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암 대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암이라 정보가 많지 않다. 인생에 흔치 않은 경험이라 나도 기억할 겸, 지난 투병 중 기억나는 것들이나 후유증 관련하여 올려 본다. (비인강/비인두암 3기 - 항암 7회 방사선 (토모테라피) 33회) (폐전이의심 - 항암(시스플라틴+5FU) 6세트)
재발검진을 받고 왔다. 체혈과 CT 그리고 지겹고 시끄러운 MRI. 비인두암부터 시작하면 4년 차이고 폐전이 치료로 시작하면 2년 정도인데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기간이다.
비인두암 때만 하더라도 무작정 난 다시 건강해질꺼야라고 확신하고 있었던 마음이었던 것 때문인지 그때는 재발검진을 받으러 가도 결과를 들으러 가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었던 것 같다. 다만 폐전이 의심 판정받으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 이후로는 지금까지도 재발검진 가러가기 위한 그 주부터 결과가 나오는 그 일주일 동안 좀 얼이 빠져 있는 것 같다. 기력도 없고 잠만 많이 ... 아니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만 더 오래가고. 우울증 증상이랑 비슷한 것 같다. 다만 정신과 약은 끊은 관계로 먹진 않고 있다. 그냥 불안하기도 하고 의욕도 없고 붕 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오만가지 느낌들...
병원 가는 날엔 주로 외식을 한다. 특히 진료가 4,5시 잡혀있으면 차 밀리는 것 참으면서 운전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도로 상황 풀릴 때까지 먹고 가는게 딱이다. 거기다가 8시간 금식까지해서 배도 고프고. 코로나 시작되면서 거의 외식을 안 하는데 병원가는 날은 왠만하면 밖에서 먹는다. 주로 병원에서 가까운 혜화역이나 삼청동에서 먹는데 이 날은 유독 스테이크가 먹고 싶어 로마네꽁띠를 찾았다.
최근의 삼청동은 상권이 심각하리만큼 줄었다. 거기다가 코로나까지... 사람은 없고 공실은 넘쳐난다. 이 날도 삼청동은 한가했고 로마네꽁띠 음식점 또한 한 테이블 밖에 없었다. 등심 스테이크를 시켜 먹었는데 쫍조름하고 살짝 파삭하니 맛 있었다. 부드러운 것 때문에 스테이크는 주로 안심을 먹는데 오랜만에 등심을 먹으니 꽤 맛있었다.
먹고 나오니 어느덧 저녁 어둠이 찾아오고 있었다. 건너편 삼청동 수제비집은 언제나 긴 줄이 늘어서 있던 곳인데 저렇게 한산한 모습을 보게되니 또 새롭다. 음식은 맛있었고 너저분했던 마음은 조금 위로가 되었다. 음식으로 느낄 수 있는 행복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몇 일 지나 지금까지 이 텅빈 공허함과 불안함과 같은 증상은 지속적으로 날 짓누른다.
이번 주 좋은 결과를 듣고 나면 금방 사라질 것이다. 지금까지도 계속 그래왔었으니까. 이 날도 퇴근 시간을 피해 사람 없는 곳을 찾아 외식을 하고 들어와야 겠다.
타 암 대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암이라 정보가 많지 않다. 인생에 흔치 않은 경험이라 나도 기억할 겸, 지난 투병 중 기억나는 것들이나 후유증 관련하여 올려 본다. (비인강/비인두암 3기 - 항암 7회 방사선 (토모테라피) 33회) (폐전이의심 - 항암(시스플라틴+5FU) 6세트)
비인두 방사선 치료 후 4년 1개월, 폐 전이 항암 치료 후 1년 11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항암 일지를 쓰면서 지금까지 항상 아직도 어디가 아프고, 또 어디가 아프고... 이런 안 좋은 말만 늘어놓는 것 같아서 오늘은 괴롭히던 증상과 후유증 중 나아지거나 없어진 것들에 대해 좀 떠올려 보았다.
항상 아프고 나쁜 것들은 신경 쓰이고 기억하는데, 정작 좋아지거나 없어져버린 것들에 대해서는 잘 생각 안 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암튼 지금 생각할 수 있는 나아진 증상들은 아래와 같다.
1
콧 속의 어마어마하게 큰 농과 코 막힘
2
귀 통증과 이명, 그리고 이관증상
3
구내염
4
손/발 신경통
5
변비
6
미각
7
이물감
8
근육손실
9
각종 정신과 관련 증상들
1. 콧 속의 어마어마하게 큰 농과 코 막힘
숨쉬는 것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다 보니 일상생활을 굉장히 불편하게 하는 증상이다. 콧 속 깊은 곳에 딱 달라붙어서 코로든, 입으로든 빼내기가 진짜 힘든 농 때문에 고생하는데, 빼지는 못하고 계속 쌓이다 보니 어떻게 어떻게 어렵게 빼내서 보면 정말 아주 큰 구슬만 한 농이 나온다. 그 과정에서의 기분은 정말 역하기 그지없기도... 간혹 이비인후과에서 도구로 빼낼 때는 15센티는 족히 보이는 놈이 쭈 우우 욱 하고 나온다. (보조 간호사 분도 옆에서 보다가 깜짝 놀랄 정도)
이런 걸 하루에 2~3번 빼내야 하는데 매일매일 병원에 갈 수도 없으니 사람 미치게 만드는데 이때 코 세척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집에 있을 땐 수시로 해 주고, 외출할 때는 작은 통에 식염수를 담고 다니면서 불편할 때마다 화장실 가서 코 세척을 해 준다. 단, 내가 봐도 역한데, 다른 사람이 보면 얼마나 더 역할지.. 그래서 보통 눈치 보다가 사람 없을 때 후딱 처리하곤 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일단 그 엄청난 큰 농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전보단 작지만 그 달라붙어 괴롭게 하는건 여전하지만 이전이 10 정도였다면 지금은 2 정도일 듯하다. 여전히 가래를 많이 뱉고 코도 많이 풀곤 하지만 이전 대비 많이 나아진 건 사실이다. 코 세척도 그렇게 자주 하지 않게 될 정도다.
