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암 대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암이라 정보가 많지 않다. 인생에 흔치 않은 경험이라 나도 기억할 겸, 지난 투병 중 기억나는 것들이나 후유증 관련하여 올려 본다. (비인강/비인두암 3기 - 항암 7회 방사선 (토모테라피) 33회) (폐전이의심 - 항암(시스플라틴+5FU) 6세트)
산책길: 되도록이면 최대한 자연과 가까운 삶이 중요한 것 같다
비인두 방사선 치료 후 4년 1개월, 폐 전이 항암 치료 후 1년 11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항암 일지를 쓰면서 지금까지 항상 아직도 어디가 아프고, 또 어디가 아프고... 이런 안 좋은 말만 늘어놓는 것 같아서 오늘은 괴롭히던 증상과 후유증 중 나아지거나 없어진 것들에 대해 좀 떠올려 보았다.
항상 아프고 나쁜 것들은 신경 쓰이고 기억하는데, 정작 좋아지거나 없어져버린 것들에 대해서는 잘 생각 안 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암튼 지금 생각할 수 있는 나아진 증상들은 아래와 같다.
1
콧 속의 어마어마하게 큰 농과 코 막힘
2
귀 통증과 이명, 그리고 이관증상
3
구내염
4
손/발 신경통
5
변비
6
미각
7
이물감
8
근육손실
9
각종 정신과 관련 증상들
1. 콧 속의 어마어마하게 큰 농과 코 막힘
숨쉬는 것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다 보니 일상생활을 굉장히 불편하게 하는 증상이다. 콧 속 깊은 곳에 딱 달라붙어서 코로든, 입으로든 빼내기가 진짜 힘든 농 때문에 고생하는데, 빼지는 못하고 계속 쌓이다 보니 어떻게 어떻게 어렵게 빼내서 보면 정말 아주 큰 구슬만 한 농이 나온다. 그 과정에서의 기분은 정말 역하기 그지없기도... 간혹 이비인후과에서 도구로 빼낼 때는 15센티는 족히 보이는 놈이 쭈 우우 욱 하고 나온다. (보조 간호사 분도 옆에서 보다가 깜짝 놀랄 정도)
이런 걸 하루에 2~3번 빼내야 하는데 매일매일 병원에 갈 수도 없으니 사람 미치게 만드는데 이때 코 세척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집에 있을 땐 수시로 해 주고, 외출할 때는 작은 통에 식염수를 담고 다니면서 불편할 때마다 화장실 가서 코 세척을 해 준다. 단, 내가 봐도 역한데, 다른 사람이 보면 얼마나 더 역할지.. 그래서 보통 눈치 보다가 사람 없을 때 후딱 처리하곤 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일단 그 엄청난 큰 농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전보단 작지만 그 달라붙어 괴롭게 하는건 여전하지만 이전이 10 정도였다면 지금은 2 정도일 듯하다. 여전히 가래를 많이 뱉고 코도 많이 풀곤 하지만 이전 대비 많이 나아진 건 사실이다. 코 세척도 그렇게 자주 하지 않게 될 정도다.
2. 귀 통증과 이명, 그리고 이관증상
청력은 한쪽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사람들과 말할 때 되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졌다.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가 일상이 되다 보니 소리도 많이 뭉개지고 입 모양도 읽을 수가 없으니 좀 더 불편해지긴 했다. (지금은 보청기를 끼면 도움이 되겠지만 아직은 굳이 끼지는 않아도 되는 애매한 상태다) 이렇다 보니 자주 청력 검사를 받는 편인데, 검사할 때 나는 그 화이트 노이즈 소리가 이명 증상과 겹쳐서 잘못 판단할 때가 많아졌다. 하지만 일상에서의 이명은 많이 줄어든 상태다.
치료 이후에 귀 통증이 종종 찾아왔었다. 막 찢어질 것 같이 아픈 그런. 특히 엘리베이터와 같이 좁은 공간이나 체육관 같이 소리가 울리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떠들고 있노라면 귀가 웅웅 거림과 동시에 터질 것 같이 아픈 경우도 잦았지만 현재는 많이 줄어들었다. 이전엔 조금만 자극을 받아도 인상 찌뿌리면서 귀를 붙잡고 참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그 자극 받는 정도가 많이 줄어 들은 것 같다. 특히 통증의 정도 훨씬 많이 줄어 들었다.
귀 통증이 시작될 때 어쩔 때는 갑자기 큰 통증과 함께 고름이 줄줄 흐를 정도였는데 이 증상은 이제 없어졌다. 그리고 이 귀 이상 때문에 발란스 잡기가 힘든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꽤 많이 완화가 되었지만, 아직 머리 감을 때 눈 감고 서있을 때 종종 휘청이곤 한다.
3. 구내염
하 씨... 진짜 이 놈 때문에 치료 내내 고생한 거 생각하면 진짜... 아후... 지금은 말끔히 사라졌다. 항암 치료 경험자들은 잘 이해하겠지만 일반인들의 구내염과는 차원이 다르다. 새끼손가락 반 정도 되는 사이즈의 놈들이 여기저기 열대우림 만들 기세로 일어난다. 사실 구내염은 치료 끝나면 1,2 주 정도 있다가 사라지긴 하기 때문에 젤 괴로운 후유증인 동시에 가장 빨리 탈출할 수 있기도 하다. 방사선 치료에 의한 구내염의 통증이 10 정도였다면 항암치료에 의한 구내염은 한 5 정도로 기억하는데, 항암 때의 구내염이 훨씬 견디기가 수월 했다. (그만큼 방사선 치료 때의 구내염은 죽을 만큼 괴롭다)
치료 동안 구내염 약들의 도움을 어느정도 받긴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한다. 진통제 먹어도 아프긴 하지만. 이건 그냥 치료 끝나고 서서히 없어진다.
