹다보면 턱과 혀에 이상한 마비가 올 때가 꽤 많다... 이 것도 답이 없는 상황)


이게 재밌는 게 점막이 아작이 나는 게, 동네 병원에서는 아예 절대 건드리지 않고 큰 병원으로 보낸다. (일반인 기준으로는 심각해 보이니) 근데 중형병원에서는 가끔 빼주긴 하는데 잘 안 건드릴 때도 있다. 하도 점막 여기저기 지저분하게 붙어 다닥다닥 있어서 석션으로 농을 제거하다가 점막이 더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의 기준은 그래도 내가 후유증에 인한 것을 알기 때문에 아, 이 사람 암치료 했지? 그 정도 수준의 기준으로 봐준다)
그리고 암병원에서의 기준은 이 사람이 다시 암이 생겼냐, 혹은 죽느냐 마냐의 기준이기 때문에 후유증이 어쩌고 저쩌고요 정도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ㅎㅎ 이해가 충분히 가는 부분이며 당연한거다

+ 식도염 (식도염 정도는 뭐 땡큐로 병원도 안 가는 수준이다) 그리고 치료 당시의 농은 거의 구술만 한 크기여서 그때랑 비하면 또 이것도 감사할 일.  방사선으로 인해 침샘도 꽤 괴멸돼서 목 넘김이 여전히 힘들긴 한데 그 시절에 비해서는 꽤나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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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청력, 이명 그리고 중이염

이건 시스플라틴과 5FU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청력은 계속 떨어져 간다. 이건 천천히 나빠지기를 바랄 뿐이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시끄러운 공간에 있으면 비행기 이륙하고 귀가 막히는 것 같은 느낌과 비슷한 현상이 바로 발생하는데 휴식을 취해야 돌아온다. 이명은 뭐 그나마 견딜만한 증상인데 청력검사할 때 높은 헤르츠의 소리를 잘 구분을 못한다. 이명이랑 섞이다 보니 이 소리가 그 소린지.... 쨋든 아직은 보청기를 낄 수준은 아니라고 하는데 사람들과 대화할 경우 그 사람의 입술 움직임을 많이 보게 되는 버릇이 생긴다. 어쩔 수 없이 항암이란 게 좋은 세포까지 죽여버리는 일이니 노안도 굉장히 빨리 왔다. 어찌하였건 치료 이전 청각이 일반인 보다 워낙 좋아서 나빠진 게 이 정도라는 의사 선생님의 얘길 듣고, 아, 그래도 난 꽤 덜 나빠진 편이구나라는 용기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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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염은 이건 또 골치 아픈게.. 비인두에서 고막에 연결되는 통로가 막혀있다. 그리고 거기에 물이 많이 찬다. 그래서 고막을 찢고 튜브를 끼워 놓는 상탠데, 이 고막을 하도 찢고 찢다 하다보니 고막의 살이 아무는 속도도 느려진다. 처음 낀 튜브는 2년이 갔고, 두 번째는 1년이 갔고, 3번째는 6~7개월이 갔고, 4번 째는 5개월 정도가 갈 정도로 교체의 속도가 무섭게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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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를 안 하거나 오래되면 물이 차는데, 마취를 해도 고막을 메스로 찢는 따가움은 느껴지고, 더 무서운 건 그 전에 차있는 물을 빼는 귓 속에서 휘젖는 석션의 소리가 신체적 고통은 없지만 정신적인 공포가 엄청 나다. 상상해보라. 치과에서 넣어주는 그 취이이이잌 석션이 인간이 소리를 느끼는 곳인 바로 그 고막에서 나고 있다면... 쉬이ㅣ잌잌잌 코ㅑ아아 쏴쏴와...ㅎㅎ...ㅜㅜ
이것도 고질병이라 나중에는 튜브를 못 끼는 상황이 올게 될거라고 한다. 그러면 그냥 고막에 구멍 난 상태로 있어야 할 수도 있는데 (튜브를 껴봤자 고막 살이 안 아물어서 고정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둘 다 장단점이 있고 지금은 의학 상 치료할 방법이 없으니 그 때가 오면 다시 얘기 해 보자고 하는데... (있긴 있는데... 아직 성공사례에 대한 모수가 적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게 다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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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 여기다 대고 절망하거나, 화내거나, 치료해 달라 해 봤자 답이 없는 상황이니까... 실제로는 안 하지만 걍 환자랑 의사랑 정신적 화이팅 하이파이브하고 나오는 거다. 그 날이 조금 더 천천히 오고 그 와중에 치료법이 탄생하길 바라면서.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순간이다. 별걸 가지고 다 감성적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의사도 의사의 선이 있고 환자도 환자의 선이 있음을 이해하는 건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도 튜브를 삽입하고 있을 수 있는 상황에 살고 있다는 점에 감사하고 빨리 치료법이 나오기만을 비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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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혈액학적 부작용 