2. 귀 통증과 이명, 그리고 이관증상
청력은 한쪽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사람들과 말할 때 되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졌다.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가 일상이 되다 보니 소리도 많이 뭉개지고 입 모양도 읽을 수가 없으니 좀 더 불편해지긴 했다. (지금은 보청기를 끼면 도움이 되겠지만 아직은 굳이 끼지는 않아도 되는 애매한 상태다) 이렇다 보니 자주 청력 검사를 받는 편인데, 검사할 때 나는 그 화이트 노이즈 소리가 이명 증상과 겹쳐서 잘못 판단할 때가 많아졌다. 하지만 일상에서의 이명은 많이 줄어든 상태다.
치료 이후에 귀 통증이 종종 찾아왔었다. 막 찢어질 것 같이 아픈 그런. 특히 엘리베이터와 같이 좁은 공간이나 체육관 같이 소리가 울리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떠들고 있노라면 귀가 웅웅 거림과 동시에 터질 것 같이 아픈 경우도 잦았지만 현재는 많이 줄어들었다. 이전엔 조금만 자극을 받아도 인상 찌뿌리면서 귀를 붙잡고 참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그 자극 받는 정도가 많이 줄어 들은 것 같다. 특히 통증의 정도 훨씬 많이 줄어 들었다.
귀 통증이 시작될 때 어쩔 때는 갑자기 큰 통증과 함께 고름이 줄줄 흐를 정도였는데 이 증상은 이제 없어졌다. 그리고 이 귀 이상 때문에 발란스 잡기가 힘든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꽤 많이 완화가 되었지만, 아직 머리 감을 때 눈 감고 서있을 때 종종 휘청이곤 한다.
3. 구내염
하 씨... 진짜 이 놈 때문에 치료 내내 고생한 거 생각하면 진짜... 아후... 지금은 말끔히 사라졌다. 항암 치료 경험자들은 잘 이해하겠지만 일반인들의 구내염과는 차원이 다르다. 새끼손가락 반 정도 되는 사이즈의 놈들이 여기저기 열대우림 만들 기세로 일어난다. 사실 구내염은 치료 끝나면 1,2 주 정도 있다가 사라지긴 하기 때문에 젤 괴로운 후유증인 동시에 가장 빨리 탈출할 수 있기도 하다. 방사선 치료에 의한 구내염의 통증이 10 정도였다면 항암치료에 의한 구내염은 한 5 정도로 기억하는데, 항암 때의 구내염이 훨씬 견디기가 수월 했다. (그만큼 방사선 치료 때의 구내염은 죽을 만큼 괴롭다)
치료 동안 구내염 약들의 도움을 어느정도 받긴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한다. 진통제 먹어도 아프긴 하지만. 이건 그냥 치료 끝나고 서서히 없어진다.
4. 손/발 신경통
지금으로서는 가장 짜증 나고 힘든 후유증이다. 예를 들어 단추를 못 매고, 동전을 줍지 못하고 할 정도였고 그때는 키보드도 독수리 타법으로 쳐야만 했는데 그래도 제대로 조준이 안 돼서 오타가 나기도 했었다. 발 쪽은 뭐 밤에 잠을 잘 못 이룰 정도로 아팠고 수면제 먹고 자도 깰 때도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참 많이 나아졌다. 아직까지 하루 세 번 진통제나 다름없는 뉴론틴을 꼭꼭 먹어야 할 정도긴 하지만 증상 자체는 많이 완화되긴 했다. 아직도 날씨라도 흐린 날이면 약도 안 들을 정도로 저리고 아프고 쑤시고 하지만 쨋든, 초반 힘듦 정도가 10이었다면 지금은 4 정도로 내려가긴 한 것 같다. 일단 일상생활을 불편하지만 꽤 할 수 있는 정도다.
5. 변비
암 치료를 하다 보면 진짜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생활 속 불편한 증상들의 관념들이 펑펑 깨진다. 그만큼 강도가 심하게 다가오는데 이 중 변비도 지금까지 인생에서 겪어왔던 놈과는 전혀 다른 우주적 세계관을 가진 무서운 놈이었다. 뭐 일주일 동안 대변을 못 하는 건 다반사고, 그러다 보니 정신적으로도 얼마나 지저분해지는지... 근데 그게 또 (심지어 약을 먹고도) 나올 때 가만히 나와주지도 않고 정말 별이 사방 군데 보이면서 기절할 뻔할 적도 참 많았다. 이것도 치료 후 몇 주 정도 지나니 꽤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치료 후 편한 방귀가 나오는 시점이 있는데 그때는 셀레브레이션을 해야 한다. 몸이 슬슬 정상으로 돌아가겠다고 신호를 보내는 거다. 아직은 10 중의 7은 설사긴 한데, 일단 하루하루 대변을 매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너무 감사하고 있다.
