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홍린이다.

근데 곁에서 지켜보던 사람은 내가 홍린이 입 맛은 아니라고 한다.

어찌하였건...

흑산도 홍어   출처: https://www.sansan.co.kr/news/articleView.html?idxno=9834

평생 안 먹다가 불과 몇 주 전 어느 날 갑자기 빠져버린 삭힌 홍어의 매력. 그동안 못 먹은 이유는 일반인들과 동일하다. 삭힌 홍어 특유의 그 역한 경험. 근데 사회초년 시절 팀장이 허구한 날 홍어집을 데려갔는데... 그 역한 기억 또한 한 몫했었다

금메달식당의 5개월 숙성 홍어 한 점

그리고 이번에 목포에 가서 흑산도산 홍어를 먹지 않는게 말이 되는 거냐며 미리 홍어에 대해 도전해 보았고 매우 괜찮았다!

평생 이 맛을 모르며 산 그 세월의 시간이 너무 아까울 정도였다

흑산도 전경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공홈

암튼 삭힌 홍어를 먹기 시작한지 이제 한 달도 안 된 초보가 도전한 목포의 흑산도산 홍어 양대산맥이라고 하는 덕인집과 금메달 식당의 후기. 일단 결론만 말하자면, 삭힌 맛이 심한 게 좀 힘들다면 덕인집 삼합을 추천하고, 오래된 숙성의 깊은 맛이나 코스로 찜-탕까지 다양하게 한 번 맛을 두루 느껴보자면 금메달식당을 추천한다


 

 

| 덕인홍어집

비가 내리는 어느 날 홍어는 참을 수 없다. 목포의 흑산도산 홍어만 다루는 홍어집 양대산맥 중 하나라는 덕인집. 이 곳은 노포와 서민적 분위기가 있다. 특히 이 날은 강풍과 비가 쏟아지는 날이었는데 유달산 등반 후 그렇게 홍어가 생각나더라 (나 초보 맞나?)

노포의 분위기. 보니까 2인 이상 뿐 아니라 나이불문 혼밥으로 홍탁을 즐기는 분들도 꽤 있었다

흑산 홍어삼합 9만원 역시 비싸다. 난생 첨 먹어보는 흑산도 산 홍어삼합 도즈 언~!!!! 9만 원입니다!

한 상이 나오는데, 반찬들도 맛있다. 그리고 저 소금 기름장에 꼬돌꼬돌한 홍어회의 식감

군침이 돌았다. 첨 먹어보는 흑산도 산 홍어. 근데 비린내? 꾸릿함? 나는 별로 못 느꼈다. 사실 암치료 이후로 비린내 나는 역한 것들에 대해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로 음식 포함 그런 냄새나는 것들에 대한 세상 모든 것을 기피하게 되었는데 신기하게도 홍어는 괜찮다. (추가로 내가 코가 많이 막혀 있는데 보통 삭힌 홍어회가 올라올 때 난다는 그 꾸릿함을 난 크게 느끼지 못했다)

딸려 나오는 묵은지와 수육. 이렇게 삼합. 덕인집 사장님 아주머니 (유뷰브에서 하도 봬서 아는 사람인 줄 만큼 낯이 익으신..ㅎㅎ)께서 삼합으로 먹으면 홍어의 향이 죽으니 되도록이면 홍어회만 소금에 '살짝' 찍어 먹기를 권하셨다. 근데 같이 간 파트너 자체가 홍어를 잘 못 먹어서 삼합으로 먹기 때문에 수육을 양보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왜 그런지 홍어 입문 한 달도 안 된 나는 그냥 홍어회만 먹는 게 너무 맛있었다 (결국 수육은 꽤 남겼는데 맛도 괜찮았다) 

홍어애가 나왔는데 암튼 빨리 먹어야 한다. 냉동인 데다가 금방 냉동이 가셔 버리니 후딱 먹는 게 낫다. 매우 크리미 한 느낌이긴 한데 처음에는 냉동의 그 맛 때문에 냉동 참치를 먹는 느낌이다가 씹자마자 입 안에 훅! 퍼지는 식감과 크리미향을 느낄 수 있다

흑산도산인 만큼 가격면에서 일반 요리 대비 당연히 비싸지만 (홍어는 상급 어류인 참치보다도 비싸게 친다고 한다), 노포 느낌에 부담 없는 한 끼를 경험할 수 있는 서민적 식당의 느낌이었다. 물론 홍어회의 맛 또한 훌륭했다

개인적으로는 홍어는 금메달식당의 1개월짜리랑 비슷한 맛으로 즐기기에 좋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곳으로, 홍란이로서 목포에서 흑산도홍어를 편하게 먹겠다면 이 집을 추천하고 싶다. 홍어회의 맛이 정말 부담스럽지 않고 딱 편안한 느낌으로 너무 좋았다. 다음에 목포를 가면 꼭 이 집을 다시 찾을 것 같다. 다만 수육, 묵은지는 금메달 식당이 더 맛있게 느껴졌다 


 

| 금메달식당 

회-찜-홍어애탕 코스를 경험할 수 있는 식당인데 가격이 가격인지라 고민을 꽤 했던 집이다. (코스 20만 원) 하지만 언제 올지 모르는 이곳까지 와서 양매산맥의 한 축을 가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는 결론 끝에 방문했다

테이블 식이나 신발은 벗고 들어가는데 추운 날에는 발이 좀 시리다 (사장님들은 슬리퍼 신고 계심 ㅎㅎ)

(역시 유튜브 등에서 많이 뵌) 80이 다 되어 가시는 사장님의 정정한 모습과 홍어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특히 홍어만큼은 손님들이 보이는 공간에서 꺼내어 손질을 하시는데 설명만큼 30여 년이 넘게 이어온 이 업에 대한 프라이드와 자신감이 상당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아래 거므스르 한 놈들이 많이 삭힌 거다

회는 1개월과 5개월 숙성 반반으로 부탁드렸다. 8개월짜리는 수분이 많이 없어서 마른 느낌이라고 하셨는데 5개월짜리를 먹어보니 약간 이해가 갔다. 육포처럼 마른 느낌의 고기를 계속 껌처럼 씹어먹게 되는 느낌이 5개월 짜리였는데 이것보다 더 질기고 씹기에도 오래 걸리는 느낌이 아닐까 상상해 본다 (5개월 짜리도 처음엔 수분이 없어 뵈는데 씹으면 씹을수록 수분이 쪽쪽 빠져나와 껌 같은 느낌으로 꽤 오랫동안 씹는 매력이 있었다)