4. 손/발 신경통
지금으로서는 가장 짜증 나고 힘든 후유증이다. 예를 들어 단추를 못 매고, 동전을 줍지 못하고 할 정도였고 그때는 키보드도 독수리 타법으로 쳐야만 했는데 그래도 제대로 조준이 안 돼서 오타가 나기도 했었다. 발 쪽은 뭐 밤에 잠을 잘 못 이룰 정도로 아팠고 수면제 먹고 자도 깰 때도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참 많이 나아졌다. 아직까지 하루 세 번 진통제나 다름없는 뉴론틴을 꼭꼭 먹어야 할 정도긴 하지만 증상 자체는 많이 완화되긴 했다. 아직도 날씨라도 흐린 날이면 약도 안 들을 정도로 저리고 아프고 쑤시고 하지만 쨋든, 초반 힘듦 정도가 10이었다면 지금은 4 정도로 내려가긴 한 것 같다. 일단 일상생활을 불편하지만 꽤 할 수 있는 정도다.
5. 변비
암 치료를 하다 보면 진짜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생활 속 불편한 증상들의 관념들이 펑펑 깨진다. 그만큼 강도가 심하게 다가오는데 이 중 변비도 지금까지 인생에서 겪어왔던 놈과는 전혀 다른 우주적 세계관을 가진 무서운 놈이었다. 뭐 일주일 동안 대변을 못 하는 건 다반사고, 그러다 보니 정신적으로도 얼마나 지저분해지는지... 근데 그게 또 (심지어 약을 먹고도) 나올 때 가만히 나와주지도 않고 정말 별이 사방 군데 보이면서 기절할 뻔할 적도 참 많았다. 이것도 치료 후 몇 주 정도 지나니 꽤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치료 후 편한 방귀가 나오는 시점이 있는데 그때는 셀레브레이션을 해야 한다. 몸이 슬슬 정상으로 돌아가겠다고 신호를 보내는 거다. 아직은 10 중의 7은 설사긴 한데, 일단 하루하루 대변을 매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너무 감사하고 있다.
6. 미각
이건 방사선에 대한 후유증이다. 비인두암 방사선 치료하면서 환우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왜 미각이 오복 중에 하나라고 하는데 절실히 깨달을 수 있게 된다. 일단 치료 끝나고 약 4개월 정도 지나서 미각이 돌아오고 매운 것도 점점 먹을 수 있게 된다.
입맛에 약간 변하긴 하는데 처음엔 신 맛을 잘 못 느끼거나 했는데 지금은 큰 문제는 없다. 근데 옛날에 좋아했던 음식들이 맛이 없어지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라면. 예전처럼 그렇게 맛있지 않다. 이런 음식들이 꽤 생긴다. 그리고 매운 음식도 예전에 10을 먹을 수 있었다면 지금은 6? 정도 먹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제 너무 매운 거 먹으면 탈 나고 하루 왼 종일 고생한다. 함부로 매운 아귀찜 먹었다가 골로 가시는 줄 알았다.
어찌하였건 맛이 강한 음식들은 이제 잘 못 받아들이는 것 같고, 뭐 젤 중요한 건 저염식을 하다 보니 일반 식당에서 파는 음식들, 회사에서 나오는 음식들이 모두 다 짜게 느껴지긴 한다. 그래서 국이나 탕 같은 것에 물 부어 먹기 일수다. 이전엔 짠 음식들도 참 좋아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좀 거북스럽다고 할까? 근데 이건 후유증이라기보다는 저염식에 대한 습관에 대한 영향이 더 큰 것 같긴 하다.
미각 상실은 비인두암 방사선 치료 때문이고, 일반 항암치료는 해당되지 않는다. 근데 항암치료 때 배식할 때마다 나는 그 음식 냄새가 어느 순간부터 토할 것 같은 느낌이라 배식 시간에 밥 안 받고 어디 도망가 있을 정도였다. 그런 한식 냄새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치료 완료 후 몇 달은 한식을 못 먹었다. 죄다 양식 위주로만 먹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한식도 아주 잘 먹고 있다.
7. 이물감
먹는 것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이었는데, 목의 이물감이다. 1번에서 말했던 그 농이 달랑달랑하거나 달라붙어 있어 삼키려고 하는 음식들이 걜 건드리면서 소름 돋을 정도로 역한 기분도 들고 음식물 삼키는 행위 자체도 힘들다. 지금도 그 증상이 좀 있긴 한데 정말 많이 완화되었다. 뭐 몇 년 동안 겪다 보니 좀 익숙해진 부분도 있긴 하나 느껴질 때의 그 더러운 느낌이 10이었다면 지금은 3 정도? 집이나 가족들과 밥 먹을 때는 느낌이 나면 바로 화장실 가서 가래를 처리하고 오는데 타인들과 밥 먹을 때는 항상 그럴 수 없으니 그냥 꾹 참고 먹는다. (이젠 어느 정도 참을 만하다는 것)
8. 근육 손실
오랜 기간 동안 거의 누워서 생활을 하다 보니 근육 손실이 꽤 크다. 치료 끝나고도 한 동안은 지팡이를 짚고 다녔다. 그리고 제자리에서 혼자 못 일어나고 짐도 거의 못 드는 수준이다. 이건 치료 후 얼마나 운동을 열심히 하는지와 관계되는 것 같다. 일단 치료 후 얼마 지나면 좀 살만해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생활 운동량이 늘어나서 걷거나 이런 것이 어느 정도 안정된 정도로 돌아오는데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 더 편해질 수 있는 것 같다.
9. 각종 정신과 관련 증상들
몇 달은 수면제와 알프람에 빠져 살았던 것 같다. 그만큼 끊는 것도 힘들었다. 정말 수면제와 알프람 같은 정신 안정제는 무서운 약이다. 하지만 독한 만큼 도움도 많이 되었다.