6. 미각
이건 방사선에 대한 후유증이다. 비인두암 방사선 치료하면서 환우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왜 미각이 오복 중에 하나라고 하는데 절실히 깨달을 수 있게 된다. 일단 치료 끝나고 약 4개월 정도 지나서 미각이 돌아오고 매운 것도 점점 먹을 수 있게 된다.
입맛에 약간 변하긴 하는데 처음엔 신 맛을 잘 못 느끼거나 했는데 지금은 큰 문제는 없다. 근데 옛날에 좋아했던 음식들이 맛이 없어지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라면. 예전처럼 그렇게 맛있지 않다. 이런 음식들이 꽤 생긴다. 그리고 매운 음식도 예전에 10을 먹을 수 있었다면 지금은 6? 정도 먹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제 너무 매운 거 먹으면 탈 나고 하루 왼 종일 고생한다. 함부로 매운 아귀찜 먹었다가 골로 가시는 줄 알았다.
어찌하였건 맛이 강한 음식들은 이제 잘 못 받아들이는 것 같고, 뭐 젤 중요한 건 저염식을 하다 보니 일반 식당에서 파는 음식들, 회사에서 나오는 음식들이 모두 다 짜게 느껴지긴 한다. 그래서 국이나 탕 같은 것에 물 부어 먹기 일수다. 이전엔 짠 음식들도 참 좋아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좀 거북스럽다고 할까? 근데 이건 후유증이라기보다는 저염식에 대한 습관에 대한 영향이 더 큰 것 같긴 하다.
미각 상실은 비인두암 방사선 치료 때문이고, 일반 항암치료는 해당되지 않는다. 근데 항암치료 때 배식할 때마다 나는 그 음식 냄새가 어느 순간부터 토할 것 같은 느낌이라 배식 시간에 밥 안 받고 어디 도망가 있을 정도였다. 그런 한식 냄새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치료 완료 후 몇 달은 한식을 못 먹었다. 죄다 양식 위주로만 먹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한식도 아주 잘 먹고 있다.
7. 이물감
먹는 것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이었는데, 목의 이물감이다. 1번에서 말했던 그 농이 달랑달랑하거나 달라붙어 있어 삼키려고 하는 음식들이 걜 건드리면서 소름 돋을 정도로 역한 기분도 들고 음식물 삼키는 행위 자체도 힘들다. 지금도 그 증상이 좀 있긴 한데 정말 많이 완화되었다. 뭐 몇 년 동안 겪다 보니 좀 익숙해진 부분도 있긴 하나 느껴질 때의 그 더러운 느낌이 10이었다면 지금은 3 정도? 집이나 가족들과 밥 먹을 때는 느낌이 나면 바로 화장실 가서 가래를 처리하고 오는데 타인들과 밥 먹을 때는 항상 그럴 수 없으니 그냥 꾹 참고 먹는다. (이젠 어느 정도 참을 만하다는 것)
8. 근육 손실
오랜 기간 동안 거의 누워서 생활을 하다 보니 근육 손실이 꽤 크다. 치료 끝나고도 한 동안은 지팡이를 짚고 다녔다. 그리고 제자리에서 혼자 못 일어나고 짐도 거의 못 드는 수준이다. 이건 치료 후 얼마나 운동을 열심히 하는지와 관계되는 것 같다. 일단 치료 후 얼마 지나면 좀 살만해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생활 운동량이 늘어나서 걷거나 이런 것이 어느 정도 안정된 정도로 돌아오는데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 더 편해질 수 있는 것 같다.
9. 각종 정신과 관련 증상들
몇 달은 수면제와 알프람에 빠져 살았던 것 같다. 그만큼 끊는 것도 힘들었다. 정말 수면제와 알프람 같은 정신 안정제는 무서운 약이다. 하지만 독한 만큼 도움도 많이 되었다.
치료 중에는 너무 몸이 힘들고, 입원실 침대에 있는 게 지겹도록 힘들고 하다 보니 수면제 먹고 나 자빠져버리는 게 제일 편하긴 했다. 방사선 때는 항암의 무서움도 몰랐고 이것만 지나면 나을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잘 버텨내었던 반면, 몇 년 안돼서 폐 전이 의심으로 다시 항암에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완전히 무너져 내렸었다.
그래서 치료 후에도 우울증까지도 생기고 수면제와 알프람에 많이 의존하게 되었다. 그리고 굉장히 낙천적인 동시에 어마어마 예민한 까닭에 사회생활이 참 싫은 사람이다. 상처도 많이 받고 열도 많이 받고. 그러다 보니 조금만 자극을 받아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웬만하면 나랑 안 맞는, 스트레스 줄 기미가 보이면 가능한 선에서 바로 피해버린다. 그 사람들 때문에 내 정신이 좀 먹어가는 게 너무 싫어서.