특히 5개월짜리는 홍어 특유의 냄새도 맡을 수 있었고, 그 암모니아? 가 많이 슉슉 쏘는데 결국 볼 안쪽과 혀가 다 터져서 부어올랐다. 이 고통을 참으면서도 맛있어서 계속 먹게 되는데 이게 마니아들이 "입천장 다 까져도 먹게 돼요"하는 느낌인 것 같았다

구글에서 홍어리액션 검색
심하더라도 이정도 리액션이 적당하다고 본다     출처: kbc광주방송 유튜브

솔직히 유튜버들이 훅, 훅 거리며 난리 치며 헛기침하거나 우웩 하는 건 그냥 오버하는 리액션으로 보인다. (홍어 잘 먹는 부류들) 그 정도는 아닌 것 같고 "음, 음 음.... 좋아... 음... 오..." 이런 느낌이 맞는 것 같다

※홍어 먹고 혀가 부은 모습. 혐짤이라 이미지는 접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왼쪽의 [더 보기]를 눌러 펴서 보세요

더보기
5개월 삭힌 홍어를 먹고 혀가 아주 지대로 부었는데 옛날 방사선 치료하는 기억이 떠올라 무섭긴 했다

※혀가 부은 모습. 혐짤이라 이미지는 접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펴서 보세요

 

이 곳 소금은 덕인집과 달리 기름이 없었는데 둘 다 맛있다

일단 다음날부터 식도락 여행은 생각하지만 못한 부상투혼으로 이어졌고 한 2,3일 갔다. 그리고 집에 올라와서 홍어를 먹었다가 안 그래도 아물고 있는 상태라 그랬는지 또 까졌다 ㅋㅋ. 그러고도 계속 먹고 다음날 또 먹었다

나는 5개월짜리도 괜찮았는데 먹어보진 못했지만 상상이 좀 가는 8개월보다는 5개월에서 안착하는 것이 좋겠다고 느껴졌고, 1개월짜리는 명인집과 큰 차이를 못 느낄 만큼 초보를 위한 안정적인 맛이었다. 다만 회만 먹느라 수육을 꽤 남기긴 했는데 수육은 금메달식당이 더 맛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제일 신선한 경험은 영상으로만 보던 홍어코를 먹을 수 있었다. 보통 홍어는 1) 코 2) 날개 3) 꼬리 순으로 제일 맛있다고 하는데 와... 오독오독오도독! 하 + 부드럽고 + 질겅질겅 한 식감 포함 굉장히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부위였다. 홍어 도전이라면 가능하다면 홍어코도 꼭 추천해 본다

홍어애도 중간에 주시는데 덕인집의 냉동과는 더 신선한 느낌으로 진짜 크리미 한 맛을 느낄 수 있어서 홍어애는 금메달집이 더 맛있었다. 다만 개인적으로 이 아이스크림 같은 크리미한 느낌의 음식은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라 한 점 정도가 별미로 딱 좋았다

수육은 남겨도 홍어는 남기지 않습니다

찜이나 탕도 괜찮긴 했는데 갠적으로 그 알싸한 맛들이 회만큼 와닿진 않아서 다음에 방문하게 된다면 삼합으로만 시킬 것 같다. 찜은 양념이 꽤나 괜찮았고, 탕은 이해를 돕자면 야간 마라탕 계열인데 마라탕 따위 먹을 바엔 홍어탕을 먹는 게 낫지 않나 싶다

우리가 오픈하는 시간에 잘 맞추어 가서 그런진 몰라도 수육은 갓 나온 맛에 최고였고, 이런 말은 어폐지만 묵은지가 짜지 않았다... 음.. 적당하게 짰다란 말이 더 어울릴까... 암튼 수육이랑 묵은지 김치만 먹어도 좋다고 할 정도로 (홍어 못 먹는 사람 데리고 가도 좋다) 맛있었다


 

목포여행이 끝나고 홍어가 너무 그리워 올라오자마자 동네 홍어전문식당에 가서 즐겁게 홍어와 간재미탕을 즐겼다. 워낙 손맛이 좋은 집이라 그런지 바로 경험하고 돌아온 흑산도산 홍어집들과 비교해도 꽤나 괜찮은 집이다

다음날 어제 간 동네 홍어전문식당에서 다시 포장을 해와 또 먹었다. 홍어에 대한 공부를 하며.. 몰랐는데 흑산도산은 전라남도 지역이 아닌 이상 소비하기가 힘들 기고 하도 한국이 홍어를 찾으니 칠레산도 귀해지기 시작하고 있고 미국, 아르헨티나 산을 많이 수입한다고 한다. 그리고 나주 영산포가 이 수입산들의 집결지고 여기서 모두 삭힌 후 전국으로 유통된다고 한다.

대청도 홍어   출처: OBS 공홈

국산으로서는 흑산도와 대청도가 유명한데, 홍어는 차가운 물을 좋아해서 오히려 대청도와 같은 서북해에서 제일 많이 잡히고, 전국 모든 해안에서 잡히기도 한다. 다만 흑산도 홍어는 어획량 조정 및 잡은 물고기마다 바코드를 입력하는 정책을 써 굉장히 귀한 최상위급이라고 한다

 

홍어를 먹고 난 후 급기야 정약전 선생이 흑산도에서 유배도중 어류도감을 쓴 이야기를 다룬 이준익 감독의 영화, <자산어보>를 보았다. 얕고 짧은 식견 때문에 정약용이 정말 대단한 위인인 줄 알았는데 형인 정약전에 대한 이야기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흑산도 사람들도 먹지 않았던 짱뚱어와 아구가 현재 우리의 식단에 올라올 수 있도록 해준 것 또한 정약전 선생 덕분이었다

야생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신안 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이 영화 자체도 꽤나 잘 만든 명작이어서 결국 마지막에 눈물까지 흘렸다. (실제 촬영지는 서 쪽으로 우이도와 흑산도를 바라보는 비금도라고 한다) 이렇게 나의 홍어여행기는 끝을 맺었고 다음에는 꼭! 꼭! 흑산도에 가서 흑산도 홍어(생회 포함)를 먹고 그 아름답다는 흑산도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고 싶다.