치료 중에는 너무 몸이 힘들고, 입원실 침대에 있는 게 지겹도록 힘들고 하다 보니 수면제 먹고 나 자빠져버리는 게 제일 편하긴 했다. 방사선 때는 항암의 무서움도 몰랐고 이것만 지나면 나을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잘 버텨내었던 반면, 몇 년 안돼서 폐 전이 의심으로 다시 항암에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완전히 무너져 내렸었다.
그래서 치료 후에도 우울증까지도 생기고 수면제와 알프람에 많이 의존하게 되었다. 그리고 굉장히 낙천적인 동시에 어마어마 예민한 까닭에 사회생활이 참 싫은 사람이다. 상처도 많이 받고 열도 많이 받고. 그러다 보니 조금만 자극을 받아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웬만하면 나랑 안 맞는, 스트레스 줄 기미가 보이면 가능한 선에서 바로 피해버린다. 그 사람들 때문에 내 정신이 좀 먹어가는 게 너무 싫어서.
일단 우울증 관련은 많이 좋아져서 정신과 치료는 그만둔 상태고, 수면제도 출근 전 가끔 수면 유도제 먹는 정도다. 전에는 꿈도 정말 리얼하고 정말정말 길었었는데 지금은 꽤 짧아지기도 했고 기억이 안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알프람도 하루 두 번 먹을 때도 많았는데 (꾸준히 세 번씩 먹는다면 중독으로 가는 스타트 끊었다고 보면 된다고 한다) 사람 스트레스받아서 못 견딜 때 아주 가끔 한번 먹기는 하는데 전처럼 매일 꼭 꼭 챙겨 먹지는 않는다.
草雨는 풀밭에 내리는 비라는 뜻이며, 이별의 슬픔으로 흐느끼는 울음소리를 이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초우 草雨>는 정진우 감독, 신성일-문희 주연의 1966년작으로 영화 속 가득한 '가짜'와 '허세'가 주 관람 포인트인데, 가난한 청춘남녀가 서로의 출신을 잘 나가는 기업가, 대사의 자식이라고 포장하며 만나 서로 속고 속이는 연애 드라마로, 어떻게 말하면 거짓으로 본인을 치장하기도 하는 요즘 인스타그램 허세병(남에게 잘 보이고 싶은 청춘의 가식병이라고 해야 하나)에도 비유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ㅎㅎ.
대표적 인스타 허세 류: 사진 출처 MCARFE
음... 청춘영화긴 한데, 나름 파국의 반전을 가지고 있고, 유튜브 영상은 초반의 해피한 부분들만 뽑았다. 비가 와야만 예쁜 레인코트를 입고 외출할 수 있어 비 오는 날만 기다리는 여주의 그런 행복에 들뜬 감성과 여름에는 유독 시원하게 느껴지는 비라는 테마가 '여름밤'이라는 노래를 들을 때마다 생각이 나서 편집해봤다. 워낙 음악이 상큼하고 시원하다 보니 그 독한 여름밤 내리는 시원한 비 같은 느낌이 많이 떠오른다. 오래된 흑백 영상과 상큼한 요즘의 청춘 사운드가 전혀 안 어울릴 것 같기도 하지만 뭐 개취라 나는 좋다 ㅎㅎ (자꾸 영화는 칙칙한데 상큼한 노랠 왜 가져다 붙였냐라는 소릴 계속 들어서...ㅜㅜ) 사실 영화를 보면 66년작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세련된 영상미로 그 시절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어서 전혀 촌스러운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 이유 때문에 55년이 지난 지금 봐도 몰입하는데 크게 힘들지가 않다.
시청, 명동 등 당시의 힙한(?) 서울의 시티 라이프를 엿볼 수도 있다
<초우>의 주제가는 패티김이 불렀는데 당시 미국진출을 꿈꾸던 패티김을 본격적으로 한국에 적을 두고 활동하게 만든 만큼, 그녀의 일생과 한국의 대중음악 역사에서도 중요한 노래가 아닐까 싶다. 영화의 시작과 마지막에 두 번 흐르는데 스토리의 반전 때문에 그 듣는 맛이 다르기도 하다. 영화처럼 패티 김의 노래도 일반 트로트가 아닌 왈츠리듬이 섞이며 상당히 세련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대체 1966년 한국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세련된 콘텐츠가 등장했을까?
나윤선 - '초우' [윤도현의 러브레터, 2002] - 영화나 음악도 프랑스 느낌이 많이 나서 그런지 재지한 나윤선의 버전도 꽤 괜찮다
아래는 <초우>를 볼 수 있는 유튜브 링크인데, 이 한국 고전영화 채널에 들어가면 상당히 많은 옛 한국 걸작 영화들 (심지어 레스토레이션 버전도 많음)을 만나 볼 수 있다. 패티김의 노래는 재생 버튼을 누르자마자 시작되고, 후반부의 노래는 (1:39:02)부터 들을 수 있다.
초우(1966) 복원본 / Early Rain ( Chou ) Restoration Ver - 한국고전영화 Korean Classic Film
초묘의 discography
인디 팝 밴드, 초묘 超妙의 디스코그래피 소개
2018년 결성되어 지금까지 총 10개의 Single을 발표했다. '여름밤'이란 곡은 이미 2016년 허즈 밴즈의 곡으로 소개된 적이 있다. 초묘나 허즈밴즈나 그렇게 많은 정보들이 있는 게 아니어서 어떤 관계인진 모르겠지만, 일단 허즈밴즈와 초묘의 '여름밤' 두 곡 모두 이주현이라는 동일한 보컬 피처링 타이틀이 올라가 있다.
chomyo Instagram
밴드의 이름의 정확한 뜻은 모르겠지만, 대충 보면 超는 초사이언인의 초처럼 초월하다, 뛰어넘는다는 의미고, 妙는 절묘하다 오묘하다처럼 아름다움과 관련 있는 의미다. 밴드의 소개를 보면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고자 결성한 팀입니다"라고 하는 것을 보니 아마도 위 한자의 의미와 연관이 있을 것 같다.