일단 우울증 관련은 많이 좋아져서 정신과 치료는 그만둔 상태고, 수면제도 출근 전 가끔 수면 유도제 먹는 정도다. 전에는 꿈도 정말 리얼하고 정말정말 길었었는데 지금은 꽤 짧아지기도 했고 기억이 안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알프람도 하루 두 번 먹을 때도 많았는데 (꾸준히 세 번씩 먹는다면 중독으로 가는 스타트 끊었다고 보면 된다고 한다) 사람 스트레스받아서 못 견딜 때 아주 가끔 한번 먹기는 하는데 전처럼 매일 꼭 꼭 챙겨 먹지는 않는다.
체력도 체력이고, 면역력도 면역력이지만, 항암 후유증 후 일상생활을 힘들게 하는 것은 손발 저림 증상도 한 몫한다. 씨스 플라틴 후유증으로 손발 마비와 동시에 통증까지 느끼는 증상인데 요번 주말처럼 비라도 오는 날이면 약발도 잘 안 받는다. 약은 뉴론틴을 매일 3번씩 먹고 있지만 먹는 다고 증상이 완전히 완화되는 것도 아니다.
일단 걷는 것도 힘들고 조금 오래 걷거나 서 있으면 발 톱과 발가락 머리 부분들에 피가 쏠리는 느낌이 들며 굉장히 아프다.
여기저기서 비타민B6가 이 이 말초신경염증 증상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뭘 먹어볼까 하다가 약국에서 추천 받은 마그비 액티브란 영양제를 한 두 달 꼬박꼬박 먹어 보았다.
뭐 딱히 임상이랄 것은 없지만 두 달 먹어본 결과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손발저림 증상이 낫거나 나아지진 않았다.
2) 뉴론틴 복용할 때 뉴론틴의 효과가 보통 때보다 더 좋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느낌일 뿐...
금방 낫거나 좋아지는 사람들도 봤는데 이것도 케바케가 아닌가 싶다. 실제 비타민B6가 도움이 된다고 하니 다른 사람들한테는 도움이 될 수도 있을지도. 딱히 저 마그비 액티브란 영양제를 비추하는 얘기도 아니다. 정확히 B6 영양제는 아니고 B1,2,3...의 비타민 B군을 모두 모은 식의 영양제다. 약국에서 구입 시 B6는 없고 저거 먹어보라고 해서 먹은 거다.
그래서 순수 B6를 먹었어야 하는 생각도 있고... 아니면 그냥 B6를 섭취해도 나한테만 안 맞는 것일 수도 있으니.
주치의 선생님도 항상 "왜 빨리 안 나을 까요..."이러시니 딱히 방법도 없는 것 같고...
비타민B 영양제를 딴 거를 또 먹어볼까 하긴 하는데... 이전에 사두고 해치워야 할 영양제들도 많아서 일단 있던 것들부터 먹은 다음에 비타민B를 재 복용해 볼지 말지 고민하려고 한다.
타 암 대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암이라 정보가 많지 않다. 인생에 흔치 않은 경험이라 나도 기억할겸, 지난 투병 중 기억나는 것들이나 후유증 관련하여 올려 본다. (비인강/비인두암 3기 - 항암 7회 방사선 (토모테라피) 33회) (폐전이의심 - 항암(시스플라틴+5FU) 6세트)
비인두 암으로 방사선/항암 치료가 끝난지, 약 3년 10개월 정도가 지났고,
2년 징크스를 못 이기고 중간 폐전이 의심으로 인해 시스플라틴+5FU 혼합의 6세트 치료를 지낸지 1년 8개월이 되었다.
항암치료 종료 시점대비 현재를 말한다면, 훨씬, 훨씬 좋다. 하지만 아직 일반인 수준은 아니고 계속 후유증과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도 어느정도의 일상생활은 거의 다 가능하다.
첫 번째 방사선의 후유증과 두 번째의 항암의 후유증이 꽤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 같다.
아래는 대표적인 변화와 후유증, 현재의 상황이다.
(하나 아쉬운건 이 글을 시작했을 때는 그래도 최소한의 스트레스 없이 살아가던 일상 중이었는데 요즘 꽤 극심한 스트레스와 충격이 찾아와서 심신이 많이 불안정한 상태다. 항암 후 스트레스가 찾아왔을 때의 증상과 이야기는 따로 또 써보는 것이 좋겠다. 다행히 이 글 자체는 더 이상 새로 쓸 것 없이 셀프리뷰만 하고 올리면 되는 상태다.)
1) 면역력 저하
- 아직 면역력이 굉장히 많이 떨어져 있다. 작년엔 대상포진까지 걸렸다. 꾸준한 체력 기르기와 균형잡힌 생활 및 식사가 계속 필요하다. 면역력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기본 중의 하나일 텐데, 그만큼 쉬운 일은 또 아닌 것 같다.
코로나 때문에 엄청 긴장하고 조심하고 있다.
2020년 외식도 통틀어 5번 정도인 것 같다. 그것도 마트 갔다가 배고파서 거기서 끼니 때우는 그런 상황, 병원 갔다가 병원이나 근처에서 밥 먹고 들어오는 그런 상황들... 맘 잡고 외식같은 외식은 간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면역력이 낮으니 코로나는 한 방이다라는 공포감 때문이다.