2027년에 공항이 생긴다고 하니 강아지가 없으면 아주 편하게 여행다녀올 수 있을 듯 하다&nbsp; &nbsp;출처: 나무위키

자차+강아지들이랑 가기는 상당히 높은 레벨의 여행지다. 사람만 간다면 목포에서 2시간 30분 걸리는 쾌속선을 타고 다녀올 수 있지만, <자차+반려견>이라면 압해도에서 6시간짜리 여객선에 차를 싣고 갈 수 있다. (자동차 싣는 비용도 만만하지 않다)  그리고 통영 욕지도 가는 것처럼 반려견을 차 안에 태우고 배를 탈 수 있는지와 가는 동안 주차 해 놓은 차에 갈 수 있는지는 확인해 봐야 한다. (통영 욕지도의 경우 강아지들은 차 안에 두 되, 가는 동안 주기적으로 차에 가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흑산도에는 애견 펜션 (+우리처럼 다견 중형견을 위한 애견펜션)도 아직은 없어서 당일치기로 다녀와야 하는데 배도 하루에 딱 하나 있어서 도착해서 섬을 나올 때까지 약 3시간 정도밖에 시간이 남질 않는다. (그 옆에 있는 송도, 홍도 등에 가는 건 상상도 못 한다)

흑산도 홍어&nbsp; &nbsp;출처: 중앙일보

언젠간 가보고 싶다, 흑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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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서 바라 본 명동, 소파길의 시작점

지난 번 남산 산책 길에 이어 역사 산책 포스팅을 올려 본다

남산 소파로(길) 역사 산책 포인트 목차: 
- 세종호텔
- 남산예장공원
- 소파로 산채밥 맛집
- 강북 중구 3대 사립 국민(초등) 학교 - 리라, 숭의, 계성
- 돈가스거리
- 남산케이블카
- (구) 동보성 (중국대사관영사부) - 중화요리
- 삼순이계단
- 회현시민아파트
- 원조남산돈가스
- (구) 남산밀레니엄 호텔

| 소파로

중앙의 보라색 선이 소파로

소파로는 명동 세종호텔 건너편 부터 시작해서 밀레니엄힐튼이 자리잡은 소월길까지의 길이다. 이 동선에는 리라, 숭의초등학교, 남산돈가스거리, 현재 중국대사관인 옛 중화요릿집 (구) 동보성, 남산케이블카, 남산산책로 B코스, 삼순이계단, 그리고 백범광장을 지나 밀레니엄힐튼까지 이어진다. (남산돈가스는 소파로의 거의 끝자락에 있다)

소파 방정환선생 동상의 옛, 지금 모습, 옛 모습 뒤로 (구)어린이회관이 보인다&amp;amp;nbsp; &amp;amp;nbsp; 출처:&amp;amp;nbsp;https://lrl.kr/fnjw

남산을 둘러쌓고 있는 이 소파길과 소월길을 따라 장충단길까지가다 보면 일제강점기부터 근현대의 대한민국 서울의 풍부한 역사의 순간과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동시에 이제는 야생동물이 살지 못하는, 파괴되고 유린된 남산의 슬픈 연대기이기도 하다) 소월길이 시인 김소월에서 따왔듯 소파길은 어린이날을 만든 방정환 선생님의 호에서 따와 1984년에 명명되었다

지금의 소파로길에서 바라 본 1971년 남산과 (구)어린이회관&amp;amp;nbsp; 출처: https://lrl.kr/nLBr

1966년 '애국선열조상건립위원회'란 것이 생기면서 우국지사 동상, 기념탑, 시비 건립 '열풍(?)'이 일었었는데 남산의 민족사적 이유 때문인지 윗분들의 선호지는 #1은 항상 남산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남산에 가면 동상들이 우후죽순 몰려 있다. 후순으로 어린이대공원, 장충단공원...) 이는 유신시대 애국교육의 흔적인 동시에 일본강점기 시절 남산에 들어서 있던 일본의 상징물들에 대한 반작용으로 볼 수 있다. 소파 방정환 상도 이 시기 1971년 남산에 지어졌고 이후 육영제단의 어린이회관 (현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이 자리를 옮기며 1987년 어린이회관과 가까운 서울어린이대공원으로 옮겼다

남산 방향 소파로의 시작&amp;amp;nbsp; 출처:&amp;amp;nbsp;https://lrl.kr/MWtE

그럼 이 동선에 있는 주요 POI들을 살펴보자.


| 세종호텔

소파로 길의 시작과 세종호텔 건물 (중앙SEJONG)

소파로 동선 직전의 대표적 랜드마크로 뽑을 수 있겠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호텔건설은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중요한 관광사업이었다. 따라서 정부기관이 추진했거나 정부의 입김이 들어간 것으로 대표적으로는 워커힐 '63, 웨스틴 조선 '70, 남산 하얏트 '78, 롯데호텔 '79 등이 있다.

현 엠베서더호텔, 옛 금수장 (출처: 중앙시사매거진)

그 와중에 개인의 민영/민자 호텔 건립 사례도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1966년 세종호텔이다. 이외 금수장 (현 장충동 엠베서더호텔) '55, 명동 사보이 호텔 '57이 있다 (호텔 연혁을 보면 서로들 최초의 민자 호텔이라고 한다 ㅎㅎ)
 

세종호텔 은하수 공홈펌&amp;amp;nbsp; 출처:&amp;amp;nbsp;https://lrl.kr/EybM

세종호텔은 명동, 남대문, 남산으로의 관광 근접성이 뛰어난 곳에 위치 하여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았기도 하다. 특히 1978년에 선보인 한국최초의 한식 뷔페 '은하수'로 유명했다. 코로나19로 잠깐 쉬고 이후 구설수에 올랐지만 쨋든 다시 영업 중이다


 

| 남산 예장 공원

남산 예장공원&amp;amp;nbsp; &amp;amp;nbsp;출처:&amp;amp;nbsp;https://lrl.kr/rXKO

2021년에 조성된 공간으로 위 이미지 '예장공원'의 글자가 있는 곳이 철거된 안기부 6국이었고, 훨씬 이전엔 일제강점기 통감관저 및 일본이 거주지가 있던 곳이기도 했다. (임진왜란 시 왜국 본부) 바로 남산이 유린당하기 시작된 첫 기점이었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시대가 변하며 1990년 서동권 (안전기획부장), 고건 (서울시장), 강홍빈 (서울시시정연구관, 도시계획학박사)의 3자 회동을 시작으로 약 5년 동안 많은 공무원들을 거쳐가며 정보부의 초기 청산 작업이 이루어졌다

무빙에서 이미현의 안기부 사무실

"남산은 정보부의 대명사가 되었다(중략)... 오랜 세월 동안 '남산'은 인간성이 파괴되는 공포의 공간이 지대로 여겨졌다. 제3공화국에서 시작하여 제6공화국까지 장장 34년간이나 이어졌다(중략)... 상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한 공포의 시절이었다. 정보부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국가기관이었다. 국내정치는 그러했지만 밖으로는 많은 공을 쌓기도 했다" - 손정목 "서울도시계획이야기" 발췌

조심스럽게 예상해 보는데, 드라마 <무빙>에서 나온 이미현 (한효주 분)의 안기부 사무실은 남산을 뒤로한 국가안전기획부 (현 유스호텔)을 기준으로 하되 예장공원 조성과 함께 철거된 안기부 6국, 그리고 한예종에 위치한 안기부 이문동 청사의 공간들이 함께 합쳐져 묘사된 건 아닐까 한다
 


 

| 소파로 산채밥 맛집

미슐렝 가이드의 목멱산방 메뉴&amp;amp;nbsp; 출처 목멱산방 공홈

소파로(길)에는 두 개의 유명한 산채밥집이 있다. 먼저 위 언급한 예장공원과 통감부터를 지나자마자 바로 '목멱산방'이라는 곳이 나온다. '19년 남산공원길에서 리라초등 건너편으로 이사했다. 