허즈밴즈의 '여름밤' 2016, 이 좋은 음악에 누가 싫어요를 하나 눌러놨을까??? 😕
그리고 허즈밴즈의 신용희 베이시스트가 초묘팀에도 속해있고, 이 '여름밤'이라는 곡의 작사/작곡가로 이름이 올라가 있는 것으로 보아 허즈밴즈 이후 다시 초묘란 팀을 꾸린 것 같다. 초묘 오피셜 유튜브의 [작업실 쿵짝쿵짝]을 보니 이 이주현이란 분도 붙박이 보컬로 활동하시는 듯. 암튼 약간 재즈와 포크 느낌이 더 했던 원곡을 좀 더 꽉 찬 느낌의 시티팝 풍 편곡으로 재탄생시켰다. 원곡도 한 번 들어보자!
(1:01:14에 초묘의 '덮어가요'가 있음)
지난 몇 년 간 한국에서 유행한 레트로 K-Pop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인디그룹 중 하나다. 비슷한 느낌으로는 behindthemoon도 추천한다. (이번에 나온 신곡, '그림일기'의 청춘 감성 완전 굿!) 하지만 우리가 아는 밝고 빠른 템포의 청량한 전형적 시티팝이라기보다는 좀 더 소울이 담겨있으면서도 포크적 느낌이 더 돋보이는 멜로우 웨이브 사운드로 들린다. ㅇㅇ, 포크 성향이 강한 인디 팝 사운드가 이들을 설명하기에 더 맘이 편하다. 그렇다고 시티팝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 이런 멜로우 웨이브 느낌 때문에 도시 감성을 잘 담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지금 유튜브에 하고 있는 시티뮤직솎아보기 시리즈의 플셋에도 지속적으로 이들의 음악을 추가하고 있다.
이들의 10개 음악을 강약으로 분류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빠름 류, 미드 템포 류, 약간 느리지만 그루브 있음 류, 느린 류.빠름 류로는 단연 '여름밤'이 원탑이고 그래도 포크 성향이 강하긴 한데 가장 시티팝에 가까운 노래다. 촉촉함 상큼함 상쾌함 청량함, 심지어 감미로움도 느껴질 감성으로 무장한 이 러블리한 곡을 뛰어넘을 싱글은 아직 없는 듯하다. 그만큼 정말 좋은 노래다. (갠 적으로 좋아하는 청춘 감성도 오지고 말이지...)
'손을 잡고 걸어요' Live
미드 템포 류로는 '손을 잡고 걸어요', 'Blind', '2시 51분'인데, '2시 51분'은 이들의 첫 데뷔 타이틀곡이자 'Blind', 'Good night'과 함께 남성 보컬이다. 이 역시 포크 느낌이 강한 미드템포 인디 팝 사운드들인데, 이 중 '손을 잡고 걸어요'가 아마도 '여름밤'에 취해 초묘의 음악을 찾은 리스너들을 약간이나마 달래 줄 트랙이 아닐까 싶다.
별빛아래
약간 느리지만 그루브 있음 류부터는 소울 특유의 미드나잇 그루브스러운 느낌 때문에 감미로움이 더해진다. '별빛 아래', '너라면 웃어 줄텐데', '덮어가요'가 요 분류에 속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별빛 아래'는 좀 더 비트가 있는 그루브와 함께 감미로움을 느낄 수 있는 감성적 음악이다. 초묘의 가장 최신 싱글인 '덮어가요'도 특유의 맑은 보컬과 잘 어우러지는 곡인데 오히려 동트기 바로 전 새벽녘에 들으면 참 잘 어울릴 것 같다.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이슬 한 방울 한 방울이 느린 듯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다.
느림 류들이 트랙들은 포크/락 느낌이 훨씬 더 강하고 때로는 텅 비어 허공 속에 둥둥 떠다니는 느낌의 드론 drone 감성이 많이 들어있다. 이 분류에서는 '여기 있을래'를 가장 추천하는데 촉촉한 보컬의 감성이 여기서도 한 몫하고 있다. 초묘라는 팀의 음악에서 이주현의 보컬이 감성을 더하는 부분이 정말 어마어마한 것 같다. 오케스트랄 버전으로 웅장하게 만들어도 참 괜찮을 것 같은 트랙이다. 그 외 '그 봄은 그 봄이 아니고, 그 여름은 그 여름이 아니었다', 'Good Night' 이 있다.
K-Pop의 시티팝 신에서 유키카의 신곡 소식은 언제나 반갑다. 이번엔 싱글도 아닌 EP로 돌아왔지만 솔직히 말하면 유키카의 음악은 <Neon> 이후로는 쭉 하양세인 것 같고 약간 들쑥날쑥하다. 그나마 작년의 <서울 여자> EP도 괜찮긴 했는데 싱글로 따져보면 정말 'Neon'이 부동의 원탑이고 그다음으로는 '그늘' 정도로 생각된다. 베스트 트랙으로는 뜬금없이 경음악 인트로인 'Leap Forward'를 뽑았는데, 항상 앨범 나올 때마다 이런 짧은 시그니처 시티팝 사운드 인트로/아웃트로가 있는데 꽤 괜찮다. 타이틀 곡들도 이 아이덴티티와 많이 밸런스를 맞추었으면 좋겠다.