2) 체력 저하
- 위 면역력과 관련있는 이야긴데, 항암 직후는 뭐 말도 못할 정도로 저질이었지만, 굉장히 많이 회복되었다. 하지만 최근 갑상선 호르몬 저하증 영향인지 늘었던 체력이 다시 떨어졌다. 엄청 피곤하다. 하루에 12시간은 고사하고 3~4시간을 못 견뎌 잠을 자야할때가 많다.
이 갑상선 문제로 씬지로이드를 먹고 있다. 이 약은 어쩌면 평생을 먹을 수도 있다고 한다.
TCH(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가 꽤 높았는데 두 달간 꾸준히 먹은 결과 수치가 반 이상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아직도 일반 평균치 보다는 현저히 높기 때문에 몇 달간 씬지로이드를 0.75그램으로 늘려 먹기로 했다.
이 외, 운동은 산책 수준 --> 집 앞 낮은 산으로 가벼운 등산+산책으로 올렸다. 결국 약에만 의존할 수 없고, 끊임없이 움직이고 숨쉬면서 체력을 늘려가는게 답인 것 같다. 어느 책에서 보니 암환자의 운동은 지나치면 좋지 않다고 했다. 약간 숨이 차고 힘이 들긴 해야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코로 숨쉬고 입으로 내 뱉는 기본 호흡 정도는 가능한 정도까지 지켜 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뭐 암에 관련하여 검증되지 않은 이러저런 얘긴 많지만 어쨋든 너무 과한 운동은 독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암튼 이 운동 효과인진 몰라도 요즘은 이 피로도가 아주 약간 나아진 기분이다.
3) 손발저림 신경통
- 손발 끝에서 모든 종류의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저리고, 시리고, 따끔하고, 욱신거리고 등등
아... 이건 정말 답이 없다. 낫 질 않는다. 하루에 뉴론틴을 아침/점심/저녁으로 각각 400mg를 복용하는데, 추운날, 비오는 날처럼 특히 미친듯이 더 아픈 날은 약도 안 듣는다. 그래서 추가로 600mg... 그러니까 총 1000mg 이상을 먹을 때도 허다 하다.
그렇다고 해서 증상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완화...정도이지. 근데 얘기 들어보니 매일 3000mg씩 먹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난 오늘도 아직 쪼꼬미 수준이다...라고 자기 합리화를 시키며 참는다. 의사쌤 말씀으로는 뉴론틴은 내성이 없어서 몸이 힘들면 계속 먹어도 괜찮다고 하는데... 갠적으로 치료를 위한 약이 아닌 증상 완화를 위한 약을 이렇게 많이 먹는 상황은 별로 맘이 들진 않는다.
손 쪽은 그나마 좀 나아졌다. 원래는 단추도 못 매고, 동전도 못 줍고, 키보드도 잘 못 쳤었는데.... 지금은 찌릿찌릿한 통증은 계속 있지만 다른 행동들은 다 가능해졌다.
발은 좀 나아지지 않는다. 굉장히 아프다. 조금만 걸어도 매우 아프다. 등산이랑 산책 시에는 그냥 참으면서 걷고나 뛰고 있다.
비타민 B6가 신경통에 좋다하여 먹기 시작했다. 아마 한 달 정도는 꾸준히 먹어봐야 효력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한 달 다 되가는 것 같은데.... 아무런...ㅜㅜ.. 암튼 두고 보자)
4) 비인두 및 전체적인 코 상태
- 비인두암 때문에 방사선 치료 후유증으로, 코가 엉망진창이 된다. 그 중에 가장 괴로운 것 중 하나가 '왕코딱지'인데 농이 나오지 않고 엄청 쌓여서 엄청나게 큰 놈을 아주 힘들게 빼 내야한다. 일종의 변비 같은 증상이 코 속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된다. 방사선으로 침샘 등 여러가지 목 주위의 좋은 세포들이 궤멸되거나 하는데,
코의 농들이 침 같은 액체로 목 뒤로 자연스럽게 넘어가주면서 코나 비인두가 깨끗해야 하는데 그게 안되서 정체 현상이 일어난다.
중간 중간 코세척을 하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고, 이제 그 '왕코'는 사라졌다.
겨울이 진입하면서 좀 드라이한 환경 때문에 그런지 코가 다시 조금씩 막히는 증세가 있긴 하지만 그런 왕코딱이나 숨을 못 쉴 정도의 상태에서는 드디어 벗어났다. 아마도 한 2년 반 이상 정도는 고생한 듯 하다. 너무 좋다.
치료 직후에는 공기가 조금만 탁한 곳만 와도 확 느껴졌는데 요즘은 많이 나아졌다. 하지만 물론 안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 카나리아가 된 듯 그런 곳에 또 오래 있으면 굉장히 답답하다. (특히 좁은 회의실 같은 공간, 차들이 빽빽한 도심 한 공간)
옛날에 도심의 길거리쪽 바깥 자리에서 술마시고 밥먹고... 이런 짓을 내가 어떻게 했나 싶다. 그 나쁜 공기들...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5) 수면제 + 정신과 치료
- 치료 후유증으로 인한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정신과 치료도 중간 중간 받았다가 끊었다가를 반복했고, 현재는 모두 끊었다. 아니 끊는 중이다.