이건 5FU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 같은 경우는 '적혈구 증다증 (erythrocytosis)'라는 병인데 쉽게 말해 혈액 내 적혈구의 수가 정상 이상으로 증가하는 상태다. 피가 많고 찐득 끈적해서 결국은 혈구가 막히게 되는 엔딩이다. 이게 무서운 게 뭐냐면 혈액 수치가 일정 기준 높아지면 조직 검사를 해야 하는데 하필이면 골수 조직 검사라고 한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굳이 설명하진 않겠지만... ) 그래서 홍삼이고, 장어즙이고, 버섯차고 뭐고 우리거나 진액 같은 모든 걸 싹 끊고 다시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 조직 검사 필요 수치 밑으로 떨어졌다. 참 웃긴 게 홍삼 같은 것들에 의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 적혈구 증다증 때문에 알아서 밸런스를 잘 조절해 줘야 한다. 적당히 먹다가 끊다가...  근데 이게 꽤 힘들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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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피로감, 체력저하

일상생활에서 가장 힘든 부분인데 이 피로감은 위 모든 것들의 종합적 결정체다. 방사선치료, 시스플라틴과 5FU의 항암치료, 적혈구 증다증 모두 피로 및 체력저하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 거기다가 갑상선 저하증까지 겹쳐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싼지로이드라는 약을 먹는다. (물론 뉴론틴과 함께). 매일 매일 일어나자 마자 공복에 류근피나 뽕나뿌 뿌리로 우린 차 한잔과 싼지로이드+뉴론틴이 일상의 시작이다.
홍삼 같은 진액들이 필요하지만 위에 언급한 적혈구 증다증의 문제 때문에 아무리 피로해도 참는 기간이 있다. 결국 충분히 쉬는 것만이 답인데... 세상을 그렇게 살아갈 수 없는 게 문제일 뿐이다.
그래도 치료 중에는 입원실 밖 복도 30미터 정도 걷는 게 한 시간이 걸리고, 치료 끝나고 한 동안 지팡이 짚고 다녔는데 이젠 두 발로 걸어 다닐 수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이다. 쨋든 가능하다면 몸이 힘든 것은 피하고 에너지 축적을 잘해야 한다. 운동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좀 좋으련만... 쨋든 이건 핑계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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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변비와 설사

이건 직접적인 항암의 후유증인진 모르겠지만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갑상선 저하증, 항암치료 (씨스플라틴+5FU)의 공통적 후유증으로 나온다. 변비가 참... 힘든 게 하루에 화장실에 30분~1시간이 넘게 앉아있는 경우가 많다. 근데 또 생각해 보면 설사약을 먹어도 일주일 이상 대변을 못 보고, 대변볼 때 눈에 진짜 별이 보이며 아파 죽을 것만 같았던 치료 중 상황을 떠올려 보면 이 정도는 참아 줄만 하다. 그리고 설사도 마찬가지... 치료 후에는 집에서는 변비약을 먹고, 외출할 일이 있으면 설사약 (지사제)을 먹던 시절을 생각하면 뭐... 이 정도의 생활은 마찬가지로 감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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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정신건강과 수면장애