이번 앨범 타이틀 'Insomnia'도 괜찮은 곡이긴 하나 갠적으론 더 funky 하고 발랄한 느낌의 'Time Travel'을 더 추천한다. 정말 'Neon'을 날려버릴 타이틀이 안 나올 것인가. 다만 [timeabout] 앨범에는 안 들어 있지만 샌드박스 뮤직의 [체인지 업] 앨범에 트위치 스트리머 진자림과 듀엣으로 부른 '별빛 Starry Night'은 딱 우리가 듣고 싶은 그 시티팝스러운 음악으로 뭐 2021년 4월 지금까지 베스트 시티팝 싱글 중의 하나로 뽑을 만하다.
[체인지업]은 샌드박스에서 크리에이터+뮤지션 팀 컨셉으로 만드는 영상물인 것 같은데 그 중 이 둘이 팀인 것 같다. 샌드박스도 잘 모르고 진자림이 누군지도 잘 몰라서 미안한 얘기지만 난 유키카 팬인 데다가 이 노래가 너무 좋아서 유키카 단독 타이틀로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진자림의 보컬이 기교가 없는 생소리를 내는 점에서는 상당히 괜찮게 생각하지만 너무 애기 목소리라 애니매 주제가 같은 느낌으로 들리기도 해서 약간 좀 아쉽다.
[Making Film] 유키카(YUKIKA) - 별방울(PUNG!)
그리고 개취는 아니어서 플셋에서는 제외했는데, 상당히 상징적인 트랙이 이번 EP앨범에 들어있다. 바로, 박문치 와 달총(치즈)과 함께 한 '별 방울 PUNG!'이란 트랙이다.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좋은 노랜데 작사 (박문치, 달총, 안신애), 작곡 (박문치, 달총, 안신애), 편곡 (박문치)의 ㅎㄷㄷ한 타이틀에는 약간 아쉬움이 있다.
박문치 와 달총은 이미 CSVC (치스비치)로 핑클/SES를 모티브로 한 90년대 레트로를 표방하는 뻔뻔한 사기(?) 걸그룹으로 팀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 (나머지 멤버는 스텔라 장과 러비) 달총은 치즈의 원맨 멤버로서 이미 메이저 인디라고 봐도 될만한 인디계의 거성이고, 박문치 또한 레트로 계열의 음악으로 인디신에서 많은 두각을 보인 상태다. 따라서 유키카와의 이런 작업이 엄청나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 이번으로 끝나지 않고 또 한 번 꼭 봤으면 좋겠다. 유키카한테도 너무 잘 된 일이다! 아니면 유키카를 CSVC의 막내 멤버로 영입을!! CSVC+K (치즈-스텔라 장-러비-박문치-유키카) 어떻슴까?
날씨도 좋아지고 몇 개월(?) 있으면 여름인데 말 나온김에 들어보자. S.E.S와 핑클의 유전자를 진하게 느낄 수 있는 CSVC의 데뷔곡, 'Summer Love'다.
Released: 2019.9.2
그리고...
[보이는 스테이션] 김현철X유키카 '시티팝편' - ALL ROUND K-POP 'SEOUL MUSIC 8화
Seoul Music이 주최한 "낭만이 필요한 시대의 음악 시티팝편"이라는 캐치 문구로 4월 9일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된 김현철과 유키카의 시티팝에 대한 이야기 영상이다. 아이돌 콘셉트 때문인지 유키카 관련 콘텐츠는 항상 게임이나 트렌디한 느낌의 코믹 스낵 영상 같은 걸로만 소통되는 게 대부분이었는데, 음악은 시티팝으로 밀고 있으면서 정작 그녀의 시티팝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는 못 들어 본 것 같았는데 그런 이야기를 아쉽지만 조금이나마 들어볼 수 있게 된 기회의 영상이다. (뭐 딱 잘라 말하면 신규 앨범 홍보영상임) *다음 회엔 치즈와 박문치가 출연한다고 함. 이것도 보면 좋을 듯.
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 - 김현철
김현철의 많은 히트곡과 사랑받는 곡들 중 다들 개취가 있을텐데 나는 이것. CD 사서 들어볼 때 원래 하나하나 빨리 넘겨듣는게 대부분이었는데, 이 트랙은 끝까지 넘길 수가 없었다. 드럼 소리가 매우 인상적이었던...
블루지 Bluesy한 느낌 한 가득, 공허롭고 로맨틱한 정차식의 '빛나네'
처음 음악을 듣고 포스를 보니 신인은 아닌 것 같은데 이름은 첨 들어봐서 누구 지하고 찾아보니 꽤 전력치가 있는 아티스트였다. 1993년 결성된 레이니썬 (Rainy Sun)이라는 메탈 그룹의 멤버였다. 하도 독특한 음악성 때문에 당시 "귀곡메탈"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모양이다.
외설 - Rainy Sun from <유감>
실제 들어보니 한국 락그룹에서는 정말 들을 수 없을 독특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 다만 내 취향은 아니라서 패스. 그나마 1.5집 <유감> 앨범의 '외설'이라는 음악이 개인적으로 맞는 것 같다. 전혀 메탈은 아니고 오히려 얼터너티브 락 성향을 가진 앨범인데 (쥴리아 하트나 언니네 이발관 느낌?) 정차식의 보컬은 여전히 독특한 음악이다. 추가로 이번 정차식의 '빛나네'에서 들을 수 있는 블루지한 느낌을 이 트랙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2013년 브릿 어워드의 최우수 남자 보컬 부분의 후보에 올랐던 곡이다
이런 블루벨벳 연상되는 한 블루지한 끈적한 음악을 좋아하는데 위스키에 정말 딱 어울리는 사운드인 것 같다. 이 공허하면서도 낭만적인 리듬과 사운드와 보컬! 포크 블루스, 블루스 락, 스토너 락 얘기하면 난 맨날 톰 웨이츠 Tom Waits랑 닉 케이브 Nick Cave 얘기만 해대서 좀 예를 딴 아티스트로 들어보고자 리처드 헐리 Richard Hawley의 'Valentine'을 소개해 본다. 원래 'Lady's Bridge'란 음악을 더 좋아하는데 한 번 포스팅을 한 적이 있어서 이 노래를 소개한다. 뮤비 자체도 이 음악이 가진 정서를 자극한다. 영화 <아이리시 맨>의 후반 부를 보면서도 약간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다. 오늘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에 고독한 자신, 그리고 나의 옛날을 돌아보며 어느 순간 한 기억에 자극을 받고 빠져드는 사건에서 피어나는 로맨티시즘.