약을 먹지 않고 병원을 가지 않은게 이제 한 달 넘은 것 같다. 한 두 달 정도 계속 참아보면 완전히 끊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알프람의 경우 기복이 심해지거나, 원인 없이 우울증에 빠지거나 공황장애 증상이 올 때 즉시처방겪으로 도움을 참 많이 받았다.
보통 한 번에 한 알을 먹었지만 가끔은 두 알을 한꺼번에 먹을 때도 있었다.
3알을 계속 먹게 되면 그 때부터는 중독이라고 한다. (일단 의존성으로 계속 먹는게 아닐 경우 하루 양은 3알까지는 괜찮다고 한다)
암튼 정신과 약들은 끊는게 너무너무 힘들다.
이번에도 이 약들 끊으면서 온갖 일상패턴무너짐과 더 심해지는 불면증과 함께 몇 주간 힘들었다.
정신과 약들 특히 수면제...는 끊을 때 겪는 이 기간이 너무 힘들다. 그래서 차라리 아예 시작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P.S. 이 글을 정리하다가... 회사생활에 좀 충격받은 일이 있어 다시. 할수없이 알프람을 처방받았다. 빨리 끊고 싶다....
6) 청력
-방사선 후유증으로 청력은 계속 떨어진다.
집에서 TV 보고 있으면 크다고 말할 정도다.
청력은 계속 떨어진다.
그리고 더 이상 갑자기 귀에서 통증이 발생하며 피가 흐른다거나 하는 일은 없지만 스트레스 받으면 귀가 굉장히 먹먹해진다
이번에 스트레스 성으로 물이 너무 차서 염증도 엄청 생겼다. 심어 놨던 튜브도 빼고 이틀에 한 번씩 이비인후과에서 집중 치료 받는 중이다.
청력은 계속 떨어진다. 받아 들여야 한다.
이명 증상도 꾸준히 있긴 한데 많이 호전 된 것 같다. 이명 증상은 그냥 증상 취급도 안 하고 넘긴다.
가끔 그런 경우가 있다, 엘리베이터와 같이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많고 엄청 시끄러울 때 --> 귀 안이 미칠 듯이 괴롭다. 따갑고 괴롭고 찢어질 것 같고 터질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영화에서 여러 타인들이 자신에 대해 말하는게 (재잘재잘조잘조잘왁자지껄) 모두 정리없이 울려서 한 번에 들리는 그런 씬들이 있는데 상당히 이 증상과 유사하다.
그런게 찾아오면 미쳐버릴 것 같다.
내려가거나 올라가고 있는 엘리베이터의 숫자만 바라보며 대기할 수 밖에 없다.
거기서 "다 조용!!!" 하고 소리지를 순 없는 노릇 아닌가.
암튼 초기 때는 자주 그랬듯데 시간이 지나며 자주 발생하진 않는다.
7) 목결림
체조나 운동을 하기 힘든 만큼 결린다. 이런게 오십견인진 모르겠지만, 고개를 갸우뚱 하는 것 조차 불편하다.
약간 잘못 움직이면 엄청난 통증과 마비...경련이 찾아오는데 미칠 것 같다.
어느 정형외과에 가나 나오는 말은 맨날 원인은 모르겠으나 항암 방사선 때문일 것이다....라고 한다.
그리고 보험도 안되는 6~7만원 짜리 물리치료를 3~4번씩 권유한다.
상태는 뭐 심하긴 굉장히 심하다고는 하는데... 근데 이거 참.... 물리 치료에 약을 먹으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긴 하면서도 근본적인 치료는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의사쌤도 치료하는 건 증상을 최대한 완화시키기 위한 것이지 근본적 치료완치는 불가능이라고 한다.
일단은 그냥 꾸준히 뭐든 움직여 주는게 좋을 것 같다.
함부로 필라테스 같은 건 위험하다고 들었다. 몸에 너무 무리가 가서 힘줄(?)인가 뭔가가 끊어져서 고생하는 사람도 봤다. 꼭 하려면 요가 같은게 좀 더 정적이어서 훨씬 낫다고 한다. (일단 뭘 하든 몸에 무리가 가서는 안된다)
암튼 맨날 잠만 자고 마사지 받고 약 먹고 누워 있으면 안되는 것 같다. (결국 근육도 안 생겨서 나이들면 혼자 못 걸어다닌다)
목은 좀 더 다른 얘기일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몸이 허락하는 내에서 가벼운 스트레칭은 꾸준히 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8) 식사
옛날에는 방사선 때문에 목이 쪼그라드는 것 같아 충분히 못 먹었는데 지금은 양이 아주 많이 늘었다.
다만 방사선으로 침샘이 파괴되서 그런지 물은 꼭 필요하고 최대한 천천히 먹는다. 어차피 침샘 때문에 빨리도 못 먹는다.
이미 한 참 오래전 미각도 다 돌아와서 뭐... 이전과 100% 또 같지는 않다고 해도 일반적인 식사는 대략 다 가능하다.
옛날에는 성분 표시 같은 거 본 적 없는데 발암식품으로 분류된 애들은 안먹거나 심사숙고 하고 먹고 싶어 마트 진열대 앞에서 한없이 바라보기만 할때도 있다.