원래 항암치료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치료 중 암병원에 소속된 정신과에서 상담과 치료를 받았었는데, 나중에도 어쩔 수 없이 가벼운 상담과 치료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건 및 '...'으로 인해 겨우 끊었던 알프람을 다시 먹게 되었다. (다행히 수면제인 졸피뎀은 지금까지 손도 안 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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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람이 얼마나 스트레스와 공황장애에 도움이 되는 굉장한 약이었는지에 대한 경험담을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꾸준히 복용한 지 하도 오래되다 보니 약효는 개뿔, 심할 때는 하루에 서너 개씩 먹어야 겨우 스트레스나 공황장애가 가실 때가 있다.
일상 생활 할 때는 절대 안 먹지만 집에서 개인적인 생활로 들어오면 먹는 패턴이다. 잠 자기 전이라던가.. 그런 시절이 있긴 했다. 알프람을 먹고 자면 정말 길고 현실적인 꿈을 꾸지만 행복한 꿈을 꾸던 시절이... 근데 지금은... 아. 니. 다. 악몽과 과 싫은 현실이 꿈에서 연장되는 옛날의 그 패턴이 다시 살아나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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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끊어야 할 약이 맞긴 하는데 한 번에 끊진 못하고 서서히 줄여나가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근데 정말 모든 걸 잊고 쉬고 싶을 때 도움이 된다. 그리고 하루에 (0.25mg) 기준 하루에 열몇 개씩 먹는다는 사람도 있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듣고 나 정도면 양호하네 생각하며 서서히 줄여갈 생각이다. 항상 내가 제일 힘든 것 같아도 정작 찾아보면 정말 끝장의 끝은 상상 이상이다.

사실 첫 치료의 5년째 '완치'라는 말을 들었던 날 즈음 개인적으로 아주 안 좋은 일이 발생했기 때문에 정말 기다려왔던 그날의 기념 포스팅을 할 수가 없었다. 덕분에 지금까지 정신과 치료 잘 받고 있고, 잘 기록 해 놓았고, 내 평생 기억할 것이며 죽는 순간까지 기필코 잊지 않.을.것.이.다. 언제라도 증빙과 기록같은 것들은 꼭 해두자. 언젠간 중요하게 꺼내 쓸 날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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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이명 때문에 가끔 이비인후과에서 리보트릴 처방해 줄 때가 있는데  이 약은 먹고 잘 때는 편한데 일어난 후의 기분이 너~무 엿같에서 절대 안 먹는다 (수면장애, 불안, 우울증 증상에 처방되는 약이라 알프람과 살짝 겹치는 구간이 있어서 가끔 본의와 상관없이 처방을 받는데... 전부 쓰레기 통 행)
24시간의 신경통, 그리고 전형적인 항암치료 후유증들로 인해 편한 잠을 잘 수는 없다. 자다가도 깨고 깨고 깨고 할 때가 많은데 약을 먹어도 그렇다. 하지만 잘 잘 때도 있다. 이전보다 종종 더 잘 수면을 취할 수 있을 때도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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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건망증과 기억

선택적 기억 삭제와 무작위적 기억삭제가 있는 것 같다.
암 발생은 스트레스에 의한 원인이 큰 것 같다는 의사 선생님의 판단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진 몰라도 그 힘들던 날들의 기억들이 많지가 않다. 그런데 또한 일생의 많은 것들이 특정할 수 없게 기억나지 않는다. 이게 참 안타까운 점이다.
한 때는 나름 좋은 기억력이었는데 지금은 그것의 반의 반의 반의 반 정도도 바라지도 않고 그 능력을 잃어버린 것에 대해 원망, 자책하지도 않는다. 다만 소중한 내 일생의 조각 조각들이 나도 모르게 내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추억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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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건망증이 무작위로 종종 발생한다. 이것도 항암 치료 및 위 기타 증상들의 영향인 것 같은데... (뇌피셜이다) 다행히 어렸을 때부터 메모하는 버릇은 잃어버리지 않아 항상 뭐든 메모를 하고 있는 것으로 매워 가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기록이란 건 소중하다는 생각은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다 다만 그 기록들을 잃어버리고 잘 정리 못한 게 바보 같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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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기타