겸재 정선의 '목멱조돈'

근데 왜 남산도 아니고 '목멱산'방일까? 바로 남산의 옛 이름이 '목멱산'이었기 때문이다. 마뫼, 말뫼라는 순우리말을 음역 하여 목멱이 되었다고 한다. 그 음역의 공식은 잘 모르겠다...

한 눈에 보는 한양도성&amp;amp;nbsp; 출처:&amp;amp;nbsp;https://shorturl.at/IPZ39

남산은 (경복궁 기준) 조선시대 북 북악산 (주산), 서 인왕산 (우백호), 동 낙산(좌청룡)과 함께 한양 성내를 조망할 수 있는 (안 쪽에 있는) '안산'과 같은 곳이었다. 조선이 여기에 국사당을 짓고 모시던 수호신이 목멱대왕이었다

산채집 인스타 공식 펌

다른 하나는 소파길을 좀 더 올라와 돈가스 거리에 위치한 촛불1978 뒤의 남산 산채집이다. 돈가스 거리에 위치한 것 답게 산채비빔밥 외에도 왕돈까스를 같이 팔고 있다.  돈가스 거리는 좀 더 있다가 다루겠다. 암튼 두 집 다 수요미식회에서 소개되었었다


 

| 강북 중구 3대 사립 국민(초등) 학교 - 리라, 숭의, 계성

새로 터를 잡은 목멱산방 건너편에는 리라, 숭의 초등/대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이들 또한 남산 안에서의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금도 명문 사립으로서 그 시절(90년대) 구역별 셔틀버스는 물론, 급식, (영상) 방송반, 관현악부 외 시즌에 따라 스케이트, 스키, 수영 등 그 시절 고급 스포츠 액티비티 수업 시간이 따로 있었고, 수학여행 코스도 서로 견줄만한 곳들이었다 

숭의초등학교&amp;amp;nbsp; 출처:&amp;amp;nbsp;https://lrl.kr/MWuI

조선시대의 우리와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 일본도 이 풍수명당 남산에 군침을 흘리고 있었는데 미친듯이 조선왕궁을 공략하며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하며 받아간 남산에 일본 신을 모시는 조선신궁과 경성신사 등을 지었고 1953년 개교한 숭의학원이 바로 이 경성신사 터였다. 6.25 전쟁 이후 주인 없던 땅이나 시설을 차지하려는 행위가 많았다고 하는데, 바로 최기석이라는 사람이 경성신사 터와 신사건물을 차지했다고 한다

숭의여자대학교 경성신사&amp;amp;nbsp; &amp;amp;nbsp;출처:&amp;amp;nbsp;https://lrl.kr/MWuM

이때부터 어마어마한 가건물 알 박기의 아스날 연대기가 펼쳐지는데 (영락교회, 이준 삼풍 회장, 박동선 모자, AFAK , 이승만과 박현숙 등) 이야기가 너무 길어져서 다음 기회에 다루기로 하고, 어찌하였건 이 덕분에 숭의 초등, 여고, 대학은 남산의 아름다운 자연친화적 환경의 계곡 속 개신교 선교교육의 대한민국 대표 사립학교로서 승승장구하게 된다

일명, 병아리 리라 초등학교&amp;amp;nbsp; &amp;amp;nbsp;출처:&amp;amp;nbsp;https://lrl.kr/rXLF

예쁘고 귀여운 노랑 교복 때문에 병아리라 많이 불리 웠었고, 많은 연예인 배출로도 유명한 리라 예술고등/초등학교는 숭의초등 바로 옆에 위치한다. 여기도 일본의 노기신사가 자리 잡았던 곳인데, 권응팔이라는 사람이 그 시절 상경한 비행청소년들을 모아 기술을 가르치는 선행을 통해 재단법인 직업소년원으로 인정받아 1973년 '리라학원'이 된다. 그리고 이 권응팔의 딸 권리라 양이 입학하며 '리라국민학교'가 된다. 리라초 뒤의 남산원 또한 강점기 시절 내목신사 터가 되겠다

김원 건축가가 디자인한 계성국민학교. 나름 유명했던 시계탑 이전에 찍힌 사진인 것 같다&amp;amp;nbsp; 출처: https://lrl.kr/rXLK

소파로에 위치하진 않았지만 위 당시 서울 사립 국민학교 삼국지로 치면 숭의, 리라 말고 계성이 있었다. 세종호텔 뒤 명동성당 계성여고 옆에 위치한 가톨릭 사립 계성국민학교는 지금 반포로 (쫓겨(?))옮기긴 했지만 당시 이 세 국민학교는 상당한 라이벌 관계였다. 명동성당에 위치한 관계로 데모가 많던 전통 시절 최루탄가스로 밥 먹듯이 수업중지도 많았고, 명동 성당의 복사가 되면 김수환 추기경님을 만날 수도 있었고, 수녀님 교장 및 선생님들이 있었고 (성경) 교리 정규 수업이 따로 있었다

명동성당과 계성여고를 지나 샛별동산을 끼고 계성국민학교 쪽으로 향하는 동선에 중간에 위치한 샤르트르 성바오로수녀회 서울관구의 장미창문. 잔디밭 뜰도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출처: 평론가 이재용과 그의 딸 그리고 건축 https://shorturl.at/bfuRZ

장미 창문으로 유명한 학교 건물 옆 명동성당 샤르트르 수녀원을 디자인했던 김원 건축가의 그 연속성을 담은 작품이기도 하다. 인현서당이란 이름으로 1882년 개교되었고 1941년 계성국민학교로 개칭되었다.  상징은 샛별이었다. 계성(啓星) > 빛나는 별 > 샛별 > 성모 마리아

1987년 6월 항쟁의 명동성당 언덕

소파로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여담으로 8,90년대 초 민주화운동 시기의 계성 학생들은 최루탄을 몸으로 기억할 정도로 매우 익숙한 세대이다. 그도 그럴 것이 명동성당 바로 뒤였으니 데모만 터지면 최루탄이 터지고 중간에 집으로 돌아가거나 휴교가 비일비재했다.