9) 영양제 및 식약제 복용 상황
가정의학과를 다니면서 당장 모자른 영양소 체크도 하고 전체적으로 몸을 좀 관리할까 했었지만,
일단 집과 병원의 거리가 너무 심해서 그만 다니기로 했다.
그리고 너무 영양제를 많이 먹게 되는 것 같아 좀 그랬다. 한 끼에 무려 5~6알 씩을 먹었었는데... 일단 한 달을 그렇게 지내 보았지만 크게 몸에 무슨 영향이 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지금은 다 끊고 그냥 아래 정도만 먹고 있다.
- 일어나자 마자 경옥고 한 술
- 비타민 (B1, B2, B6) > 목결림, 냉수냉족, 근육통, 혈액순환 등에 좋아진다고 하는데, 내 목적은 그냥 현재 손발저림 신경통에 좋다는 B6 때문이다.
- 손발 신경통으로 때문에 뉴론틴
- 싼지로이드 - 갑상선 호르몬 기능 저하
- 프로바이오틱스 > 프로바이오틱스도 여러가지라 잘 먹어야 한다. 요즘 프바가 대세라고 하니 봇물처럼 상품들이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몸에 좋은 박테리아들도 무슨 비피도, 루테리, 플란타륨, 엘카제이, 프레보텔라 등등등등 듣도 보지도 못한게 굉장히 많은 듯 한다. 나는 그냥 특정 덴마크 브랜드가 좋다고 해서 먹고 있는데 거기에는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와 비피도박테리아"가 들어 있는 놈을 먹고 있다.
- 가끔 '약간 살짝' 피곤하다고 느낄 때 정관장 에브리타임 한봉; 예전에 비싼 홍삼을 하도 많이 사서 포인트로 받은 건데 사실 갠적으로는 아무 효능을 못 느끼고 있다.
- 황진단: 회사 생활 하다가 진짜 진짜 죽고 싶을 정도로 체력이 힘들어 핵핵거릴 때 환 하나를 까먹는다. 잠깐의 반짝하는 효력이 있긴 하나... 그 상태가 쭉 가지는 않는다. 그래도 그 빤짝하면서 아주아주 약간의 기력 상승? 효과를 실질적으로 느끼긴 한다. 환 당 2만원이나 하기 때문에 함부로 잘 먹진 않는다.
영양제는 식자제는 더 먹어보고 나중에 좀 더 자세하게 써봐야겠다.
10) 반려동물
이건 좀 매불매가 갈리는 얘기일 수 있는데,
항암 치료 후 우울증에 걸리기 쉽상인데... 이 때 반려동물을 (특히 강아지) 키워 보는 것을 권하는 것도 많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강아지는 주인만을 너무 사랑하고 따른다. 그 맹목적인 사랑은 주인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 사랑의 에너지를 반려견이 전해주는 것이다.
인간이 아닌 또 다른, 그 것도 나만을 사랑하고, 온 종일 나만을 생각하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뽀슬뽀슬한 털복숭이 생명체와 교감하는그 것.
이런 것들이 심리적 치료에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물론 조심은 해야한다. 반려견을 키우는 동시에 집 안의 청결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털이 문제일 텐데, 푸들 같은 종은 털갈이도 없고 털이 특히 안 빠지는 것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고양이는 말 할 것도 없고, 시바견 등 같은 장모견들은 장난 아니니 털이 걱정이라면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3~4살 짜리 애를 하나 24시간 키우는 것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마지막으로 강아지의 수명 보통 10~15년이라고 한다. 오랜동안 나의 인생의 동반자가 되는, 엄연한 감정과 통증 등 오감을 모두 느끼는 생명체이다.
끝까지 책임 질 수 있어야 한다.
단지 귀여워서, 혹은 단지 내가 심리적으로 힘드니라는 단기적인 이유만으로 반려견을 들이고 나중에 이러저러한 이유로 내보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암튼 나는 항암 이후 반려견을 키우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산책 한 번 나갈 거 두 번을 나가게 되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우울하거나 무표정이어도 웃음과 미소가 한 가득이 된다.
이렇게 웃는 것 자체가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사랑을 느끼는 것 자체는 또 심리적으로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는가.
뭐 대충 이렇다.
회사도 다니고 있지만 아직은 일상 생활이 좀 불편할 정도긴 하다.
스트레스 안 받으려 그냥 네네,헤헤,죄송죄송 이러고 다닌다. 굳이 티끌같은 감정사고같은거라도 만들기 싫다.
그게 곧 스트레스고 그들은 면역이 있을지 모르지만 난 바로 영향을 주는 독약같은 것이다.
후유증과 부작용은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고 이 놈들은 꽤 오래갈 것 같긴 하다.
하지만 그 외 전체적인 몸 상태는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는 것 같다.
치료 당시에는 60후반에서 30후반까지도 살이 빠졌었고,
치료 직후에는 혼자 일어나서, 혼자 걸어다니지도 못하고,
손발신경통으로 인해 나혼자 (출근할 동안) 한 동안 옷도 못입었었다. (단추 못잠궈서)
그런데 이 정도 블로그도 다시 하면서 생활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건 분명 다행이며 행복이고 축복이다.
장기전이다.
몸 좋아지기 전에 나이먹어 죽을지도 모르긴 하겠는데 ㅋㅋㅋ 암튼 장기전이다. 꾸준히 꾸준히 노력해야 결실을 볼 것이다.