사라진? 후유증들도 많다. 특히 방사선 치료에 의한 치아 손상. 임플란트를 이빨을 싹 다 간 수준으로 했는데 음식을 이젠 잘 씹어 먹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거의 모든 이빨이 녹아내려 뭐든 씹어 먹지도 못하던 시절 생각하면 이건 천국이다. 특히 비인두의 농과 겹쳐 밥 먹다 말고 혹은 그만 먹고 화장실에 가서 쌓여 있는 농을 뽑아내야 하는 경우가 많긴 한데 예전 수준보단 덜 하니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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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 비인두암 방사선 치료를 경험한 환우들은 잘 이해하시겠지만 이 미각의 사라짐이 또 견딜 수 없게 정신적인 피폐함을 안겨주었었다. 괜히 오복 중 하나가 먹는 게 들어가는 게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던 경험이었다. 고기든 뭐던 먹으면 맛을 알 수 없고 종이를 씹는 느낌. 그 경험을 몇 달을 넘게 이어가야 하는 괴로움.
그래도 지금은 임플란트도 하고 미각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많이 돌아왔고 해서 감사할 뿐이다. 치료 끝나고도 아주 오랫동안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들이 식당에서 밥 잘 먹는 사람들이었다. 또 방사선 후유증으로 인한 입과 목의 점막에 생긴 '새끼손톱 반 만한' 구내염과 방사선 치료 중단 선언까지 할 정도의 화상의 경험을 생각하면 정말 큰 고비의 산을 넘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밥 숟갈 한번 한번, 그걸 넘기는 한번 한번에 항상 감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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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한식을 못 먹은 적이 있었다. 치료 중 배식차가 오면 그 특유의 국과 밥의 냄새로 인해 미칠 것 같은 구토 현상이 발생해 배식 시간엔 힘든 몸을 이끌고 입원 실 밖으로 도망 나가서 식사 시간이 끝나면 침대로 돌아오곤 했었다. 치료 후에도 이 현상이 지속돼서 양식 위주로만 먹었었는데, 지금은 웬걸, 백반투어 하면서 맛있게 즐기고 있다

그리고 근력손실, 전립선 비대증 등등 뭐 생각도 안나는 이런저런 합병증, 후유증들이 많은데 일단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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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뭐 또 이것저것 자질구래한 후유증들이 있다. 뭐가 좀 불편해서 병원에 가도 항상 같은 얘기 (암치료 후유증일 거에요. 이것 저것 해보세요 하며 필요없어 보이는 약 처방 등등)가 뻔하고 병원가기엔 체력도 달려서 차라리 한 숨 자는게 더 몸에 도움되는 것 같아 꼭 필요한 정기 검진 및 진짜 힘들 때 말고는 병원에 가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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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사람들이 몸 이제 괜찮냐 물어보면 뭐 이런저런 후유증이 있지만 많이 좋아졌다고 말하는 게 패턴인데, 종종 후유증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말해주는 건 갠적으로 상관이 없고 고생했던 나날과 경험도 이젠 웃으면서 농담처럼 말할 수 있긴 하지만 위 8~9개를 언급했듯 그 질문에 대해 답해주긴 너무 길고 어렵다.  "이게 힘들어요"라고 딱 집어서 말해주기엔 너무나도 많다. 아마 환우들은 이 상황과 기분을 이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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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이렇게 1~9번까지의 장기 생존자 지정 1년을 앞둔 나라는 사람의 현 후유증 상황을 기록해 보았다. 사실 일상생활하기 굉장히 힘든 후유증들이다. 하지만 깨달은 것도 많은 몇 년의 시간이다. 첫 번째 항암치료가 끝났을 때는 "아, 나도 일반인처럼, 그 시절처럼 돌아갈 수 있구나"라는 용기와 희망과 노력이 있었지만 2년 후 두 번째 항암치료 시작하며 모든 게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그 시점부터는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암은 한 번 발생하면 영원히 안고 가야 하는 것이라고. '완치' 따위는 허상이라고. 그래서 오히려 '장기 생존자'라는 무게감이 더 좋게 들리는 이유

그리고 1~9번까지의 후유증으로 인해 일반생활 기준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불편하긴 하다. 하지만 그걸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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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난 괘찮은거야, 이 만큼이라도 생활할 수 있는 나는 정말 복 받은거야.

가령 24시간 괴로운 통증을 주는 신경통이 있지만 그냥 그 통증 자체를 나의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칠 순 없어도 뉴론틴이 도움을 주고 있거든. 명백히 현 시점에서 의학 상 고칠 수 없는 것은 나아지고 싶다. 고치고 싶다.라는 마음 자체를 포기하고 받아들이는게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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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러한 골치 아픈 증상들을 껴안고 살아가는 것은,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한다고...