언제 한 번 더 이런 끈적하고도 미드나잇 그루브스러운 블루스 음악만 모아서 또 한번 포스팅을 해 보아야지! 자 아래는 옛날 관련 포스팅, 위스키에 어울릴 만한 블루지한 Stoner Rock 음악 모음과 위스키 관련 잡담이다.
장르를 떠나서 2021년에 들었던 K-Pop 중 단연 베스트다. 릴리즈가 3/30이니 2021년 1분기 원탑 베스트로 뽑아도 무난할 듯싶다. 이건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듣자. 제목과 같이 헤르쯔 아날로그 음악 특유의 감미로움으로 잔잔하게 다가오는데 여기에 송예린의 독특한 소울 보컬이 얹히며 뭔가 마음속에 파도와 같은 감동의 울림을 전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모습의 송예린의 원숙하지 않은 보컬은 불안정 하지만 오히려 이것이 이 로맨틱한 러브송의 감성을 더 건드리는 듯싶다. 그래봤자 다들 정한 '자'에 맞는 어줍잖은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으로 감탄하는 세상인데, 그것보다는 오히려 이런 불완정성이 더 아름다운 감성을 자극하는게 아닌가 싶다. 정말 취저 트랙이다.
이런 감미롭고 아름다운 러브송에 조회수 1,600회가 말이 돼나, 눌러주자!
헤르쯔 아날로그는 2012년 데뷔 이후 큰 한방은 없어도 지속적으로 감미로운 음악들을 많이 발표했다. 종종 보컬 콜라보도 보여주었는데 와.. 정말 이번 송예린과의 콜라보는 앞으로도 쭉 이어주었음 할 정도로 너무 잘 어울렸다. 유튜브를 통해 송예린 그동안의 족적을 살펴보니 아직 앞 날이 창창한, 이제 갓 시작한 아티스트다.
특이한 게 악보를 볼 줄 모른다고 한다. 오빠가 음악 선생님인데 오빠의 기타 치는 손 모습 보며 기타를 익혔다고 한다. 옛날 윤종신도 악보를 보지 못했지만 음악에 대한 사랑으로 지속적으로 음악을 만들어가고 부르고 했던 인디 시절의 예기를 들었던 게 떠올랐다. 부끄러운 과거 이야기이기도 한데, 옛날 방짝이 동네 밴드에서 베이스와 드럼을 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도 악보를 볼 줄 몰랐지만 멀쩡히 음악을 하고 있는 걸 알았을 때 악보로 음악을 배운 나에겐 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오히려 그 경험이 이러저러한 선입견을 깰 수 있었던 좋은 기억으로도 남는다.
유튜브를 쭈욱 보는데 아직 자신에 맞는 음악 스타일이나 아이덴티티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 있는 것 같다. (아직 'Moonlight' 말고는 추천할 만한 곡도 없다.) 이게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독특한 소울 보컬을 가지고 있다. (약간 백예린, 유라도 이런 비슷한 보컬과) 그렇다 보니 이번 헤르쯔 아날로그와의 만남의 결과가 너무 잘 뽑혀서 다행이다.
본인의 음악 이야기에 대한 짧은 인터뷰 영상이다: 0:41부터 1:21 정도까지만 들어보자
시티팝 포스팅 하면서 멜로우 웨이브란 단어를 종종 쓰는데 존재하는 장르는 아니다. 시티팝 컴필레이션 들으면서 어디선가 이 워딩을 본 적이 있는데 기존 80,90년대의 전형적인 시티팝 말고 2000년대에 들어서서 록 음악, 특히 포크 계열에서 시티팝을 연상시키는 듯한 사운드들을 듣고 있었는데 거기서 멜로우 웨이브란 단어를 보았고, 꼭 짚어서 시티팝이라고 하기엔 포크나 인디팝 스럽지만 그렇다고 시티팝 스타일의 유전자가 있는 듯한 음악들을 가리키기엔 적합한 단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로와 lowa의 'Balloon' 같은 음악. 이에 이 헤르쯔 아날로그의 곡도 편하게 멜로우웨이브 스타일이라고 혼자 부르고 있다. 내가 시티팝 스타일을 꽤나 넓게 보는 경향이 있다는 건 주의.
和モノ JAPANESE CITY POP & LIGHT MELLOW MIX - tonyholliy
시티팝 중에서도 빠르고 funky함과 AOR 발라드 사이에, 약간 재지 한 소울풍 미드나잇 그루브스러운 슬로우 템포의 사운드로 중간에 낀 애매한 음악들이 있는데 상당히 로맨틱하기도 하고 라운지스럽고 달콤하다. 요런 류를 가리켜 라이트 멜로우 Light Mellow 류로 부르는 유튜버가 있는데 이 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위에서 말한 멜로우 웨이브랑은 약간 다르지만 말 나온 김에 이 사람이 정의하는 Light Mellow City pop 스타일을 들어보자. 꽤 달달하고 달콤하다.
새벽 드라이브 용으로 딱 좋은 우주소녀의 일렉트로 가득한 레트로웨이브
걸그룹이지만 옛날부터 레트로 느낌 나는 일렉트로 사운드가 가미된 은근히 강한 느낌의 곡들을 많이 발표했다. (전작 'Butterfly'는 물론이고, '행운을 빌어', 'You Got' 등) 항상 발표하는 음악들도 잘 떨어지고, 춤은 물론 노래 참 잘하는 수준급 걸그룹 팀 중 하나다.