6월 항쟁 종료 후 사람들을 이동시킨 계성국민학교셔틀버스 (3호차인듯...)&amp;amp;nbsp; &amp;amp;nbsp;출처: https://shorturl.at/gEJY1

1987년 6월 민주항쟁 시 국민학생들은 일찍이 집으로 돌아갔으며 극적인 타협을 본 후 항쟁에 있었던 이들은 계성국민학교 버스로 이동시키기도 했다.
 

당시 기사&amp;amp;nbsp; 출처&amp;amp;nbsp; &amp;amp;nbsp;https://shorturl.at/hltR4

또한 이때 6월 항쟁 동안 농성 중의 언니, 오빠들을 위해 자신들의 도시락을 건네었던 그 당시 일명 '도시락부대' 계성여고생들의 일화들도 유명하다 (90년대 즈음 계성국교생들은 학교 건물 레노베이션 때문에 계성여고 건물에서 1년여간의 시간을 보낸 적이 있어서 계성여고 언니, 누나들과도 거시적으로 낯선 관계는 아니다) 

소파길 얘긴데 중구 이야기가 너무 길었다 다시 동선으로 돌아가서..


 

| 돈가스거리

네이버맵 위성사진으로 보니 한 6곳의 돈까스집들이 보인다

여기에는 돈가스뿐 만 아니라 프러포즈의 성지로 불렸던 촛불 1978, 산채비빔밥으로 유명한 산채집도 있다. 뭐 어쨋던 남산돈까스로 유명한 거리로 호객행위도 장난 아니어서 차 타고 지나만가도 홀릴 홀릴 듯한 호객 행위에 이끌려 끌려 들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1978년 12월에 오픈해 그 시절 프로포즈 장소로 유명했던 '촛불1978'

돈가스 거리는 리라, 숭의 입구를 지나치자마자  펼쳐지는 그림으로 남산 먹방을 위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간이다 (사실 여기 말고 딱히 먹을 구역이 없다)

빅페이스의 원조남산돈까스 공론화 관련 나무위키펌

'21년 유튜버 빅페이스로 인해 원조 돈가스 집이 어디인가 논란이 있어 법정소송까지 가는 사건이 있었고  (https://shorturl.at/HWX24),  '23년 디즈니플러스 <무빙>으로 다시 한번 떠올라 찾아갔었다. 
 


 
 
 

| 남산케이블카

1960년대 초반 남산타워까지 600m를 잇는 대한민국 최초의 케이블카로서 남산 여행의 오랜 로망의 상징 중 하나다. 1964년엔 최초로 케이블카에서 첫 결혼식이 열렸다고도 한다

2013년 승강장의 모습이라고 한다. 현재도 더 심하면 심했지 별 다를 바 없다.&amp;amp;nbsp; 출처&amp;amp;nbsp;&amp;amp;nbsp;https://shorturl.at/twAGV

하지만 주말에 한 번 타려면 엄청난 줄이 기다리는 곳. 요즘처럼 인터넷, 미디어가 다양해지지 않았을 때 (월미도 바이킹과 함께 ㅎ) 심심치 않게 뉴스에서 사고 소식을 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인터넷에서 좀 찾아봤는데 아래와 같다. (출처: https://shorturl.at/tEGQW)

- 1993년 물받이에 부딪혀 승객 21명 부상
- 1995년 운전사 음주운전으로 케이블카 2대가 승강증 들이받음 
- 2009년 강풍 사유로 지상 100m 지점에서 멈춤 (승객 12명 공중에 매달려 있다가 긴급 구조됨)
- 2019년 제어되지 않은 20m 고속질주로 안전펜스와 부딪힘. 승객 7명 부상 (경상이라고 함)
독점논란에 대한 최근 뉴스 출처: 연합뉴스

박통 시절 사실상 무기한적 허가권 계약을 승인받고 계약한 민자 사업인데 (군사정권 당시 궤도업(케이블카) 면허를 내주면서 사업 종료 시한을 명시하지 않았다. 사실상 영구적 독점이 가능하다는 얘기: 나무위키 )... 남산은 국가 소유고 케이블카 사업허가권은 또 서울시에 있다 보니 독점 운영에 대한 논란도 있는 곳이다. 

(소리없이) 타고 올라갈 때 야경 찍었던 때

관광객도 많아지니 케이블카 내의 현실은 이렇다. 그리고 출퇴근 피크타임 지하철 느낌이라 보면 될 듯하다

당시 케이블카가 아니면 도보나 차로 남산타워까지 이동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웰빙문화 때문에 개인 자동차는 통제되었지만 도보를 위한 둘레길이 생겼고 (남산은 270m밖에 안되기 때문에 일반인 기준 오르기 힘든 산은 아니다), 버스로도 올라갈 수 있다. 남산 케이블카가 몇십 년에 걸친 워낙 로망의 상징이어서 참 타기가 힘든데 (줄 때문에...) 600미터를 올라가는 동안의 풍경은 당연히 좋다. 케이블카 안의 현실은 창문 앞에 서지 않는 이상... 각자도생. 매출이야 한 개인이 왈가불가할 건 아니지만 나름 근대 역사의 아이콘으로서 시대가 지속적으로 바뀜에 따라 그 문화를 꾸준히 반영하며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 (구) 동보성   (중국대사관영사부)

30여년을 자리잡았던 옛 중화요리 동보성 자리

남산돈가스 거리의 끝과 남산케이블카 바로 사이에 퇴계로 18길이라고 빠지는 길이 있는데 이는 중국대사관영사부로 가는 길로 원래 '74년에 오픈한 동보성이라는 유명한 고급 중화요릿집이 있었던 곳이다. 2000년대 초반 중국대사관영사부가 들어오며 현재는 명동에서 운영 중이다

(여러 썰이 있지만 이른바 "홍콩간다"라는 은어도 그 시절 중화요리 붐 때문에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amp;amp;nbsp; 출처: https://shorturl.at/htBLM