'죽음'이 곧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휘몰아쳤을 때 (폐전이 의심으로 2차 치료 선언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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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죽고 싶지 않아. 살고 싶어"라는 생각이 내 마음 깊숙한 곳부터 요동쳤었다.

 
"제발 살게 해 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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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무교지만 전쟁터 안에서 하나님 찾는 사람 없다는 말이 이해가 간다. 그만큼 살아간다는 것은 중요하고 행복하고 소중하고 숭고한 것이라 느낀다. 그러기 때문에 (나보다 훨씬 더한 상황의 분들이 많겠지만, 또 죽음의 문턱에 가까운 안타까운 순간도 많겠지만) 이 엿같은 셀 수 없는 후유증을 달고라도, 살아간다는 것은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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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자살시도하는 뉴스가 나올 때 "그래도 살고 봐야지"라는 많은 사람들의 댓글 반응들이 진심으로 이해가 간다. 이건 폭력, 경제력 등과 같은 외적 요인과 정신충격과 같은 내적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유가 그 중 무엇이었건 둘 다 였건 정작 그 죽음의 순간에 맞 딱뜨렸을 때는 분명 생명을 유지하고 싶은 시점, 순간이 올 것이다. 그것을 붙잡느냐 놓치고 마느냐의 문제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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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씨 죽고 말지, 뒤지고 말지" 라며 어리고, 일반인 시절 내뱉었던 상황과 말들이 참 철없게 느껴진다. 삶은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살아갈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의학이 더 발전해 많은, 더 많은, 더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힘든 경험을 겪지 않고 자신들의 의미 있는 삶을 의욕적으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이제 1년만 잘 버티면 '장기 생존자'의 타이틀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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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후유증들은 그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지만 나빠지는 건 할 수 없더라도 천~천~히 나빠지도록 막거나 맘을 놓고, 좋아지는 것은 좋아지도록 노력하고 낙관적인 희망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되도록 스트레스는 절대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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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절, 거른다라는 말이 있듯,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은 거를 수 있으면 바로 거르고 손절해야 한다.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만큼 당신의 정신과 몸은 여유롭지 않다. 힘들겠지만 할 수만 있다면 잘라라. 그들이 나쁜 사람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케미가 안 좋은 사람이라면 거를 수 있으면 단 칼에 걸러야 한다. 거를 수 없다면 최대한 피해라. 혹시라도 그게 지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잘못 생각했다. 그건 자신을 소중히 하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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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환우들)가 치료 전 스트레스 받고 화냈던 그 나날들을 생각해 보면 우주의 티끌 같아 보인다, 그.. 나 많이 내려 놓고 산다는 말.. 같은 말이라도 이 말들의 스케일이 정말 차원이 다르다. 절대 일반인들과 우리의 관점/시점/이해도가 같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그냥 우리는 다른 종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우리의 불편에 대해 이해를 바라면 안되며, 그들도 우리의 상태에 대해 공감하고 싶다해도 할 수 없다고 본다. 그냥 받아 들여야 한다고 본다

 

이것이 그냥 나의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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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이번 포스팅에서 , 이런 것들로 일상생활에서 남들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많이 힘들고 지치고 억울하도록 슬플 때 우리가(환우들) 겪었던 치료 중 (겪지 않은 사람은 절대 1도 이해할 수 없는) 그 힘든 상황들에서 지금은 얼마나 우리가 좋아졌는지,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좋아질 수 있는 것은 좋게 만드는 노력을 통해 다시 이 '새로운 일상'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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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그것이 우리의 고통은 알 수 없지만 곁에서 함께 힘들어했던 내, 우리 바로 옆의 보호자들에게 보답하고 다시 함께 일어서 행복한 나날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모습이라 생각한다. 

 

우리 모두,

필요없는 것은 잊고, 잃어버리고,

 

화. 이. 팅!하며

 

자연을 가까이 하며 생명을 이전보다 더욱 더 사랑하고 존중하자

 

이 생활에 감사하며 더 웃고 행복함을 찾아가자!

 

삶, 생명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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