Butterfly - 이달의 소녀 2019
이렇게 '쎄'면서도 세련된 사운드를 구사하는 또 하나의 걸그룹이라면 우주소녀 말고도 이달의 소녀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블랙핑크, 레드베... 아..., 트와이스 이런 S급 팀들은 그냥 자신들만의 저 세상 사운드를 구사하는데 그나마 블랙핑크? 정도가 '센' 느낌의 음악을 구사하긴 해도 뭔가 그 팀의 유전자는 그 레이블이 항상 추구했던 신디 로퍼나 비비엔 웨스트 느낌의 감성이라 우주소녀나 이달소 같은 팀의 유전자와는 확연히 다르다. 암튼 이런 소녀들의 '강함'류 사운드는 아무리 아무리 생각해도 이달소의 이 노래가 원탑인 것 같다. 엄청난 절재 미와 세련됨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곡이다.
Siamese Youth - Making Me High
암튼 우주소녀의 'New Me'를 음악을 듣고 있으면 정말 새벽 드라이브용으로 딱인데, 80년대 무거운 일렉트로 사운드가 핵심인 신스웨이브나 다크 웨이브 장르에서 이런 매력을 많이 느낄 수 있다. 이런 류의 음악을 들으면 2000년도 후반 Valeri Collective 시절의 신스팝, 신스 웨이브, 일렉트로 하우스 음악들이 많이 연상된다. 그래서 들어보자. 우주소녀보다는 하나는 약간 팝스럽고 Chill 한 느낌, 하나는 좀 더 일렉트로가 가미된, 이 트랙들도 새벽 드라이브 용으론 딱이다. 발레리 시절은 아니고 요즘 음악으로 ㅎ
이제 좀 트렌드가 지났을까? 하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지만 여전히 도시적인 음악들은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 전형적인 시티팝 음악들:
전형적인 시티팝 스타일의 음악들은 계속 줄어들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대신 미드나잇 그루브일까 싶을 소울풍이나 포크 인디 팝 성향이 약간 강한 음악들은 꾸준히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위에서 언급한 유키카의 트랙들 외로는 아무 사이의 "우리의 밤 Blurry Night" 정도 귀에 들렸다.
다만 플셋에 추가하지는 않았지만 이전부터 인상깊은 시타팝, Future Funk, Vapor Wave 사운드의 리믹스를 들려주었던 핫싼의 (지금은 유튜브가 VapeKrown으로 바뀐 건지 이 안으로 소속되어버린 건진 잘 모르겠다...) 브레이브걸스의 낭만적인 사운드의 시티팝, "운전만해"의 리믹스 버전이 있어 소개한다. 쁘걸의 역주행의 영향력은 메이저 뿐 아니라 인디계에도 그 마성을 뻗치고 있는가 보다.
🍸: 감미로운 미드나잇 그루브
항상 플셋에 많은 파이를 가지고 있는 스타일이다. 시티팝의 밝고 청량한 부분만 쏙 뺀다면 아마 이런 스타일로 거의 다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슬슬 프로젝트의 "Piano Song"을 듣고 강한 인상을 받았다. 계속 듣다 보면 피아노와 매력적인 라운지풍 보컬이 가미된 다운 템포스럽고 몽환적인 곡에 쏙 빠져든다. 아티스트의 정보는 거의 찾을 수가 없었다. 비 오는 늦은 도시의 새벽 배경으로 너무나도 딱인 노래다. 빠져든다! 느낌 있다!힙합 중에서는 noovv의 "깨어있어"가 가장 돋보였는데 역시 나는 이런 레트로 한 감성의 솔직하고 그루비한 낭만 힙합 사운드가 좋더라. 강력 추천한다.
김아름 Kim A Reum - 아쿠아 Aqua (feat. 뮤지) Saxophone Performed by Jay Kim
시티팝이 인기를 끌면서 그 특유의 알엔비 소울, Funk, 재즈 퓨전의 특징을 잘 살리는 색소포니스트의 앨범, 피처링 등의 활동 등도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다. 김아름의 <Aqua>와 <Winter City> 앨범에 피처링하여 각 타이틀 곡을 멋진 색소폰 연주로 보여준 Jay Kim과 (아마도 최근 시티팝 사운드로 채운 앨범 중 베스트 오브 베스트일) 브론즈의 <East Shore> 앨범에서 (특히 'Birds Eye View' 완전 사랑) 피처링한 Jason Lee가 대표적일 텐데, 이 중 Jason Lee의 모습을 뮤비로 공개한 'White Rose'도 눈에 띄었다.
90년대 화려한 밤과 도시의 낭만을 책임졌던 색소포니스트들: 제랄드 올브라이트, 브렉커 브라더스, 이정식, 캔디 덜퍼, 데이빗 샌본, 데이브 코즈, 보니 제임스, 네이지
이들의 연주는 앞서 말한 그 음악적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80년대 후반과 90년대를 떠오르게 한다. 한창 재즈 퓨전 아티스트들이 많이 활동했을 그 무렵 국내에는 '아주 오래된 연인들'이 수록되어 있던 015B 3집의 'Santa Fe'를 연주한 이정식 색소포니스트가 있었고 외국에는 대표적으로 David Sanborn, Brecker Brothers, Najee, Gerald Albright, Boney James, Candy Dulfer, Dave Koz 등이 있었다. (음... 그리고 우리 어머니 최애 아티스트 중 하나인 Kenny G도... 있었지... 거기서도 그 불멸의 45분 참고 부르기를 시전 하셨는데 아마 나 때는 15분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콘서트가 끝나기 40여 분 전부터 관객들은 지속적으로 퇴장하고 있었다. - 당시 케니 지의 컨서트가 길고 지겨운 걸로 꽤 유명했었다)
90년대의 시티팝 감성이 살아있는 Candy Dulfer의 소니 카세트 광고
워낙 유명한 사람들이고 좋은 음악들도 많아서... 개취로 아기자기하고 상큼한 웨스트코스트 선샤인 팝(?>!?ㅁ) 느낌의 'Together Again'을 들어보자, 데이브 코즈가 연주합니다! 귀엽게 통통 튀면서도 감미로운 seaside breeze의 느낌!!!