난 뭐 벌레에 물린 거겠거니 하고 연고나 바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이틀동안 멈추지 않는 극심한 오른쪽 두통에 시달렸고,
이마에 난 것에 수포가 터지기 시작했다.
이미 그게 난 지는 4~5일 가량이 지난 후였고... 피부과를 가니 대.상.포.진.이라고 한다...
그리고 위험한 것이 지금 이마 밑 부분...그러니까 코와 눈 쪽으로 조금 번져 있는데 굉장히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한다. 코나 눈쪽에 대상포진이 생기면 눈의 시신경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시력저하 실명의 위험도 있다고 한다.
대상포진이 시작되고 72시간 내에 치료가 시작되어야 하는 골든타임이라고 하는데 난 이미 늦어 버렸고,
그나마 바로 항생제 치료를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대상포진 임을 못 알아차리고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아프고 나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나도 다를 바 없었다...
역시 암치료로 인해 떨어진 면역력을 아직도 일반인 보다 확보를 못한 것이 문제인 것 같다.
그리고 분명히 대상포진 예방 접종도 했었던 것 같은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기에 기억이 가물가물...ㅜㅜ) 찾아보니 예방접종을 해도 70%의 확률이라고 하며, 어렸을 적 수두를 걸린 것과도 상관 없다고 한다.
내가 약을 먹으면서도 낫지 않았던 이틀 간의 칼로 쑤시는 듯한 극심한 두통은 대상포진 때문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지속적인 것은 아니고 대상포진이 시작되며 지나가는 폭풍같은 전초전 같은 것이라고 한다. 다만 치료가 된 후 후유증으로 두통은 계속 남는 다고 한다.
내 경우 이마의 대상포진이 좀 커서 흉터도 남을 것이라고 하는데... 암 치료 두 번이나 한 상태인 나에게 얼굴 흉터 따위 별 문제도 안된다. 제발 무사히 치료가 되기만을 빌 뿐이다.
그리고 통증 이외의 후유증은 시력/청력의 저하가 올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후유증이라는 것은 대상포진이 일어나는 부위에 남는 것이라고 한다.
[IMAGE: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
보통 면역력이 낮은 노년층들이 많이 걸린다고 알려져 있는데 요즘은 대학교 정도의 젊은 친구들도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대상포진에 걸리는 일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카더라).. 특히 8,9월 무더위로 인해 면역력이 낮아지는 때 많이 걸리고,
나 같이 항암으로 인해 원채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들은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
치료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상태를 보고 주사 정맥 치료를 할지 약 치료를 할지를 결정하는데,
약 치료로 결정하는 경우 기본 1주일 약을 먹고 (메인은 독한 항생제) 1주일 후의 경과를 지켜 보고 다시 결정한다고 한다.
치료는 된다고 하나, 후유증 및 번지는 영향이 커서 예방 접종은 물론, 되도록이면 빨리 알아차리고 병원에 가야 한다.
일단 메인은 1주일 간의 항생제들과 기타 약들이도,
이미그란이란 약은 두통 때 타이레놀이 안 듣길래 먹었던 건데 저것도 잘 듣진 않았다. 알고 보니 이미 두통이 온 상태에서 먹는게 아니라 나중에... 그러니까 첫 번째 대상포진 초기 증상으로 인한 두통은 어쩔 수 없는 거고 치료 이후 후유증으로 인한 두통이 시작될 것 같다!...라고 느낌 딱 올 때 그 때를 위해 먹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현 상태에서는 내겐 상비약인 셈이다.
그리고 치료 기간에는 절대! 안정! 절대!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한다. 운동도 하지 말라고 한다. 장거리 운전도 하지 말라고 한다. 스트레스도 받지말라고 한다. 근데 현실에서는 참 힘든 일이긴 하지만 최대한 노력을 해보려고 한다.
우리 같은 암치료 환우들에게는 정말 크나큰 챌린지가 아닐 수 없다.
8시간 주기로 약을 먹는데, 항암 후유증 때문에 먹는 뉴론틴이 현재 상태에 그렇게 궁합이 좋다고 한다. 그래서 어차피 먹는거 같은 시점에 먹고 있다.
그리고 저녁에는 정신과에서 처방 받고 있는 공황장애 약인 데파코트와 알프람도 같이 먹는다.
아침 점심 저녁 약의 개수가 약간 차이가 있긴 한데... 하아... 항암 치료 할 때도 삼시세끼 약을 열 몇 개 씩 먹었었는데 이번에도 또 저런 양약들을 하루 세 번 계속 먹어야 한다니 .... 하아...
그리고 수포가 터진 부위에는 저 방수패드를 붙이고 샤워나 세수를 한 다음,
깨끗한 의료용 거즈에 식염수를 묻혀 씻지 못한 대상포진 부위를 소독한 다음 저 타리비드라는 연고를 발라주고 있다.
보통 때는 밴드를 붙이지 않고 공기를 통하게 해 주고 있다.
보통 극심한 통증을 수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나의 경우 가렵고 참을만한 쓰라림 정도의 통증이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통증과 같이 오지 않은 경우는 치료 완료가 될 때까지 통증 없이 가능 경우도 많다고 한다.