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이어졌던 고급 중화요리 붐을 타고 홍보석, 만다린, 만리장성, 만강홍 등과 어깨를 견주었던 곳으로 특히 안기부가 위치한 남산이라는 위치 때문에 정관계, 언론계의  고위직 인사들의 화합 장소로도 유명했다. 물론 바로 앞에 위치한 고급 사립인 리라, 숭의, 계성에서 졸업식 등의 기타 이벤트가 있을 때도 즐겨 찾던 곳이기도 했다 

출처: 동아일보 2005년 기사

안타깝게도 위를 제외하곤 그 시절 건물이라던가 음식들의 사진은 찾을 수 없었다. 쨋든 위 사진에서 언급된 화교억제 정책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이야기로, '45년 60만 명 정도의 화교들은 '75년에 들어 6만 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차이나타운 형성 특성 상 내수의 자본들이 그 들 내부에서만 돌기 때문에 한국 내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상업은 물론 부동산에 대해서도 철저히 억제 정책을 펼쳤다. 이 시절 상징적인 화교 철거의 현장이 바로 현 서울 시청 광장 앞 플라자 호텔이기도 하다
 
 

현지화 된 대표중화 요리들 (한국 자장면, 일본 라멘, 군만두, 미국 찹 수이)

중국음식은 그 나라들에 차이나타운이 정착되며 현지화되는 것이 많은데 (한국의 자장면, 짬뽕 일본의 라멘, 야끼만두(군만두), 미국의 찹수이, 오렌지치킨, 베트남 쌀국수, 태국 팟타이 등)  이 때문에 미국과 일본 및 다른 차이나타운이 활성화된 나라들 대비 한국의 중화요리 그 개수가 현저히 적은 이유라고 한다


 

| 삼순이계단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의 엔딩씬&amp;amp;nbsp; 출처:&amp;amp;nbsp;https://shorturl.at/FTVY9

숭의와 리라초 얘기에서 언급한 경성신사, 내목신사 등 외 강점기 시절 일본이 남산에 지은 신사 끝판왕은 조선신궁이다. 이 때문에 남산의 수호신 목멱대왕을 모시던 궁사당이 인왕산으로 위치를 옮기고 지금은 그 터에 현 팔각정으로 남아있다

조선신궁 항공사진 '30년대로 추정&amp;amp;nbsp; 출처:&amp;amp;nbsp;https://shorturl.at/SUY24

조선신궁은 남산공원의 현재 사라진 남산 식물원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왜 남산 꼭대기의 궁사당을 치워버렸는가? 바로 아마테라스라는 일본민족의 '주신'과 메이지 천황을 모시는 신궁을 감히 궁사당이 남산 정상에서 바라보고 있는 게 건방지다는 것이었다

네이버맵과 당시 조선신궁 설계도 비교

삼순이계단은 바로 이 조선신궁으로 가던 계단의 터로 알려져 있는데 100프로 맞는 말은 아니다. 네이버맵과 당시 조선신궁 설계도를 퀵하게 비교해 보았다 (맞겠지?). 일단 조선신궁의 계단은 소파길이 소월길로 넘어가는 도동 삼거리 (현 밀레니엄힐튼 호텔 앞)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 백범광장을 관통하여 옛 남산 식물원 자리까지 이어진다
 

조선신궁 동선 (개인적 예측치). 이렇게 보니 정상의 궁사당을 가르키는 직선의 동선을 가지고 있다

조선신궁의 동선은 이런 그림이 만들어지는데, 삼순이 계단은 말 많고 탈 많던 육영제단의 첫 기념 건물인 어린이회관 (현 서울특별시 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건물터를 지을 때, 그 이전에 허물었던 조선신궁터 잔재들을 가지고 만든 계단이라고 추정된다고 한다. 삼순이 계단은 조선신궁의 잔재의 흔적은 맞으나 위치는 다른 셈이려나
 


 

| 회현시민아파트

출처: 네이버 맵

삼순이 계단을 조금 지나 내려오면 회현시민아파트와 2017년에 지어진 회현-남산을 잇는 엘리베이터가 나온다

근현대 개발시대 서울시장 3대장&amp;amp;nbsp; 출처: 주간경향

'66년 3월부터 '78년 12월까지 김현옥, 양택식, 구자춘이 서울시장을 맡았고 현재의 서울 이들에 의해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도부터 시작해서 지하철까지 심시티 이상의 모든 것) 특히 지금까지 서울, 아니 대한민국에서 아파트란 존재는 거의 절대적이며 이 또한 이들과의 관계를 빼놓을 수 없다

와우아파트 붕괴 참사&amp;amp;nbsp; 출처: 중앙일보

불도저라는 별명의 개발 1세대 서울 시장 김현옥은 대한민국 역사 상 부실 공사 대표적 상징 중 하나인 '70년 와우 시민아파트붕괴 참사와 함께 서울 시장 사퇴를 하며 마지막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튼튼히 지어라 하며 퇴임했고 이게 바로 회현시민아파트였고, 다음 타자인 양택식 시대에 1,2차가 완공이 되었다

70년 완공 당시와 70년대 중반의 사진&amp;amp;nbsp; 출처: 한국아파트신문

 지금 들으면 시민아파트란 게 서민 아파트 같이 들리지만 당시 중산층 혹은 그 이상의 돈 좀 있는 사람들이 살았다. 하지만 오랜 세월 노후화가 되며 2023년 10월 철거 결정이 내려졌다. 근데 아직까지 철거 소식이 들리지 않는 것을 보니 진행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긴 하다 

소파길 우측의 회현시민아파트 모습&amp;amp;nbsp; &amp;amp;nbsp;출처:&amp;amp;nbsp;https://shorturl.at/qFV24

당시 개발시대의 잔존물이긴 하지만 마지막으로 지어지고 마지막으로 남은 서울 시민 아파트로서 시대가 지난 만큼 현재 사람들이 이 건물을 보며 느끼는 역사, 문화적 관점은 또 다를 것이다. 수많은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등의 배경이 된 것도 이를 뒷 받침 한다. 