Together Again - Dave Koz , , 1999
박남정의 자제분이 멤버로 있는 STACY의 경우 데뷔 싱글부터 비주얼은 물론 사운드 모두 레트로 한 신스팝 느낌의 댄스곡을 선보여 왔는데 이번 미니 앨범의 수록곡 "사랑은 원래 이렇게 아픈 건가요"도 댄스는 아니지만 기존 추구하던 느낌을 잘 간직하는 슬로우하면서도 그루비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화와이임
말 나온 김에 그녀의 아버지가 얼마나 그루비 했는지를 보여주는 새벽도시늑대 감성 간지 넘쳐나는 90년대 초반의 히트곡, '스물한알의 포도송이'를 들어보자. 마이크를 무슨 발레 하듯 곤봉처럼 아름답게 흔들어 대는 안무 속의 디테일 하나하나가 놀라운 곡이었는데 아래는 하와이 현지 배경으로 찍은 KBS 토요대행진 특집 뮤비로 시티팝 감성 오지지 않음? 앗싸 와이키키키키킼킼킼ㅋㅋ 이번 StayC의 음악도 좋긴 한데 다 이걸 위한 빌드업... 빨간 '91 포드 무스탕 LX 컨버터블을 타고 나타나는 박남정.
'91 스물한알의 포도송이 - 박남정 (하와이 현지 올로케)
🍺: 시원하고 프레시한 인디 팝
봄 기운 가득한~
아무래도 날씨가 좋아지다 보니 봄을 알리는 듯한 음악들도 꽤 많이 나왔는데, 특히 이시은의 "다시 봄이 오나 봄"은 어떻게 보면 시티팝 같은 느낌도 난다. 스텔라 장도 "Blue Turns Pink"를 통해 벚꽃이 연상되는 감미로운 포크송을 발표했고, 누가 봐도 인디스러운 사운드의 모은도 발라드로만 채워진 줄 알았던 미니 앨범 속 약간 시티팝스러운 감성의 곡을 숨겨 놓고 있었다. 바로 "그 모든 게 사랑이더라"
봄 얘기가 나왔으니 봄 내음 가득, 핑크 핑크 한 커버 걸스의 프리스타일 곡, '스프링 러브'를 들어보자.
Spring Love - The Cover Girls 1986
🌐: 댄서블 한 팝
시티팝 느낌의 댄스 팝, 'Dream Lover'가 눈에 띄는데, <턴: 더 스트릿 Turn the Street>의 OST 첫 릴리즈 곡으로, 한국판 <스텝업> 분위기의 드라마 OST인 줄 알았더니 영화라고 한다. 암튼 보기 드문 '일진' 없는 (없겠지?) 청춘물에 댄스까지 겸했다니 좀 기대해 본다. 근데 3월 대개봉이라는데 이미 개봉한 건지...??? 음악 OST도 요즘 젊은 느낌의 곡들로 많이 채워졌을 듯? 또 근데 트레일러에서 보여지는 연기들을 보내 좀 의심이 가기도 하고... 작사/작곡은 90년대 대표 댄스그룹이었던 구피의 박성호가 맡았고 보컬 타이틀에 민재 (소나무)라고 들어간 것 보니 걸그룹 소나무의 민재인 듯하다.
소나무의 "넘나좋은것"은 이미 쁘걸 이후 또 다른 걸그룹 역주행 후보곡 중 하나로 꽤 언급되어서 식상할 것 같고, 갠적인 최애 곡을 소개한다. 약간 시티팝스러운 Funky 함과 디스코 사운드로 무장한 "국민 여동생"이란 2017년 곡이다.
Nine Muses - Secret [Eng/Rom/Han] Picture + Color Coded HD - jenirus channel
그리고 "쉿", "뉴스", "둘이서", "기억해", "몰래", "글루", "휘가로", "드라마", "돌스" 등 나름 주옥같은 디스코와 Funky 한 곡들로 디스코그래피를 무장했던 팀이라 맘먹고 시티팝이랑 엮으면 얼마든지 엮을 수 있는 나이뮤지스의 문현아와 박민하가 이유애린을 얹혀서 'Always be'를 발표했다. 기왕이면 표혜미도 같이 얹히지 그랬어...
🎙: 복고 감성 AOR, 레트로 발라드
마지막으로 레트로 발라드 쪽에선 이하이의 "그 한마디"가 참 좋았는데 그동안 계속 기교있고 진한 소울풍 보컬만 들려주다가 이번에 뭔가 많이 변화를 준 듯하다. 목소리도 막 떨리고 그런 부분이 노래랑 감성이 참 잘 맞는다. 그리고 복고는 물론이고 뭔가 이런 터질 것 같은, 전 플셋에 들어있던 정준일-SOLE의 "첫사랑"에서 이어지는 듯한 애튼 무한 청춘 감성 너무 좋다. 만약 중딩 시절 이 노래 들었으면 완전 열폭했었을 것 같다.
유튜브서 커버송을 슬쩍 보니 요 두 개가 참 맘에 드는데 하나 고르기가 힘들어 두 개 다 같이 소개해 본다. 각자 나름의 매력이 있다.
[COVER]이하이 - 그 한마디 (바른연애 길잡이 ost) cover by 방쏭 - 방쏭 bangssong chann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