출처: 서울경제 신문

임상수 감독의 <하녀>,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 씨>,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 Netflix의 <스위트홈>, 빅뱅의 <거짓말> 등

 

위는 [chBTV]에서 퍼 온 2017년 당시 회현시민아파트 앞에 생긴 회현동과 남산을 잇는 엘리베이터 관련 뉴스 영상이다. 물론 아파트인 만큼 외부인은 출입 금지다. 하지만 소파로를 거닐며 서울 근현대 역사의 발자취를 느껴볼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이겠다. 들어가보란 얘기가 아니다. (참고로 지금 남아있는 건 회현 2 시민 아파트이고 회현 1 시민아파트는 2000년대 초반 이미 철거되었다)
 


 

| 원조 남산 돈가스
 

그리고 조금 내려오면 원조 남산 돈가스에 오게 된다
이 글은 산책하던 당시의 글과 평행선을 이루는 포스팅이라서 아래 링크로 대신한다
 

 

어느 흐린 9월 중순 남산 주말 나들이 : 남산돈가스와 소파길

병원을 많이 다니다 보니 어느새 토욜 병원 가는 날은 데이트하는 루틴이 되었다. 병원 여는 시간에 가서 아침, 오전, 이른 오후 돌고 집으로 오는 루틴. 오늘은 병원 > 남산 > 후암동 > 남대문 시

electronica.tistory.com

 
 

남산 돈까스 관련 빅페이스 유튜브 동영상

유튜버 빅페이스 덕분에 일반인들은 모를 이야기가 소파로의 역사/문화 산책 길의 또 하나의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 (구) 남산밀레니엄힐튼 호텔

 

출처: 아시아 경제

 
소파길의 끝자락은 위에 언급한 것처럼 조선신궁 계단의 시작인 도동 삼거리가 있고 여기를 지나면 소월길이 시작된다. 그리고 바로 이 교차점에는 대한민국 근현대 건축의 걸작 중 하나인 김성종 건축가의 (구) 남산밀레니엄힐튼이 영업을 종료하고 조용히 철거를 기다리고 있다
 

아래글에도 힐튼 이야기...

 

강남교자에서 점심 후 강남역 산책한 소소한 일상

토요일도 병원 날이라 강남역으로.. 오전의 강남역의 한산한 길거리는 항상 낯설다. 오전 9시 경의 모습 불타는 금욜에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암튼 오전은 한산하다.. 오늘은 치과의 날... 항상

electronica.tistory.com

 
이 건물에 대해서는 블로그에서 하도 언급을 많이 해서 넘어가고, 당시 모더니즘 건축의 대명사인 김종성 건축가가 서울에 남긴 작품을 몇 개 소개해 본다
 
 

실제 키에 맞춰 표현한 모더니즘 건축의 3대 거장&amp;amp;nbsp; 출처:&amp;amp;nbsp;https://shorturl.at/fnsvJ

모더니즘의 3대 거장을 뽑는다면 당연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미스 반데 로에, 르 코르뷔지에가 꼽힐 것이다. 김종성은 이 중 미스 반데 로에가 몸 담았던 일리노이 공과 대학 건축학부에서 미스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았으며 그 수제자로서 이후 미스의 건축 사무소에서 일을 하며 나중에는 이 학교의 건축학장을 맡기도 했다. 한국인으로서 미국 유명 건축대 학장을 지낸 사람을 꼽자면 바로 김종성과 미국 건축대학 1위를 20여년을 넘게 갱신하고 있는 코넬대의 윤미진 학장을 뽑을 수 있겠다
 

1956년 일리노이 공과대학 유학당시 미스의 걸작품 중 하나인 크라운홀 앞에서의 김종성&amp;amp;nbsp; &amp;amp;nbsp;출처ㅣhttps://shorturl.at/fgyCV

 
미국에서 활동하던 김종성이 70년대 최고의 건축대의 교수직까지 포기하고 한국에 자리 잡게 된 계기는 바로 대우의 김우중 회장 때문이었다. 당시 개발 중이던 대한민국은 외국 자본을 끌어 오는 것이 매우 중요했고 그 중심에는 외국인들이 투숙하는 '호텔'이라는 건축물이 있었다. 따라서 겉모습 뿐 아니라 공간의 기능적 요소들도 절대적으로 매력적이여만 했던 이 중요한 건축물에 대한 디자인은 한국인이 아닌 유명 외국인 디자이너들에게 맡기는 것이 당연하던 시절이었다. 현재 역사가 오래된 서울의 대표 호텔들은 죄다 외국인 건축가들의 작품이다
 

출처: 서울스퀘어 공홈

당시 대우기업 회장 김우중은, 대우센터 (현 LG 서울스퀘어) 근접한 곳에 한국인의 손으로 지은 멋진 호텔을 짓고 싶었고 실력 있는 한국인을 찾으라 직원들에게 지시한 끝에 마침내 김종성과 만나게 된다. (이때가 1970년대 후반이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경기고 선배임을 알게 된 김우중은 김종성에게 "형님, 형님"하며 서울에 호텔 건축 부탁을 하게 되는데 이게 바로 남산 밀레니엄 호텔이었고 미스 벤더 로에의 모더니즘 디자인 유전자가 돋보이는 엄격한 반복된 구조의 질서에 의한, 동시에 미스에게서 벗어나 자신 만의 건축 디자인을 꿈꿀 수 있었던 (기능성 관점으로 볼 때 미스는 호텔 건축을 해 본적이 없기 때문에 김종성으로서는 새로운 도전 일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근현대 건축의 걸작이 탄생했다. 이후 김종성은 서울에 터를 잡으며 이후 여의도 빌딩 꼭대기의 두 층을 사용하는 서울건축 사무소 소장까지, 대한민국에 뿌릴 깊이두는 건축 디자이너로서 다시 한 번 거듭나게 된다
 

출처:&amp;amp;nbsp;https://shorturl.at/aBOV4

서울 안에 밀레니엄 힐튼 말고도 그의 족적은 많이 남겨져 있다.  서울 여행을 기획한다면 김종성 건축가가 남긴 흔적을 따라가 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싶다
 
 


쨋든 이렇게 밀레니엄힐튼을 끝으로 소파로/소파길의 역사 산책 포스팅을 마쳐 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걸어도 좋은 그곳.

그리고 다음엔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소월길의 이야기를 다뤄보려 한다


 
 
아래는 김종성 건축가의 서울 건물들: 
 

경희궁 서울시립 역사박물관
회현동 대우재단 빌딩
서울대 박물관
서울대 정밀기계설계공동연구소
서린동 SK사옥
서소문 효성빌딩
노원구 육군학교 도서관
여의도 대우증권 사옥
88 올림픽 역도경기장 등...

 
 

출처: SK 리츠 공홈

 

SK서린사옥

 

출처: 서울시 공홈

경희궁 서울시립 역사박물관

 

 

출처: 서울 경제 신문

회현동 대우재단 빌딩

 

출처: 서울대학교 공홈

서울대 박물관

 

출처:&amp;amp;nbsp;https://shorturl.at/nwQ01

서울대 정밀기계설계공동연구소

 

출처:&amp;amp;nbsp; 출처:&amp;amp;nbsp;https://shorturl.at/abhw5

서소문 효성빌딩

 

출처:&amp;amp;nbsp;https://shorturl.at/abhw5

노원구 육사도서관

 

출처: EBN 산업경제 신문

(구) 여의도 대우증권 사옥

 

출처: 이미지에

88올림픽 역도경기장


 

다음엔 소월길 역사 산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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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식 건물이 예사롭지가 않다. 맛집일 가능성이 있다! 주차는 건물 뒷 쪽에 하면 됨

이번 3박4일 포천 여행에서 맛집 탐방은 완전 실패였다. 추석이다 보니 문 닫은 집들이 많아 검색검색해서 뽑아 놓고 가본 곳은 단 한 곳... 그래서 그때 그때 찾아간 곳들이 거의 다 실패했는데 유일하게 너~무 맛있어서 두 번이나 먹은 곳, 바로 산정호수에 위치한 어부네옛매운탕. 원래 리스트에 있던 음식점이 문 닫아 급히 검색 해 우연히 찾아간 곳

메기&nbsp; &nbsp;출처:&nbsp;https://shorturl.at/oDH15

민물매운탕은 옛 시절 매기매운탕만 여러번 먹어봤었는데 항상 그 기름진 느낌과 비린내 때문에 멀리했었는데 이 집에서 먹어보니 난 평생 민물매운탕을 잘못 먹었구나 깨닳게 해줬다

모듬이라 뭔 고긴진 모르겠지만 암튼 부드러운 생선살

전~혀 기름지지 않은 칼칼~한 국물에, 부드러~운 생선고깃살... 국물 뜬 숟가락에 생선살과 김치를 얹어 목에 넘어가는 그 맛. 아... 잘 왔다 어부네옛매운탕. 지금까지 실망한 포천 음식점들의 안 좋은 기억들을 한 방에 날려 주었다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느라 수제비는 못 찍었다

첫 날은 가게에서 먹었다. 원래 매운탕에 들어가는 사리 (라면, 수제비) 안 좋아 하는데 수제비도 맛있어서 추가로 시켰다. 수제비는 매운 국물 안 좋아해서 항상 맑은 국물에만 먹어 봤었는데 여기서 먹으니 맛있다. 비쥬얼 그대로 칼칼 시원~ 하다

추가했더니 가게 사모님이(신 듯?) 오셔서 수제비 직접 따 주시면서 "우리 아저씨가~" 썰을 풀어 주신다아저씨 (사장님)가 어부시고, 한탄강에서 매일 잡아오는 생선으로 준비한다고 하신다. 그래서 생선살이 부드러운 거라고! (진짜 매우 부드럽다. 생긴거 징그러운 것만 빼면 좋다)

또한 한탄강 민물고기 잡는게 면허증이 필요한가보다, 근데 아저씨는 면허증을 가지고 계시다고.. 벽을 보니 다큐멘터리 방송에 나오셨던 사진들도 보인다

특매운탕 차림. 찬이 뭔 상관인가. 매운탕은 밥과 김치만 있으면 되는 밥 도둑인걸

여행가서 로컬 맛집 가서 이런 이야기도 듣는게 참 좋다. 맛있는 음식과 그것만이 가진 그 분들의 이야기... 키야... 이 날따라 로컬로 보이는 손님들이 꽤 들어와 있어 뭔가 더 맛있는 느낌이다 (여행가면 그런 기분있지 않나)

보글보글과 로컬분들 속닥속닥 ASMR을 들어보자

그리고 메뉴판

그 동안 포천맛집 여행은 진짜 '망'이었는데 정말 즐거운 기억을 가지고 다시 숙소로 향한다


| 그 다음 날

쏘쿨이네글램핑장 빗소리 ASMR

좋은 기억을 뒤로 한 채 다음 날, 이동면에 왔으니 비교를 위해 이동갈비를 한 번 더 먹기로 했으나 이게 웬일? 엄청난 폭우가 쏟아진다. 진짜 엄청난 폭우가 내린다. 영상은 비가 좀 약해지고 찍었다. 완전 쏴쏴쏴쐇쏴~였음

글램핑장에서 본 산.. 저 산의 이름은 가리산

"비오는 날엔 매운탕이지!"

여보세요? 포장 되나요?

하며 계획 변경. 바로 어제 먹은 어부네옛매운탕에 전화걸어 포장주문을 한다

픽업하러 가는 길. 숙소에서 산정호수로 가는 와인딩로드는 참 좋다. 물론 차들이 없을 때

비를 뚫고 산정호수로 ㄱㄱ~

| 참고로 이 지역은 산정호수길 뿐 아니라, 여우고개, 백운계곡, 도마치재 코스로 와인딩 드라이브 코스도 유명한 곳이다. 새벽드라이브가기도 좋은데 브레이크 패드 꼭 체크하고 가자

 

왼쪽이 음식점 건물, 주차장에서 빗소리 들으며 기다리는 중. 빗소리 ASMR 들어보자

메뉴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모듬매운탕 (빠가사리, 잡어 등등 다 들어간거).

빗소리 들으면서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좋다.  비오는 날 민물매운탕... 쥑인다.

끓이기 시작하니 생선들이 조금씩 올라온다

아주 어린 시절 친척들과 여행 갔을 때 어르신들이 갓 잡은 물고기들 그냥 군용 냄비에 넣어서 고추가루 훌훌 털은 뒤 '빠나'로 쓩쓩 구워 먹던 꿀맛의 기억이 떠오른다

전 날 너무 맛있어서 수제비도 추가로 시켰는데, 역시 통으로 주셨다. 어제 사장 사모님이 따 주셨던 모습을 떠올리며 혼신을 다해 잘 따보는데, 오! 오늘도 쫀득쫀득하니 맛있다. 대성공! 

한탄강 하늘다리에서 본 한탄강협곡 모습

저기에서 고기를 잡는 진 모르겠지만 암튼 한탄강 협곡의 모습을 추가해 본다.

한탄강은 지질학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라는데 멋있고 예쁘다

※ 남은 음식은 생선이라서 냄새 및 처리 때문에 숙소에 누가 되지 않도록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용기에 잘 싸서 보냉 백에 넣은 다음 집에와서 잘 버렸다. 그리고 버너도 냄새 배길까봐 진짜 빡빡 딲았습니다

지글지글~

참게도 들어있음. 귀여워서 찍어봄

비쏟아지는날 매운탕... 키야~ 저 분은 쏘주도 한 잔 하심

 

볼거리, 먹거리 다 합쳐 이번 포천 여행 중 단연 으뜸의 경험,

어부네옛매운탕! 오늘도 그 맛이 그립네요

 

 

 

위 포인트가 가게 위치. 산정호수 하동주차장 바로 근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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